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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27 11:17
압도당하면서 봤던 기억이 있네요.
아직도 잘 모르겠는데 초반에 오대수가 풀려날때 옥상위에서 웬 남자를 떨어뜨리네 마네 하잖아요 그건 무슨의미인가요?
22/04/27 11:21
우연히 자살 시도자를 만난 거죠.
본인은 15년 만에 세상으로 나왔고, 그렇게 오랫만에 사람을 실제 눈 앞에서 봤으니 반갑고 뭐라도 터치를 하고 싶은데(대화든, 몸을 만지든) 이 양반이 자살을 하려 하니 그걸 '우선은' 막은 거죠. 죽을 때 죽더라도 니 얘기, 내 얘기 좀 나누고...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걸 몸으로 느끼게 좀 해줘... 그리고 죽던지 말던지 나는 상관 안할께... 이런 분위기였고, 실제 본인의 목표를 달성한 뒤 1층에서 상대방이 추락해서 사망했음에도 뒤도 돌아 보지 않은 채 선글라스 걸치고 웃으며 자리를 떠나죠. Welcome to real world를 위한 씬이라고 보면 되잖을까 합니다.
22/04/27 11:33
풀려난 오대수가 그 아저씨랑 우연히 만난 건데, 그 아저씨는 오대수의 얘기를 들어준 다음 "제 얘기 좀 들어주세요" 하는데 오대수는 그냥 가버리죠.
오대수가 풀려나 돌아왔지만 오대수도 이미 맛이 가버렸다는 걸 암시하는 장면입니다
22/04/27 11:39
노린거죠. 죽으려는 사람을 죽으라고 놓아버리는 사람은 도대체 어떻게 되먹은 사람일까요? 네. 오대수는 이미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누나를 임신시켰을지도 모르는 어린 소년도 당시에는 멘탈이 나간 상태였습니다. 누나가 배가 부르고, 아이가 나오면 세상 모두가 알 터인데... 그래서 손을 놓아버렸죠. 그런데 그게 그런 거였다고? 오대수가 얼마나 미웠을까요? 그리고 자기 자신이 얼마나 밉고 혐오스러웠을까요? 이우진의 결말은 죽어도 여한이 없다 같은 게 아닙니다. 그 또한 복수의 완성인 셈이죠.
22/04/27 11:29
저는 이 영화에서 가잘 인상깊었던 장면이 오대수와 이우진이 응암동 빌라에서 처음 대면하던 씬이었습니다. 그 씬 마지막에 이우진이 오대수에게 했던 말이 계속 기억에 남더라구요.
"... 상처많은 자한테 복수심만큼 잘 드는 처방도 없어요. 한 번 해봐. 15년 간의 상실감. 처자식을 잃은 고통. 이런 거 다 잃어버릴 수 있을꺼야. 다시말해서 복수심은 건강에 좋다. 하지만, 복수가 다 이루어지고나면 어떨까.. 아마 숨어있던 고통이 다시 찾아올걸? (똑똑) 오대수씨 계신가요? 오대수씨. 오랜만이야."
22/04/27 12:19
딱 한 번 봐서 디테일하게 기억하는 건 아니지만,
근친을 목격하고 그것을 주변에 소문낸 것에 대한 복수로 대상도 근친을 하게 만들어 고통을 준다는 심플한 복수극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시 원작을 먼저 봐서 알고 있었는데, 학창시절 자신이 노래부르는 것을 듣고 눈물 흘렸다는 이유로 복수한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대단함을 느꼈죠. 특히, 단순한 10년(?)간 감금이라는 핵심소재를, [왜 15년 후에 풀어줬는가?]에 포인트를 두고 각색한게 좋았습니다.
22/04/27 15:07
저는 근데 다른 이유로 원작이 더 그럴듯하긴 했습니다.
사춘기시절 근친을 목격했다면... 그게 기억이 안날거 같진 않거든요. 원작은 좀 말도 안되는 이유지만, 반대로 너무 사소해서 진짜 기억이 안날거 같긴 했습니다.
22/04/27 16:50
일단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학창시절 어떤 남매의 야리꾸리함을 보고 그런 에피소드를 2~30년 후에 기억할지 못 할지 생각해보면 높은 확률로 못할 것 같습니다. 실제 성관계 장면을 봤다면 생생하게 기억할 것 같구요. 근데, 원작이든 영화든 그런 이유로 자신을 10년 넘게 가둘 것이란 상상조차 못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장 오대수는 그 남매가 자기 때문에 그런 결말을 맞았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기에, 원한을 샀다는 것 역시 모르고 있습니다.
22/04/28 01:15
어어, 실제로 성관계같은건 없던거 아니었나요?
어린남매가 적당히 스킨십하고있는걸 오대수가 부풀려서 이야기하고 소문이 과장돼서 퍼지다가 임신했다더라까지가버리니 어린 남매는 성교육을 못받아 정말로 자신들이 임신한줄 알고 생명을 끊어버린, 사실을 알고나서 더 안타까운 상황으로 이해했거든요. 그런거라면 오대수는 기억도 못할 수 있죠. 실제로 본건 둘이 별게 아니었을테니까요
22/04/28 01:35
흐으음 그렇군요. 다시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 말이 맞는거 같네요.
영화를 재미있게 보고 꽤 오랜후에 만화가 원작인걸 알고 찾아봤었는데... 그래서 조금 착각했나봅니다 ;;;
22/04/27 15:04
올드보이 단연 원탑이죠.
(살추랑 보통 올드보이 둘중 하나 나오는 경우가 많으나..시대상까지 고려하면 무조건 올드보이라고 봄.) 당시 시대까지 고려하면..영화관에서 보고 아니 한국에서 이런 영화가? 그냥 압도되고 말도 안되는 영화가 한국에서 나왔다..이 생각뿐이...
22/04/27 15:07
정말 재미있게 봤지만 딱 두 개 걸리는게 최면과 혀절단 신이에요. 최면은 스토리 전개상 뭐 그럴수도 있다고 보긴 하는데 혀자르는 건 좀 너무 취향이 아니어서 못보겠더라고요.
22/04/27 15:29
어릴 때 대구 만경관에서 돌아이 둔버기, 공포의 외인구단2를 보고는 다시는 국산영화 개봉관에서 안 본다고 다짐했는데.. 올드보이를 DVD로 본 후로는 다짐이 깨졌습니다. 하긴 멀티플렉스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지긴 했습니다만.. 살추 보다 전 올드보이가 더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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