PGR21.com
- 모두가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유머글을 올려주세요.
- 유게에서는 정치/종교 관련 등 논란성 글 및 개인 비방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Date 2008/02/28 04:51:31
Name 박진호
Subject [유머] 김병장은 휴가를 나가는 후임에게 심부름 하나를 시켰고...
*건너건너 들은 얘기를 제 마음대로 각색하였습니다.


제 친구가(편의상 P군이라 칭하겠습니다.) 군에서 휴가를 나왔습니다.

친구라고는 저 밖에 없는 P군은 휴가 기간 내내 저를 붙들고 술을 퍼마셨습니다.

저는 군대 얘기 듣느라, 여자친구 없다는 하소연 듣느라, 술 먹느라, 술 값 내라, 정말 힘든 며칠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P군의 군 복귀 날이 되었습니다.

그에게는 오지 않기를 바라고 바라던 날이었겠지만, 하루만 더 술을 먹었다가는 간이 녹아버릴 지경이었던 저에게는

불행 끝 행복 시작을 알리는 날이었죠.


버스터미널까지 배웅해달라는 P군의 말도 안되는 요구도 이제 알코올의 족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쁨에 흔쾌히 받아들였고,

지친 몸을 이끌고 터미널까지 가서 P군이 버스에 타는 모습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찰라,

쏜살같이 버스에서 내리는 P군.


"야, 큰 일 날 뻔 했다.(실제로는 ㅈ으로 시작하는 뭔가가 될 뻔 했다고 말했던 것 같습니다만.)고참이 심부름 시켰는데

까먹을 뻔 했어."

저는 P군을 보냈건만 P군은 쉽사리 떠나지 않더군요.


"여기 편의점 있지? 빨리 가자."

P군은 저를 끌고 근처 편의점으로 뛰어갔습니다.

편의점 인스턴트 커피 진열대를 두리번거리던 P군은 매우 당황한 기색을 하며 여러 커피 중 무엇을 고를지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야, 뭐 사오라고 시켰는데? 아무거나 사."

"고참이 맥심 사오라고 했는데, 맥심 종류가 뭐가 이렇게 많냐?"

"종류는 말 안해주고?"

"어, 그냥 맥심 사오라고 했어."

"평소에 고참이 뭐 먹는데?"

"몰라, 먹는 걸 본적이 있어야지."


편의점에 진열된 맥심 커피의 종류는 참 많았습니다. 오리지널, 모카골드, 디카페인, 1/2오리지널, 1/2모카골드, 폴리페놀, 블랙믹스,

라떼디또, 카푸치노.


"그냥 아무거나 사가."

"그랬다가 혼나면 어떻게 해."

P군은 다음 버스를 놓쳐 복귀에 늦을까봐 초조해하며 무엇을 사가야 할지 계속해서 고민하였습니다.


"야, 그럼 그냥 다 사가."

"그래, 알았어."

P군은 커피 진열대에 있는 맥심커피를 종류별로 집어 안고 계산대로 갔습니다.


"띡, 3만 얼마(정확한 액수가 기억이 안납니다.) 입니다."

"뭐가 이렇게 비싸, 야 돈 없냐?"

"나 2만원 밖에 없는데."


저와 P군이 가진 돈을 모두 합치니 3만원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돈이 모잘라 별 수 없이 커피 중 하나를 빼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죠.

우리는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이 커피 중 P군의 고참이 먹지 않을만한 커피는 무엇일까.

1분가량을 고민하다가 카푸치노를 뺐습니다. 왠지 카푸치노와 군인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카푸치노를 제외한 모든 맥심커피를 들고 P군은 버스를 타고 제 곁을 떠났습니다.

부디 P군의 고참이 원한 커피가 카푸치노가 아니기를 빌면서 말이지요.

그리고 며칠 후, P군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야, 잘 있었냐."

"그래."

"그 때 사간 커피는 고참이 좋아하든?"

"아니, 그것 때문에 죽는지 알았다."

전 참 운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많은 맥심 커피 중에 하필 마지막에 빼 버린 카푸치노가 고참이 원하던 커피였다니...

그리고 군인과 카푸치노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편견에 사로잡힌 제 자신이 원망스러웠습니다.

괜히 나의 잘못된 선택으로 고참에게 혼났을 P군을 생각하니 정말 미안했습니다.

