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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9/03 22:24:58
Name Ublisto
Subject [유머] 수영과 나
이벤트를 빙자한 그냥 저의 물과 관련된 경험담들입니다..
정말 재미없으나 맥주병 동지들도 찾고싶습니다;ㅠ
여러 재밌는 자작유머들에 한번 묻혀 가볼까나~

1.서문
저는 수영을 못합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물에대한 공포증이 심각합니다;
가슴까지만 차올라도 숨이 가빠지며 어쩔줄 몰라하고, 남녀공학이(!!)었던 중학교시절 야외수영장으로 수련회를 갔을때도 일광욕이라 우기며 밖에만 앉아있다 보니 변태(?)로 오해받기도 했습니다..(볼게 어딨...)

2.생명의 위기

(1) 동해바다에서 있던 일

아시다시피 동해바다는 수심이 꽤 깊은편이며 물속 지면이 들쭉 날쭉입니다;
저는 친지들과 함께 물놀이를 갔습니다.
물놀이?라니..어떻게 물에서 놀 수가 있지? 삶으로의 처절한 의지의 몸부림아닌가?
라는 마인드의 저로서는 언제나 튜브가 없으면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튜브를 잡고도 발이 땅에 닿지 않으면 못간다는거~

하지만 그날따라 컨디션이 매우 좋더군요.

친지들이 멀리서 파도와 싸움을(대자연을 거스르다니..)하고 있는걸 보고 호기심에 다가갔습니다.
물도 무릎까지밖에 안오는것입니다~!

그래서 엄마한테 튜브를 던지며 "나 튜브없어도 되니까 엄마가 써"; 하면서 파도를 향해 몸도 던졌죠.

근데 파도가 지나간 후의 눈앞은 인어세계였습니다.
눈앞에서 살랑거리는 미역들과 제 입에서 뿜어져나오는 공기방울들..
지금생각해보면 불과 1.2m의 수심이었으나 어리고 키가 작았던 저로선 깊고 깊은 저수지와 다름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땅을 박차고 점프해서(;) 수면위로 주둥이만 올라왔을때마다 외쳐댔죠.
"어ㅁ@%#!@#마!, 엄ㅁ%@!"
근데 하필이면 눈앞에 바다물을 통해 보는 흐릿한 영상은 엄마가 동생 손을 잡고 이미 해변가 저멀리로 걸어가는 모습뿐이었습니다..

물이 더러운건지 날이 흐렸던건지...점점 눈앞이 흐려져가며..전 그렇게 마지막힘을 다해 외쳤고. 다행히도 던져주신 튜브덕에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2) 재미도 없는 얘기가 두번째가 됩니다. 슬슬 시청률(?)도 떨어져가고 있군요..
사실 이쯤 물에대한 공포증이 심한 상태라면 더이상의 에피소드는 없어야 당연합니다.
왜냐면 절대로 물에 들어갈 일이 없을테니 빠질 일도 없는건 당연할테니 말이죠..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그걸 놔두지 않더군요..
초등학교 4학년에 체육수업으로 수영장을 갔습니다.

도대체 왜! 왜!.....아이들은 그렇게 좋아하는 걸까..

수영장에간 저는 안도했습니다. 허리까지 밖에 안오는 유아용 풀이 있더군요.
조금 가오(...체면)는 죽지만 즐겁게 놀았습니다.
근데 친구넘(이자식이...)이 무려 2m나 되는 풀장에서 뜰판(이거 용어 모르겠네요)을 잡고 헤엄을 치고있는게 아니겠습니까??!

본디 저와 같은 맥주병 출신으로 동고동락하기로 한 사이였는데..

저도 보자마자 참을 수 없는 유혹으로 근처에 있던 뜰판하나를 잡고 바로 다이빙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뜰판은 튜브와 같은 부력은 받질 못하더군요..

다이빙하면서 그대로 물속으로 쳐박혔습니다.

굉장히 많은 생각이 스쳐가고, 약 0.5초라는 긴시간의 생각끝에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마구 팔을 휘젔다보니 뭔가 손에 잡히더군요..흠..그건 또하나의 뜰판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옆에서 촐랑대며 뜰판하나로 부지하던 친구녀석의 생명과도 같은 뜰판을 빼앗은겁니다..

