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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9/29 10:07:18
Name miyake21
출처 dogdrip
Subject [유머] 동기가 부사장까지 승진한 썰
20년전 IMF가 막 끝나고 건축붐이 불었을때

동기와 난 우리 회사에 인턴으로 입사했다.

고작 6개월이였지만 두각을 나타내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게 앞으로 승승장구 승진을 하며 두각을 나타내는 내 동기놈이얐다.

신기한건 인턴기간 동안 사실 특출나게 잘한건 없었다 대학도 기존 인원보다 한티어 낮기도 해서 처음엔 떨어져 나가는 인원이라고 생각하고

측은해서 잘해줬다.

하지만 막바지에 반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첫번째 눈에 든건 자기PR시간 같은걸 기습적으로 받은 적이 있었는데 모두가 우물쭈물 할때 그 친구가 현장에서 일어나는 문제점과 개선점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관심없던 해외 건설현장 파견지위하는 간부 몇이 그걸 어떻게 아냐고 뭍자 이 회사에 입사할 거기 때문에 지원전에 현장 노가다를 했다고 했다.

그 어떤 자소서보다 설득력있는 토론이였다.

실제론 현실과 괴리가 있는 이론들이였지만 간부들은 그래도 좋아했다.

그리고 인턴 막바지 파견을 나가는데 다 서류가방들고 따라나설때 스포츠가방을 들고 차에 올랐다 거기엔 선임챙길 얼음물과 수건 깨끗한 안전화가 있었다.


그렇게 정직원 채용이 된 그 동기는 부서가 달라 잊고지냈는데 몇년 후 복도에서 마주쳤을때 부하직원이 그를 대리님이라고 불렀다.

가능하지 않은 연차였기에 난 그를 불러세우고 물었다 어떻게 한거냐고


그 친구는 의외로 흔쾌히 알려줬는데 방법은 나 같은 평범한 샐러리맨이 고과를 위해 승진에 관련된 토익이나 자격증 등을 공부할때 라이벌 건설사의 역사와 영업방식 같은걸 공부했다고 한다.

그때 머리가 좀 아찔했다 내가 승진 하고 싶으면서 나만 생각할때 동기는 회사가 원하는걸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침에 출근하고 야근도 해서 정해진 업무시간을 초과 전까지 아슬하게 채워놨다.  한달에 일주일쯤 남았을때 동기는 업무시간을 다써서 근로기준법상 야근을 못했는데 이 일주일에 동기가 아침부터와서 해준 업무맛을 들인 선임들은 동기만 엄청 찾았다.

난 납득이 되서인지 뭐에 홀려서인지 그 동기를 따라하기 시작했는데 다른 화사를 공부한 덕에 입찰할 때 라이벌사의 패턴같은걸 감과 숫자로 알게 되서 이 능력이 도움이 많이됐고 맞선임이 어느날엔가 부장님과 밥먹을때 날 불렀다.

부장은 밥먹다가 내 동기 이름을 대면서 나보고 그친규가 참 빠릿빠릿한데 닮았다고 말해줬다.

난 식은땀이 흐르면서 그 동기가 더 높게 올라거라는 직감이 들었다.

그렇게 수년 십년이 지나고 내가 두바이로 파견갔다 돌아왔을때 그 친구는 부장님 소리를 듣고 있었다.

직원이 몇 없는 팀의 물부장이였지만 나름 별동대 같은 포지션이였고 역시 실적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나는 직장에서 라인을 잘못 타서 나가리 직전이였는데 사장이 동기 부서로 옮겨줬다.

동기의 부하직원인 셈이라 화가나야 되는데 전화위복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때 난 동기는 어떻게 행동할까 생각했다.

부서 이동 전 부여된 이틀동안 난 두바이 사업이 왜 안됐는지 왕족과의 커넥션이 사업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정리했고

복귀했을때 동기에게 보여줬다.

동기는 불라인드까지 치고 혼자서 그 보고서를 읽어줬고

별 말이 없었는데 다음해에 날 다시 두바이 파견업무팀에 추천해서 넣어줬다.

