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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04 01:04
저도 감정 추스리는게 놀랍도록 빠른 편이라 어떤 마음인지 공감되네요. 남들이 가끔 너무 슬프고 힘들다고 하는데 보통은 다 대처하기 위한 최적의 방법이 있는데 왜 실행하지 않으면서 힘들다고 징징대지? 싶을때가 있는....
19/07/04 01:20
이건 감정 추스리는게 빠른게 아니라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부정하는거처럼 보이는데요. 글 내용을 읽어봐도 그런데요.
2800일 사귄 여자친구가 갑자기 떠났다면 이건 감정 추스리는 문제가 아니죠.
19/07/04 01:38
그런가요? 저는 남들이 겪었다면 힘들었을 일을 겪은 뒤 생각보다 너무 빠르게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돼서 별로 슬프지가 않았고 이런 내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진다고 친구들에게 상담을 했을 정도로 본문 내용과 똑같은 상황을 겪어봐서요. 저도 본문의 글쓴이처럼 제 스스로가 이상하게 느껴졌고 제가 너무 슬프지 않으니까 안좋은 일을 겪은 사람에 대한 가책이 느껴졌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저는 그저 상황을 이해하고 빠르게 받아들였을 뿐인데 그게 남들보다 훨씬 빠르니까 왠지 마음속에 두고두고 새겨야 할 대상에게 미안했던 거에요. 저는 글쓴분이 앞으로 쭈욱 슬퍼하지 않고 여자친구분을 잊고 잘 살아가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좋은거라고 생각해요.
19/07/04 01:50
저 글 쓴 분은 아무렇지 않다고 말은 하지만 여자친구와 갈 여행 표를 결제하려고 하고, 여자친구 옷을 사오고, 여자친구가 좋아했던 음료를 마시고... 라고 써 있는데 진짜로 슬퍼하지 않고 잊는 상황은 아닌 거죠. 액면 그대로 안 슬픈데 어떻게 하죠 라는 상담글은 아니어 보입니다.
19/07/04 01:40
아 그렇네요 글쓴분이 감정에 집중하는 것보다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에 공감돼서 너무 쉽게 썼네요. 크크크는 지웠습니다. 기분나쁘셨다면 사과드립니다.
19/07/04 02:06
저도 할아버지 장례식에서 입관할 때 친착들 다 우는데 눈물이 안 나서 "나 혹시 사이코패스 아닌가"하는 상각을 한 적이 있긴 합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때 선배들 졸업식 때 운 적도 있고 노래 듣다가 운 적도 있고 영화 보다가 운 적도 있고 소설 읽다가 운 적도 있는 걸 보면, 감정의 포인트가 살짝 좀 어긋난 것 같긴 합니다.
19/07/04 08:08
저도 그렇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돌아가셨을때도 눈물 한방울 안나오고, 지금도 실연당해서 폐인처럼 사는데도 눈물은 안나오네요. 제가 이렇게 감정이 없는 사람인가 싶습니다. 언제 울어봤는지 기억도 안나네요.
19/07/04 05:42
조금은 이해 합니다. 23년이 지난 일이지만 의경 막내 시절 데모 막고와서 자다말고 새벽에 고찹이 친히 깨워주셔서 불안한 마음에 깨고 예감과 다르지 않았던 소식이었지만 정작 식장에서는 슬픈지도 모르겠고 배도안고프고 잠도안오는데 사람들은 걱정했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어느 순간 언젠가 겨울날 전 우리 가게 난로가에 앉아있고 아버지가 파카에 손 찔러 넣으신체 유리문 박차고 들어오시며 '우리 막내 왔어?' 하면서 들어오셨던 모습이 문득 생각날 때마다 슬픔이 밀려왔었는데... 지금도 어딘가 글에서 봤었던 남자는 성장하면서 힘든 선택을 할 때마다 '아버지라면 어떻게 하셨을까'생각에 더욱 아버지가 그립습니다. 결국은 지금까지도 슬퍼하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어머니에게라도 잘해야겠지요..
