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글에 리플이 달린다는 느낌이 참 좋더군요. 몇분이 재미있게 보셨다는 말에 용기내어서
몇가지 웃겼던 이야기를 더 올려봅니다. 읽고 재미있으셨으면 좋겠어요.
(사람들 사이에서 반응 좋았던걸로 골라 올립니다.^^ 반말체 이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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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학창시절, 한창 더울때였다.
아이스크림이 너무 먹고 싶었던 우리들은 매점으로 향했다. 그러나....
아직도 기억한다. 하필 그날 우리들은 미치도록
가난했고 300원짜리 초코바를 먹으려고 1800원을 모아야 했다.
친구1 : 야 진짜 돈 천원이 없냐.
친구2 : 이런 어이없는 경우가... 6명이서 1800원이 없어?
나 : 야 있는거 다 꺼내봐.
있는거 없는거 다 털어서 백원, 이백원, 오백원 모으다 보니 5명이서 1800원을 만들었다.
그녀석 : 미안. 어떻게 정말 백원이 없냐.
정말 백원도 없던 한 친구(그 녀석)는 미안해 했고, 우리는 괜찮다고 했다. 뭐 어떤가 1800원이 모였는데.
친구1과 내가 아이스크림을 사러 가려고 하는 순간
그녀석 : 야 잠깐만!
나 : 어? 왜?
갑자기 매점 입구로 가는 그녀석.
다른반 친구를 붙잡더니 몇마디 후 신나게 달려오는게 아닌가.
그녀석 : 야 여기.
그랬다. 우리에게 미안했던 그녀석은 다른반 친구에게 샤바샤바해서 200원을 받아 온 것이었다.
짜식. 그게 그렇게 미안했구나.
그녀석 : 난 초코바 말고 '와일드바디'
'와일드바디...'
'와일드...'
그녀석 : 아 커피맛으로.
아 커피맛...
그녀석은 이날 일로 5년이 지난 지금까지 '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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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난 가끔 무의식중에 툭 던지는 말로인해 많이 미움 받는다.
'숟가락으로 따서 드시라고요' 사건과 같이 개념까지 없어 진 경우도 종종있다.
2008년을 앞두고, 종무식을 마친 후 직원분들과 간단하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한창 수다를 떨고 있는데.
팀장님 : 야 너 이것 좀 빨리 들어!
저 멀리서 여자 팀장님이 박스하나를 들고오고 계셨고 난 그것을 받으러 마중 나갔다.
팀장님 : 어유. 야 이 누나가 이런거 들어야겠니? 빨리 와서 안받고 뭐해?
나 : ?? 네 누나요??
헉! 순간 몰리는 시선. 그렇다.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져버렸다.
그러게 왜 누냐냔 말이다. 나이가 서른 후반이신 분이... 자식이 초등학생인 분이...
직원1 : ㅎㅎ 누나라니요 팀장님. 크큭.
팀장님 : 그럼 엄마뻘이니? 그건 아니잖아.
나 : 맞는데요. (이러면 개념없다는 소리를 많이 들으니 조심하시길...ㅡㅡ;;)
팀장님 : 이자식이.
퍽.
컥! 뒤통수를 한대 제대로 맞았다. 감히 나의 뒤통수를... 내 소중한 뒤통수를...
팀장님 : 그래 그래. 이모뻘로 하자. 이모.
뭐 이모라고?
난 또 욱해서 큰 소리로 말해버렸다.
나 : 우리 이모 29살인데요?
직원들 : 푸하하하하
이러면 사회생활 하기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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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학창시절, 12월 말.
1편에 나온 그녀석의 생일이 12월 말이다.
내 생일은 1월. 내 생일날 받아먹기 위해(?) 그녀석에게 물어봤다.
나 : 야 선물 뭐 해줄까?
그녀석 : 선물은 무슨.
나 : 왜. 뭐 가지고 싶은거 있으면 말해봐.
그녀석 : 정성만 있으면 돼.
나 : 뭐야...
그녀석 : 그냥 생일날 술이나 한잔하자.
나 : 그려.^^
몇 일뒤 호프집.
친구1 : 야 친구2 케익 사왔어?
친구2 : 어 사왔어. 글쓴이 넌? 니가 선물 준비한다면서. 비싼거냐?