난 그때 좀 괴팍한 방법을 생각했는데 만나주지도 않는 왕족들이 건설권을 일본업체에만 맡기는걸 생각해서 일단 만나야한다는 생각에 회사에

요청해서 바텐더와 술말아주는 룸직원을 대동해갔다

무모하고 병신같은 짓이였지만 소문을 듣고 만나주더라.

의외로 왕족들은 접대는 안받았지만 건설에 대한 얘기를 나눠주었고 티비에 종종 나오는 돗단배 모양의 하얀 호텔인 버즈알아랍 건설에 참여시

켜줬다.

난 그때 의기양양해 있었다 내 작전이 통한줄 알았으니까 근데 실상은 동기가 현대건설이 초창기때 한국기업으로 이룬 업적과 한국식 온돌과

사계절이 있어 내구성이 강한 벽지를 쓰는 국내 기술에 대한 영상을 만들어 보냈고 그게 먹힌 거였다.

영상에 포함된 한국 인터폰 기술에 뿅간 관계자가 우리를 좋게본거였다

4년간 두바이에 있다가 본사로 복귀햤을때 동기는 부사장 후보가 되어있었다.

난 이때 차이를 완전히 인정하고 동기를 축하해주며 일선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지금은 지방에서 유유자적하게 지내는 중인데 언젠가 동기라면 사장도 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난 회사생활 말고도 가족에 대한거나 남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나만 잘할게 아니라 무엇이 필요한지 관찰하는 버릇이 생겼다.

회사생활엔 인간관계와 업무능력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관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새벽에 아저씨의 긴 글이 초년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고

나와 같은 평범한 직장인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

다들 무탈하고 성장하는 사회생활을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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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29 10:09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
miyake21
21/09/29 10:19
수정 아이콘
저도 읽어보고 좋아서 같이 공유하고자 올렸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려요
21/09/29 10:11
수정 아이콘
개드립에서는 주작논란이 있던데 이정도면 주작이어도 재밌어서 통과
The HUSE
21/09/29 10:12
수정 아이콘
흠.
20년전에 근로기준법에 업무시간 한계가 있었던가?
21/09/29 10:19
수정 아이콘
법을 안지켜서 그렇지 법으로는 정해졌었죠.
주 52시간제가 처음 시행된게 04년입니다.
고스트
21/09/29 10:14
수정 아이콘
어우... 진짜 회사 생활 하다보면 거기서 거기 같은데 평사원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 보면 신기하긴 합니다. 평사원 때는 모두가 그냥 시키는 일만 하는 거 같은데 잘하는 사람 보면 달라요
21/09/29 10:14
수정 아이콘
주작이라도 킹정...
신류진
21/09/29 10:16
수정 아이콘
전 중간만 가자 주의라..
티모대위
21/09/29 10:16
수정 아이콘
원글쓴이도 동기가 자신보다 훨씬 인정받고 잘나가는데 이걸 시기하기보다는 보고 따라가면서 발전해온게 보기좋네요
21/09/29 10:57
수정 아이콘
저도 동감입니다. 잘나가는 동료를 질투하고 욕하는 건 정말로 쉬운(그리고 자주 있는) 일이지만, 그걸 본받고 배우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지요.
티모대위
21/09/29 11:12
수정 아이콘
잘나가는 동료를 시기하지 않는게 생각보다 정말 어려운 일이더군요.
저도 그런거 무덤덤한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저랑 정말 모든 면에서 동등한 위치에 있던 사람이 저보다 먼저 인정받고 성과를 내며 앞서가면 그 기분 정말 말로 하기 애매하더라고요. 그런데 원글쓴이는 (실화라는 가정아래에) 그걸 수십년을 겪었을 테니.
21/09/29 11:24
수정 아이콘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그런 경우에, 그 사람이 나보다 낫다는 간단명료한 결론 대신에 억지로 다른(틀린) 이유를 찾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윗사람에게 아첨을 잘해서 그렇다, 윗사람이 사람보는 눈이 없어서 그렇다, 빽이 있어서 그렇다, 누구누구 라인이라 그렇다, 누구의 실적을 빼앗아서 그렇다 등등...
설탕가루인형
21/09/29 10:19
수정 아이콘
아니 당연히 회장님 아들이라는 클리셰가 있을 줄 알았는데
21/09/29 10:27
수정 아이콘
결제하면 뒤에 추가해드릴께요
21/09/29 11:52
수정 아이콘
저도 그럴 줄 알았네요 크크
벤틀리
21/09/29 10:19
수정 아이콘
주작이라 볼만한게 중동 건설은 애초에 앞뒤가 안맞네요 크크
서류조당
21/09/29 10:23
수정 아이콘
이상하다 이렇게 끝날리가 없는데....
21/09/29 10:31
수정 아이콘
보통 이런사람들은 가정은 포기하더라구요. 세탁기 못돌리는 사람들이 대다수
터치터치
21/09/29 10:40
수정 아이콘
친구는 연봉이 나의 갑절이 되었고 내 아파트값은 3배가 되어 회사를 그만두었다