19/07/04 08:04
저도 그렇더군요. 마음이 감당못할 슬픔이 다가오면 퓨즈 끊어지듯 툭하고 끊어져서 눈물도 안나고 슬픔도 못느끼다가 한참후에, 다 잊었다 생각할때쯤 한꺼번에 밀려오던데...
아마도 글쓴이는 그런 상태지 싶어요.
19/07/04 08:55
세설신어에 이런 얘기가 있어요. 두 명사이자 효자가 같은 시기에 상을 치르는데 하나는 장례를 충실히 치르면서 대성통곡하고 하나는 장례를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비쩍 말라서 지내고 있습니다. 황제가 이를 듣고 대성통곡하는 쪽을 걱정하자 곁의 신하가 비쩍 마른 쪽을 걱정해야 한다고 대답합니다. 장례를 제대로 치르는 쪽은 몸이라도 멀쩡한 건데 다른 쪽은 슬픔이 지나쳐서 죽을 지경이라 장례도 제대로 못 치르는 거라고.
이 글의 원 글쓴이도 슬픔이 지나쳐서 보통 사람과 다른 행동이 나오는 게 아닌지 걱정됩니다.
19/07/04 09:08
임정희 노래 생각나네요 그냥 단순한 이별도 이렇게 슬픈데
너무 슬퍼서 눈물이 안났어 그냥 그 자리에 서서 알겠다고 했어 시간이 멈추고 심장도 멈췄어 모든게 내겐 그냥 꿈만 같은 일이라서
19/07/04 09:53
저건 슬퍼하지 않는게 아니라, 극도의 슬픔 그 다음 단계까지 간 건데요. 저러다 슬픈 감정이 조금이라도 들게 되면 둑이 터지듯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슬픔을 느낄 텐데......
솔직히 냉정하게 말하면 '나 여자친구 따라서 죽고 싶은데, 막상 죽으려니 용기가 잘 안 나네. 그러니까 내가 죽을 수 있게 나를 나쁜 놈이라고 욕해줘. 나를 나쁜 놈이라고 하면 좀 더 쉽게 죽음을 결정할 수 있겠지' 라고 말하는 것으로 읽힙니다. 주변 사람들이 잘 돌보아 주고 / 감시하고, 가능하면 본인도 상담을 좀 받아야 하지 않나 싶은 상황으로 생각됩니다.
19/07/04 10:48
타 싸이트에서 봤는데 슬퍼서 제대로 읽지도 못했습니다.
저 군대있을때 할아버지 돌아가셨는데 당직사관이 저 깨워서 알려줬어요. 근데 그때 충격을 받긴했는데 이후에 너무 멀쩡해서 스스로 당황했어요. 심지어 담날아침 일찍 부대나와서 배고파서 밥 챙겨먹고 기차타러감... 장례식장에서도 그렇게 슬프진않은데 스스로 사이코패스같아서 무거운표정 유지했었는데... 화장하고 현충원에 모실때 흙을파내고 안치하고 다시 흙을 덮으려는데, 할머니가 잠시 제지하시더니 그 흙에서 큰 돌들을 골라내시는겁니다. 그거본순간 갑자기 뭔가 터지더라구요 눈물이 줄줄 흐르는데 막을수가 없었어요. 정말 엄청나게 치솟더라구요. 아마 본문속 글쓴분은 거대한 슬픔을 무의식이 애써 외면하고 있는것같네요. 저러다 트리거가 발동되면 진짜 위험해보이는데, 주변사람들이 잘 봐줘야할거같네요. 병원도 가보구요.
19/07/04 11:20
얼마전에 TV에서 태권도 학원인가 차량이 사고 나서 아이들 사망사고가 있었는데..
영상보는데 부모가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가 하루아침에 사라졌네요. 아이만 없어요. 하는 영상이 생각나네요. 너무 슬퍼보이고 현실부정하는게 눈에 보이더라고요. 이글도 그 느낌입니다.
19/07/04 12:01
그냥 주작이길 바랍니다.
그게 아니면 본인이 감당하기 힘든 슬픔이라 받아들이질 못하는건데... 그거라면 꼭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정말 위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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