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모두가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유머글을 올려주세요.
- 유게에서는 정치/종교 관련 등 논란성 글 및 개인 비방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Date 2020/02/22 00:22:22
Name 불행
File #1 주석_2020_02_22_002154.png (106.5 KB), Download : 53
출처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fantasy_new&no=8865589&exception_mode=recommend&page=45
Subject [텍스트] 오늘 편집자한테 빚 다갚았다. 너무 고마우신 분이다.


나는 8월달 경 문피아에 연재를 시작했다.
취미로 쓰던 글이었지만, 생각 이상의 호응을 얻었다.



얼마 되지않아 매니지와 컨택했다. 바로 계약했다.
판타지 작가는 어렸을적 부터의 꿈이었다.
더 이상 인력사무소에 나가기 싫었던 것도 있다.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 생각에 기대만발이었다.



하지만 금전적 위기가 찾아와서 연재를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다.
다시 공사현장을 전전해야 하나. 우울했다.
그래서 나는 잠시 미쳤다. 담당자님께 연락했다.


"죄송합니다. 생활고 때문에 연재가 힘들것 같습니다."


메시지의 끝에 100만원만 빌려줄 수 없냐는 말을 붙였다.
지금 생각해봐도 양심 없다. 나는 유료화도 시작하지 않은 작가였다.
연이은 지각 때문에 연독수는 점점 떨어져 가고 있었고.
한참동안 답장이 오지 않았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두드렸다.
잠시 제가 미친 것 같습니다. 술기운에 잘못 연락드렸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답장이 왔다.
작가님. 계좌번호 적어주십시오.
과음한 탓에 아픈 머리를 두드렸다. 뭐지. 잘못 본건가?
이 양반은 연재를 그만 두겠다는 나에게 작가님이란 표현을 쓰며
선뜻 돈을 빌려주겠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나는 허겁지겁 답장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메시지의 아래 악필로 쓴 각서를 첨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나는 그 날 이후 하루하루 담당자님께 보고했다.
오늘은 이런 글을 썼고, 어떻게 일했다.
고마움에 보낸 거였지만 왜그랬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받기 거북한 메시지일텐데.



하지만 담당자는 이런 귀찮고, 끔찍한 메시지 세례에
힘 내세요. 그렇네요. 라는 식으로 답장을 줬다.
그래서 나는 더 열심히 글쓸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11월 30일. 나는 담당자님께 빌린 돈을 모두 갚았다.
이자 몇만원 부쳐 드리는 건 뭔가 정 없어서 건강식품 기프티콘 많이 보냈다.



추신.

근데 쓰던 글은 망해서 연중하고 새작품 준비중이다.
담당자님한테 갚은 돈은 고기집 알바해서 갚은 거다.
앵간한 일 다해봤는데 불판 닦는 거 X같다
XX... 하여튼 글 쓰러 간다 아저씨는 이만 간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웹소설 작가분이신가봐요
잘 되시길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꿀행성
20/02/22 00:26
수정 아이콘
어제의 거지가 오늘의 임금이 될수도 있는게 웹소시장이죠
글이 사실이라면 두분다 잘됐으면 좋겠네요
솔로15년차
20/02/22 00:28
수정 아이콘
글만 봐서는 스토리텔링이 많이 좋은 분이 아니라면 작가로는...
잘쓰시는 것 같은데 프로레벨인지는 모르겠어요.
20/02/22 01:41
수정 아이콘
지금 저동네는 필력이 좀 애매해도 소재 잘 잡고 연재속도만 나오면 100만원에 절절댈 정도로 망하지는 않긴 합니다 크크

주변에 글쓰는사람이 4명정도 있는데 2명은 요새 연락 잘 안하고 나머지 2명만 보고 평가하면 한쪽은 필력이 좋은 편이고 한쪽은 소재캐치가 좋은 편인데 매출 보면 필력보단 소재고, 제일 중요한 건 연재속도더군요...
11년째도피중
20/02/22 04:08
수정 아이콘
응? 선입금 형태로 돈빌려주는 것도 나름 관행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많이 없어졌나보군요.
...쿨럭.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378017 [게임] [GBVS] 방금나온 따끈따끈한 개꿀잼 띵경기! [5] 야크비쉬5023 20/02/22 5023
378016 [LOL]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라인 [5] roqur7175 20/02/22 7175
378015 [유머] 유재석 첫하프 연주! 유케스트라 크크 [15] 라붐팬임8274 20/02/22 8274
378014 [유머] 일본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 벌크업 전후.jpg [44] 삭제됨16117 20/02/22 16117
378013 [방송] 이 분 코가....참 대단하다.jpg [42] 감별사14919 20/02/22 14919
378012 [유머] 복싱 바디 블로우.gif [22] 삭제됨12300 20/02/22 12300
378010 [유머] 2020년 2월22일에 어울리는 영상 2개 [1] 묘이 미나 5198 20/02/22 5198
378009 [방송] [왜냐] 맨 시즌 4 4화 - 나는 경기도 안양의 김민아이다! [21] MiracleKid10720 20/02/22 10720
378008 [스타1] 2월 22일 오후 2시에 공개한 홍진호 OGN 새 프로그램 티져 [8] nuri9802 20/02/22 9802
378007 [기타] 1~2인가구라면 세탁시 세제는 반컵만 [14] fallsdown9739 20/02/22 9739
378006 [유머] 배트맨이 검은 옷만 입고 다니는 이유는? [3] 동굴곰7409 20/02/22 7409
378005 [유머]  유출된 배트맨 차기작 촬영장면.jpg [36] 삭제됨11556 20/02/22 11556
378004 [기타] 간판에 애드온 답니다 [14] Lord Be Goja7935 20/02/22 7935
378003 [동물&귀욤] 캐나다에서 멍뭉이와 놀아주는 법 [4] 흰긴수염돌고래7704 20/02/22 7704
378002 [기타] 파괴왕 이만기 [21] 퍼플레임10171 20/02/22 10171
378001 [유머] 자존감 높이는법.jpg [39] 삭제됨13116 20/02/22 13116
377999 [스포츠] 스토브리그 마지막회 중계멘트 더빙은 어떻게 했을까? [7] RedSkai8675 20/02/22 8675
377998 [동물&귀욤] 니 스마트폰 중독이다 [21] 길갈8881 20/02/22 8881
377995 [스포츠] (해축) 반다이크의 배민 후기 [4] 키류7479 20/02/22 7479
377994 [유머] 한국인만 다른 것으로 보이는 짤.jpg [14] 김치찌개9890 20/02/22 9890
377993 [유머] 그 시절 인기 많았던 귀여니 4대 소설중 가장 좋아했던 작품은?.jpg [15] 김치찌개7138 20/02/22 7138
377992 [유머] 후라이드 치킨에도 취향차이가 존재함.jpg [48] 김치찌개9374 20/02/22 9374
377991 [유머] 전자vs후자 `등산을 하다가 산에서 조난을 당했다면?`.jpg [27] 김치찌개7233 20/02/22 723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