나 : 응. 여기 사왔어. 비싸긴 뭘. 정성만 있으면 된다던데.^^
그녀석이 오고 생일노래도 불러주고 드디어...
나 : 야 선물.
그녀석 : 고맙다.
나 : 뭐가 고맙냐. 나도 받아먹을건데. ^^
친구들 : 뭐냐. 뜯어봐.
아 누가 내 귀좀 뚫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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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내에서 집으로 들어가는 길.
저기 보이는 버스 정류장. 무의식 중에 뒤를 봤는데..!!
앗 저건 내 버스!
이거 왠지 달리면 탈 수 있겠는데... 좋아 달려~ 가 아니지.
잠시 잊었다. 내 100미터 달리기는 학창시절 뒤에서 7등 수준이었다는 걸...
그런데 앞에 신호에서 걸리는 버스.
어 이거봐라. 이건 타라는 신의 계시인데? 좋아!
제대로 마음먹은 난 뛰기 시작했고, 버스 정류장에서도 사람들이 타기위해 버스가 멈췄다.
조금만 더 빨리가면 탈 수 있는데 조금만!
나 : ㅡㅡ;;
야속하게도 버스 뒷문까지밖에 도착하지 못한 나. 기사아저씨가 백미러로 나를 봐주길 바랬건만 버스는 떠나가고
뒷자리에 타신 분들과 다른 버스를 기다리시는 분들의 저 눈빛.
시민들 : 뭐야 쟤?
겪어본 분들은 알 것이다. 열심히 달려왔는데 버스를 못타면 얼마나 창피한지.
순간 난 오기가 생겼다. 여기서 다음 정류장까지는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았다. 거기다 시내라 신호도 많았고.
지금 생각하면 5~7분만 기다리면 오는 버스인데 왜 그리 목숨 걸었는지 모르겠지만.
냅다 뛰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쟤 또 뛰어?' '뭐야 저 사람?'
상관없었다. 앞에 신호에 걸린 버스가 보이기에.
뒷자리에 타신분들과 눈이 마주쳤다. 역시 눈빛이 말해줬다. 설마 뛰어와서 탈거냐고.
앗 그런데 왠지 익숙한 이 기분? 친구 한명이 보이는게 아닌가.
아 이런 모습을 보이다니. 그러나 이미 뛰기 시작한거 열심히 달릴뿐이다.
그런데. 어 안돼! 안돼! 제발 백미러로 날 봐달란 말이야.
또다시 뒷문까지 도착했을 때 출발해 버리는 버스. 난 버스를 손바닥으로 쳐댔지만 나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던 기사아저씨 쌩~
창문을 본 순간... 웃고있는 버스안의 사람들과 그녀. 아 이런 말도 안되는...
열 받았다. 내가 이 버스 꼭 타고 만다.
정말로 화가났던 나는 다음 정류장까지 버스를 쫓아서 또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이번엔 정말 타고 말리라.
이러는 동안 버스안의 더 많은 사람들이 나의 존재를 알았고 다음 정류장에서는 거리가 꽤 멀었지만 기사아저씨가 날 기다려
주셨다.
나 : 헉헉. 감사합니다 헉헉.
버스를 탔는데 나를 보고 웃음 참는 사람들. 나도 약간 민망했지만 뭐 어떡하리 이미 타버린것을...
난 아까 봤던 그녀 앞으로 다가갔고 그녀를 불렀다.
나 : 헉헉 @#$@#$ 맞지?
그녀 : ....
나 : 지금 들어가는 거야?
안다. 조금 민망했을 것이다. 슬쩍 고개만 끄덕이는 그녀. 그런데 갑자기..
시민1 : 풋.. 크큭 크억..
시민2 : 야 풋... 좀 조용히 해.
한분이 웃음을 못 참고 좀 크게 웃었다.
이해했다. 나 같아도 웃었을 테니. 웃음을 참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조금은 괜찮은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아주 잠깐 말이다.
시민1 : 저 사람들 천국의 계단 찍냐? 크크크큭 꺼억!
'천국의 계단 찍냐...
'천국의 계단...'
나도 모르게 작은 목소리로 말이 나오고 말았다.
나 :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내 앞의 그녀와 몇몇 분들은 뱃가죽이 뒤집어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