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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11/26 15:03:47
Name 홍승식
출처 더쿠
Subject [유머] [펌] 담담한 KT 재난 후기 (feat.칼라)
원문 : https://gigglehd.com/gg/bbs/3898332

그 불나서 원시생활 했던 사람이
바로 접니다.

KT 지사에 불이 난 시각은 오전 9시쯤이라고 합니다.

9시에 일어났을때는 별 일 없었습니다.
인터넷도 잘 됐죠. 그렇게 뒹굴거리다가 KT에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11시 38분쯤 갑자기 유선이 끊어졌습니다.
이게 무슨 일일까 했더니 무선도 동시에 끊어졌습니다.
공유기 문제인가 해서 보니 아니고, PC 문제인가 해서 보니 아니었습니다.

12시 나갈 약속을 잡고 출발을 할때 보니 LTE가 끊어진 직후 긴급 문자가 온 것을 확인했습니다. KT에서 화재가 나서 장애가 발생했다고. 약속지점으로 출발하니 PC방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나오는게 보였습니다.

12시 30분. 용산역 아이파크에서는 안내데스크의 사람들이 모여들어 무언가 웅성거리는것을 목격했습니다. 전화도 카톡도 안 갑니다. 미리 약속한 장소가 있었기에 약속장소에서 엇갈리지는 않았습니다.

12시 50분 일단 약속한 볼일을 마치고 주변을 보니 평온한 얼굴의 SKT 사용자와 사색이 된 KT 사용자의 희비가 갈리기 시작합니다. 점점 걱정스럽다는 반응이 많아집니다.

1시 20분 복구에 1~2일이 걸린다는 긴급 문자가 옵니다. 임시복구 문자도 오기에 어머니께 전화를 합니다. 간신히 통화하고 바로 끊어집니다. 더이상 연결은 불가능했습니다.

1시 50분. KT 망을 쓰는 모든 연결이 중단되다보니 이젠 편의점에서 음료수 하나 사먹을 수가 없습니다. 카페는 이미 미어터지기 시작합니다. 이 와중에 에이리언웨어 노트북 돌리는 사람 뭐냐.

2시 30분 카드결제가 되지 않은 이상 밥도 못 먹게 됐습니다. 간신히 KT망 안 쓰는 카드결제 식당을 찾습니다.
카드결제되고 와이파이되는 가게  주인은 신이 됩니다. 찬양하라

3시 슬슬 사람들이 신경삭 끊어진 프로토스의 기분을 체험합니다. 집에 들어와도 할게 없습니다.
빨래와 청소를 시작합니다.

5시. 빨래 다 널고 설거지도 끝났습니다. 인터넷 끊어진 지인이 놀러왔습니다. 상황이 같은걸 보고 절망합니다.

6시. 밥을 먹고도 인터넷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서서히 사람들이 미쳐가기 시작했습니다.

7시. 사람들이 술을 사러 갔습니다. 이젠 술먹고 동영상을 틉니다.

8시. 근처에 보안이 걸리지 않은 와이파이를 발견했습니다. 도적 인터넷이 시작됐습니다.

11시. 술 먹고 설거지하고 청소까지 끝냈는데도 복구가 되지 않습니다. 집안에선 와이파이가 안 되니 사람들이 와이파이를 찾아 헤메기 시작합니다. 하드에 저장된 영화와 드라마는 결국 바닥을 드러냅니다. 다운 좀 받아둘걸.

새벽1시. 잠은 안 오는데 할건 없습니다. 집에들어가도 할 것 없는 손놈들은 고스돕이라도 할까 합니다. 한놈이 게팅오버잇을 킵니다. 게임방송 라이브 생방을 보기 시작합니다.

새벽2시 계속 태초마을로 떨어지던 한놈이 드디어 쓰러져서 거품을 물기 시작합니다. 슬슬 이것도 재미없습니다.

새벽3시 결국 지쳐 잠에 듭니다.

아침 11시 30분. 부스스 일어나서 연결상황을 확인합니다. 연결이 끊어진걸 확인하고 절망합니다. 어제 돌린 빨래가 마르질 않아서 결국 빨래방을 갑니다. 와이파이를 찾아서

12시 40분 가는 길의 모든 카페가 미어터집니다. 텅텅 빈데는 KT입니다. KT 욕하는 사람들이 점점 목소리가 커져갑니다.

15시. 빨래가 건조까지 끝났습니다. 카페에 앉아서 와이파이로 인터넷 하는것도 한계입니다.

18시. 밥을 먹으러 다리를 건넜습니다. BIS는 이미 먹통입니다. 쌩쌩 지나가는 빈 택시를 보며 카카오택시마저 안 되는 상황에 90년대 서울 사람들이 차 잡기가 얼마나 힘든지 깨닫습니다. 간신히 차를 잡아 출발해서 한강을 딱 건너는 순간 전파가 잡힙니다. 이것이 문명인가를 외칩니다.

20시. 불안에 떨며 와이파이를 킵니다. 서로 연락을 돌리며 복구상황을 확인합니다. 한명이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아 저놈은 운도 없지를 생각합니다.

21시 현재. 대략적인 유무선이 돌아왔습니다. 뉴스를 보니 건물 외부로 치렁치렁하게 케이블이 들어간게 보입니다. 거기도 필사적이었나 봅니다.

단 이틀간이었지만 신경삭 끊어진 프로토스가 얼마나 절망적인지를 깨달았습니다.  기가 쓴다고 자랑할게 아니고 백업 회선이라도 하나 들이든지 해야 살 것 같습니다.

어디 겜에서 칼라가 없으면 무엇이 우릴 기다리냐고 물어봤을때 아르타니스는 심심하단걸 말 안해줬을겁니다. 으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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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26 15:04
수정 아이콘
롤 kt팀도 재난입니다..........비비디바비디부...이루어져라 얍....
요슈아
18/11/26 15:05
수정 아이콘
신경삭 끊어진 프로토스 크크크

그나저나 저도 올 KT인데 하나정도는 SK로 바꿔야되나..싶기도 하고 말입니다.
미야자키 사쿠라
18/11/26 15:07
수정 아이콘
예전에 일본 유학 생활했을 때 생각나네요. 사고로 입원+요양하느라 산재에서 생활비 나오기 전까지 통신비 연체로 정지되서 완전 먹통인 상황이었는데 인터넷에 대한 욕망이 너무 커서 목발짚고 20~30분동안 세븐일레븐까지 가서 무료 와이파이 썼던 기억이...
18/11/26 15:08
수정 아이콘
믿어라
참개구리
18/11/26 15:11
수정 아이콘
진짜 인터넷 딱 끊기니 집에서 할게 없더라구요
괜히 동네 한 바퀴 돌고 오고 그랬습니다 크크크
RedDragon
18/11/26 15:11
수정 아이콘
제가 뉴스 볼땐 불난 시각 11시 15분이었는데.. 9시였나요?
수지느
18/11/26 15:16
수정 아이콘
진짜 인터넷이랑 모바일이랑 둘다 터지니까 겁나 초조하더라구요 크크크크
책보면서도 계속 연결됐나 확인하게되고
데오늬
18/11/26 16:32
수정 아이콘
통신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란...
광개토태왕
18/11/26 18:02
수정 아이콘
SKT 사용자라서 잘 몰라서 그러는데 지금은 복구 완전히 된건가요??
닭장군
18/11/26 18:10
수정 아이콘
그러므로 우리는 고전게임을 해야 합니다
Janzisuka
18/11/26 20:05
수정 아이콘
창세기전 한바퀴 영웅전설 한바퀴 원숭이섬의 비밀도 쓔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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