그 순간에는 정말 P군이 다시 휴가에 나온다면 10일이고 20일이고 같이 술을 먹고, 술 값도 다 내가 내주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뭐? 그럼 니 고참이 사오란 게 카푸치노였던거야? 미안하다, 하필 그걸 뺐을까."

"아니."

"그럼?"

그리고 P군의 한마디를 듣는 순간, 전 P군에 대한 모든 미안한 감정이 봄에 눈 녹 듯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고참이 사오라고 한 게, 커피 맥심이 아니라, 잡지 맥심이었다."

"멍청이! 철컥"



ps.혹시나 맥심이 뭔지 모르시는 분을 위해 링크 올립니다

http://www.maximkorea.com/

ps2. 저는 동x식품이나 맥심 잡지사와 아무 상관없는 사람임을 밝히고, 이 글의 광고성격으로 문제가 될 시에는 운영자에게 말씀해주세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8/02/28 07:55
수정 아이콘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나름 정답이라고 확신하며 댓글을 답니다 -- 밑의 글에서 혹시나 기분상하지 않길 바래요(_ _)

"박진호님"

커피 맥심과 잡지 맥심에 대한 혼동은 많은 사람들이 경험한 사실이자 유머로서 죽은 반전일 뿐이다. 그리고 반전을 짧으면 효과가 큰데 상황설명만큼 반전에 대한 설명도 길다. 새로운 유파의 등장인 줄 알고 긴장했었다. 그리고 ps2.만 봐서 이른바 투망식 유머의 창시인가 고민도 했다. 그런데 ps에서 노골적으로 광고링크를 하다니... 본문과 ps까지 ps2.를 위한 무대장치였던 거다.

본문은 커피광고, 잡지광고 아니지만, ps를 통해 광고화 됐다. 그리고 광고성 글이면 운영자에게 말하라니 결국 자신의 이름을 말하라는 것이다. 나는 이 유머를 끝(단端)에 명령형으로 끝난다고 해서 단명류라 칭한다. 다만 短命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08/02/28 07:58
수정 아이콘
타임리스님과는 또다른 색깔의 운영자 분이시네요.

한명만으로 벅찬데....
08/02/28 08:05
수정 아이콘
L.Bloom님// 박진호님은 운영자 중 한 명 입니다.-_- 그냥 자신한테 얘기해달라는 말이죠.

저게 죽은 반전이 될 정도로 맥심을 대부분의 사람이 아는게 사실이라면 (남성의 비율이 지극히 높은 pgr에서는 맞다고 봅니다.)
맥심코리아 링크 하나 걸었다고 이걸 광고글이라고 보는건 너무 지나친 억측 같은데요.
08/02/28 08:16
수정 아이콘
epic님//유머를 다큐로 받으면 곤란한데요
08/02/28 09:09
수정 아이콘
밑밥을 너무 많이 뿌려서 고기가 다 죽겠네요. -_-;;;
푸른별빛
08/02/28 09:41
수정 아이콘
...이거 몇 다리 건너 들으신거 맞죠??

제가 백일휴가 나왔을 때 했던건데;;; 이것 때문에 부대에 소문이 쫙 깔려서 간부들이 저만 보면 "맥심 있냐?"고 하고 다녔던 기억이...
고등어3마리
08/02/28 09:47
수정 아이콘
후우 ... 이 잡지가 없어지면 꼭 화장실 가서 찾았죠..
Darwin4078
08/02/28 09:53
수정 아이콘
맥심 얘기 나오는거 보고 설마설마 했는데..

혹시 운영자 회의때 이런 유머 구사법같은거 전수받는거 아닙니까? -_-a
밀로세비치
08/02/28 09:55
수정 아이콘
군대에서는 커피는 그냥 다 커피로 통합니다...