뭐 제가 뜰판하나 더 빼앗았다고 뜰리는 만무하고. 결국 둘다 빠져버렸죠.
그때는 어디서 그런힘이 나왔나 모르겠습니다; 저는 친구녀석의 머리를 잡고 위로 올라서 겨우 수영장 벽을 잡는데 성공했고, 무사히 빠져나왔습니다.

살았다는 안도감에 그 이후로는 그 친구가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도 안납니다..(뭐..살았으니 대학교때 만났겠죠 ^^)

구조요원하나 없던 당시 수영장의 상황에 우리나라 교육의 구조적 결함을 여실히 느꼈습니다.(과장법)


(3)물에대한 신체반응?

쓸데없는 엔터신공으로 분량만 많아질듯한 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저의 물과의 악연은 끊길듯 보였습니다.
서문에서 잠깐 얘기했던 수련회도 결국 물에 잠깐 몸만 적시고 나오는것으로 해결했고, 변태로 몰린 부분에서는 선생님께 수영을 못한다고 말씀드려서 벗어났습니다.(자세하게 다루고 싶지 않지만 물에 들어가기도 싫고 밖에만 앉아있는것도 눈치보여서 들어간 건물이 여자 탈의실이었습니다...)

저는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의 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일본유학 준비를 위해 서울의 모 대학교에 있던 때입니다.
(여담이지만 가끔 눈팅하다보면 같은 프로그램의 선후배분들이 꽤 계시더군요.)
연수가 끝나고 일본으로 떠나기전, 학교 예산으로 에버랜드를 보내준다는것입니다!

와 이런 경사가 어디있나........음? 캐리비안 베이도 간다고?

음.......

뭐 캐리비안 베이라고 해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곳도 많다고 들었으므로 더이상의 피해는 없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캐리비안 베이에 입장한 저는 구명조끼하나를 빌리게 되고 황제가 소스를 제공하신 놀이기구도 타보고 순수한 일광욕도 즐겨봤습니다.(진한 선글라스는 왜 꼈을까...?)

그런데 친구들이 파도가 치는 거대한 풀에서 즐겁게 놀고 있더군요..
이번에도 역시 맥주병친구한명이 구명조끼에 의지해 2.5m의 곳에서 놀고있는겁니다;
남자들의 객기란 이런것인가..

저도 바로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가 생겼기에 우선 얕은곳에서 확실한 점검을 마치고 나서 검증된 방식으로 즐겼습니다;

그렇게 재밌게(?)놀고 나서 배가고파 식당을 갔는데..이상하게 음식을 씹기 힘든겁니다;
입을 벌릴때마다 아프다고 할까..
결국 그날 밤은 숙소에서 몰래 생맥주와 치킨을 시켰는데 애들이 다 먹을동안 치킨 두조각 먹은게 전부였습니다.

빵한조각을 조금씩 조금씩 씹으며 우유로 넘기는 생활을 얼마간 하고나서야 하숙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1.5cm만 입을 벌려도 찾아오는 극심한 고통에 종합병원을 찾아가게 되었고, 턱관절에 무리가 가서 염증이 생겼다고 하시며 물어보시는 겁니다.

"최근에 턱을 무리하게 많이 쓰거나 이를 심하게 꽉 문적이 있었습니까?"

"없는.....

...???!!!"

후..물에 대한 공포가 얼마나 심했던지 만반의 준비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덜덜떨리는 몸과 공포를 이겨내기 위해 꽉 다문 이는 어쩔 수 없었나 봅니다..

결국 도합 45만원의 치료비가....한순간의 객기로....(특히 주변에서 아랑곳하지 않고 치킨을 먹어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만 있던 정신적 피해는......)


(4)시험

그렇게 치료를 다 끝내기도 전에 일본에 왔고, 여러가지 바쁜일(술마시기, 여행다니기 ;)로 반년을 보내고 입학을 했습니다.

그리고 첫주 금요일...체육수업(필수에요 필수!!)을 들어간 저는 과목을 선택해야 했고, 고등학교때 서클경험이 있던 배드민턴을 선택했습니다.

흠흠..이녀석들..'나의 스매싱엔 자비심이란 없다' 모드로 사정없이 후려치더군요;; 샤토르콕쿠한테 미안했습니다;

이렇게 즐겁게(?)-비록 공대이긴 하나 같은 조에 여성동무들도....-배드민턴으로 땀을 빼며 1년차 1학기를 끝내갈 무렵..