이렇게 끝나야
kissandcry
21/09/29 10:45
수정 아이콘
내용을 보면 분명 글쓴이도 비범한데, 크게 될 재목은 뭔가 다른게 있나보네요.
내년엔아마독수리
21/09/29 10:47
수정 아이콘
두바이 왕족이면 나름 이슬람교도일 텐데 바텐더와 술말아주는 룸직원을...?
서류조당
21/09/29 14:08
수정 아이콘
사우디 왕족들이 비행기 타고 와서 술먹는 곳이 두바이인데요 뭐 크크크크
21/09/29 10:51
수정 아이콘
왜 맨아래부터 봤는데 낚시가아니지
살만합니다
21/09/29 10:54
수정 아이콘
라는 내용의 소설 상남자...
21/09/29 11:21
수정 아이콘
시기가 아니라 인정하고 따라하다니
그것도 힘들죠 캬 이사람도 충분히 난 놈
덱스터모건
21/09/29 11:34
수정 아이콘
제가 후배들한테 자주하는 얘기가, '니가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전에 상대방이 궁금해하고 듣고 싶은게 뭔지 생각해' 입니다. 그런데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하는 과정에서 그게 안되는 사람이 많습니다.. A라는 일에 대해서 물으면 질문 내용 (견적 진행이라든가 업체 상태라든가..)에 대해서 답을 하는게 아니라 A라는 일에 대해서 그냥 지가 아는걸 줄줄 늘어놓습니다...
본문에도 관찰이 중요하다고 나오는데 상대방을 관찰하고 제3자의 시선에서 자신과 자신이 진행하는 일을 생각해볼줄 아는 게 중요합니다...
라고 쓰고보니 너무 꼰대스럽네요....
21/09/30 01:53
수정 아이콘
맞는말인데 꼰대스럽긴 합니다 크크
바카스
21/09/29 11:35
수정 아이콘
저런 입지전직인 인물이면 쌍방울 ceo처럼 샐러리맨 신화로 유퀴즈나 인터넷 검색에도 나올듯한데 부사장이기도하구
21/09/29 11:50
수정 아이콘
삼성 등의 대기업에는 저정도 레전설들이 계열사 별로 몇명씩은 있고
(저 특출남을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구요)
C레벨급을 대외적으로 홍보하려는 의도가 없다면
노출이 안될 수도 있을 것 같긴 합니다 (부럽기도 부럽지 않기도 하네요)
쿰쿠는호랭이
21/09/29 11:35
수정 아이콘
두바이는 이슬람 왕족들과 귀족들의 해방구죠
뒷구녕으로는 할거 다합니다
이런걸 알자지라가 캐내서 딜도하고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왕족들이 알자지라를 극혐한다고하는 하는걸
지구본 연구소 최준영 박사님께 방송에서 들었네요
21/09/29 12:39
수정 아이콘
일찍 승진하고 명퇴 엔딩인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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