커피나 녹차 홍차

맥심.....정말...
GrandBleU
08/02/28 10:06
수정 아이콘
맥심 나올 때 부터 알아봤음....
지금도 애독 중인데 크윽
08/02/28 10:10
수정 아이콘
전 맥심이란 잡지를 몰라서 웃었는데 뻘쭘해지네요 ;;;
스타대왕
08/02/28 10:12
수정 아이콘
군대에서 맥심 보고 완전 빠진후 현재까지도 모으는중-_-
彌親男
08/02/28 10:30
수정 아이콘
epic님// L.Bloom님 댓글을 그렇게 받아들이시면 곤란하죠.. 진지한데요?
김용만
08/02/28 10:40
수정 아이콘
단 한줄의 유머를 위해 긴 부연설명, 그리고 그 설명의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유머!
유머 핵심은 ps. 에 있다하여 PS류 유머라 칭하고 싶네요.
08/02/28 10:48
수정 아이콘
한명만으로 벅찬데.... (2)
설탕가루인형
08/02/28 10:58
수정 아이콘
이번 맥심표지는 쥬얼리 두 명씩 묶어서 두 종류로 출시된다고 하네요.(응?)
타락토스
08/02/28 11:23
수정 아이콘
P군 = Pimeless 님?
Polaris_NEO
08/02/28 12:23
수정 아이콘
저는 P군이 아닙니다;; (뻘댓글.. 이미 댓글은 산으로 가고있다)
gaverion
08/02/28 13:24
수정 아이콘
그래서 커피 맥심값은 받아냈을지가 더 궁금하네요
구름비
08/02/28 14:01
수정 아이콘
저는 그 맥심이 그 맥심인지 몰라서 재미있었는데...
남자 분들에겐 유머가 아닌 건가요-_-
08/02/28 14:15
수정 아이콘
한명만으로 벅찬데.... (3)
앞으론 티메레스님이 자기 유머 앞에
[티메레스]라고 넣는것처럼
[박진호]라고 넣어주세요 -0-
Lonelyjuni
08/02/28 20:58
수정 아이콘
군대도 안갔는데 맥심 얘기 보자마자 알았는데 이건 뭐
재수니
08/02/28 21:13
수정 아이콘
우리부대도 비슷한일이.... 휴가나가던 후임에게 스파크를 사오라며 시켰는데 때가 쏘옥!!!! 스파크를 사왔죠.
스파크 1998년의 어느날
08/02/28 22:00
수정 아이콘
역시 첫댓글이 중요합니다. 나름 모 운영자의 수비형이 유게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생각하는지라... 막지는 못할 망정 조장을 해선 안된다고 하는 시대적 사명을 갖고 있습니다.
해서 제가 본 신임 운영자의 첫유머가 근묵자흑하여 청출어람인 듯 해 "단명류"라 지칭하여 이름 그대로 단명하기 바랐습니다.
그런데 이런 호응이라니요?
야생초
08/02/29 00:01
수정 아이콘
이거 보니까 저도 이등병때 생각이 막 납니다..

병장 고참이 화장지를 들고 막내야 너 혹시 맥심 있냐?
다행히 커피 맥심이 있던 저는 네 있습니다 하고 바로 커피맥심을 드렸더니... 쓴웃음을 지으면서 아 됬다...

야 애들야 있잖아 막내가 나한테......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97574 [유머] 김병장: 막내야 복귀 할때 맥심 사와라! [10] 뜨거운눈물10680 11/04/30 10680
96736 [유머] 흔한 맥심표지 [20] 올빼미9711 11/04/15 9711
90385 [유머] 군인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엄청난 소식 [19] 타나토노트12775 10/10/22 12775
81917 [유머] 맥심의 무리수 (+승연) [5] KIESBEST6254 10/06/25 6254
68972 [유머] 브루스 리 [14] Alan_Baxter7085 09/12/23 7085
67172 [유머] 쿨데레 모음 - 몇명이나 알아보시겠습니까?? [29] 오우거8860 09/11/18 8860
56528 [유머] 센스있는 샴푸광고. [7] Yapp5992 09/02/11 5992
46825 [유머] 김병장은 휴가를 나가는 후임에게 심부름 하나를 시켰고... [25] 박진호8402 08/02/28 8402
35938 [유머] 밑의 동갑내기를 보고 [13] 막강테란☆6463 06/12/31 6463
24846 [유머] 장간지 vs 홍간지 [10] 뛰어서돌려차8466 06/04/15 8466
24073 [유머] [18금] 맥심 바탕화면 풀버젼.. [17] WordLife8241 06/03/27 8241
24072 [유머] [사과의 말씀] 죄송합니다. [1] 니어3333 06/03/27 3333
3568 [유머] [펌] 타워팰리스 사람들은 뭘 먹고 살까... [8] 만득5045 04/02/21 504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