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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2/18 11:01
내가 우도(비섬)에서 본 일이다.
늙은 거지 하나가 거래소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1리플 한닢을 내 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리플이 못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마치 마진거래 결과를 기다리는 듯한 표정으로 거래소 주인의 입을 쳐다본다. 거래소 주인은 거지를 물끄러니 내려다보다가 1리플을 두들겨 보고 '가즈아!'하고 내어준다. 그는 '가즈아'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코인을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넣고 절을 몇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다보며 얼마를 또 가더니 다른 거래소를 찾아 들어간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그 코인을 냏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불록체인으로 만든 코인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거래소 주인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더니, '이 코인을 어디서 훔쳤어?' 거지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예요' '그러면 하드포크해서 줍기라도 했단 말이냐?' '누가 무슨 재주로 하드포크해서 만든답니까? 하드포크는 무에서 창조되나요? 비캐도 아니고.. 어서 도로 주십시오!' 거지는 손을 내밀었다. 거래소 주인은 '좋소'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코인이 빠지지나 않았나 만져보는 것이다. 거친 손가락이 누더기위로 그 코인을 쥘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으슥한 곳으로 들어가더니, 벽돌담 밑에 쭈그리고 앉아서 코인을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는 얼마나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간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많이 채굴해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며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했다. '염려 마십시오. 해킹해가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고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채굴한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같은 놈에게 그래픽카드라도 빌려주고 전기세라도 내주겠습니까. 만원도 안되던 시절 0.1이더리움 한닢 주시는 분도 백에 한분이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렇게 한푼 한푼 모은 이더를 모아 몇 이더를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몇 이더가 폭등할때 이멘을 외치며 울었지만.. 정점을 찍고 폭락한 이더는 올라올줄을 몰랐습니다. 결국 손절하고 비트로 갈아탄게 몇달전.. 비트가 내릴때 팔고 오르면 사기를 여러달, 결국 귀한 1비트코인 한푼은 커녕 내 수중에는 1리플만 남게 되었습니다. 이 코인을 얻느라고 여섯달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1리플 코인을 만들었단 말이요? 그 코인으로 무엇을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그저 한강에 가기 싫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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