시험발표가 떴습니다.

당연히 배드민턴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그간 조를 짜서 시합을 해오고 성적을 기록했던것도 있어서 평가는 무난하게 흘러갈것으로 예측했습니다..만.

시험은 수영이었습니다..(な..何て?)

일본애들은 섬나라국민이라 그런건지 교육과정상 착실히 수영을 가르쳐서 그런지 물개나 다름없었고.
여학생들의 참관(?)과 함께-참고로 여학생들이 수영할때는 남학생들은 출입금지였습니다..뭐 이런-시험이 시작되었습니다.

고작해야 25m를 개헤엄을 포함한 영법을 가리지 않고 건너면 합격이었습니다만 저로선 긴장이 될수밖에 없었습니다.(절 아는 친구도 막 긴장이 됩니다.)

25m까짓꺼 숨을 참고 잠수라도 해서 건너면 되겠다 생각하고 휘슬소리와 함께 뛰어들었습니다. 대략 30초쯤 헤엄쳤을까?

아무리해도 벽에 손이 닿지 않아 일어서본 저는...출발지점으로 부터 2m앞에 서있는 자신과, 도착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 친구들과 선생님의 시선과, 수영장 측면벽에 걸터앉아있는 여학생들의 시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사상초유의 재시험을 다음주에 진행하게 되었고, 교수와의 1:2(저 같은 놈이 한명 더있었습니다...같은 한국인 유학생 친구;)교습으로 결국 패스를 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성적은??

3.후기

사람의 몸은 70%가 물로 되어있으며, 기본적으로 숨을 참게되면 물에 뜨게 되어있습니다.
물을 마시지 않을 경우 음식을 먹지 않는것보다 치명적이며 물은 태양과 함께 대자연을 만들어나가는 일등공신입니다.

저는 이런 물이 참 고맙습니다.
하지만, 수영은 삼가겠습니다.

오늘의 교훈 : 장애물을 만났을때, 그 장애물을 직접 넘지않고 각종 편법으로 피하려고만 하다가는, 결국 그 장애물에 발목 잡힌다.
--------------------------
토막 경험담하나.
◎저는 물뿐만 아니라 알약에도 심한 거부증이 있습니다.(;;)
사실 지금은 알약은 정말 잘 먹습니다만 중학교때까지 저는 알약을 절때 삼키지 못했습니다.
초등학교3학년때의 일입니다.
보통 초등학생들은 주사를 맞는것보다 알약을 먹는것을 선호하나, 저는 100이면 100다 주사를 맞는 편을 선택했었지만, 결국 알약을 먹을때가 오고야 말았습니다.
1번이었던 관계로 제일 먼저 나가서 알약을 입에 물고 물을 들이켰고, 넘어가지 않는 알약이 넘어갈때까지 옆에서서 물을 들이키고 들이키고, 들이키고....를 반복했습니다.
결국 끝번호(45번쯤 될겁니다.)가 될때까지 알약은 넘어가지 않고 주전자는 한동이가 바닥이 났습니다(;;)
선생님은 손수 주전자를 다시 들고 나가셨고, 새로 채워온 주전자를 반이나 비우고 나서야....

입안에 있는 알약이 그냥 녹았습니다;

주전자 한동이분량은 마신 탓에 부른 배를 부여잡고 연신 트림을 반복했던 기억이 나네요
^^
--------------------------
전혀 이벤트 목적으로 쓰여진 글은 아닙니다.
커녕, 무플이 악플이다 라는것을 몸소 보여주실까 두렵네요;
많은(?) 맥주병 회원님들의 경험담 나눔을 독려하고 무플을 방지하는 차원에서(정말입니다.)
부끄럽지만 3위라도 하게 된다면 리플달아주신 분들중 한분을 추첨하여 드리겠습니다;
로또확률보다야 낮겠지만(???) 한번 달아주십쇼;

p.s 사실 제가 로또확률을 뚫더라도 상품 수령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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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9/03 22:39
수정 아이콘
왜 이수영씨를 생각했을까..
예아나무
06/09/03 22:39
수정 아이콘
천만분의 일에 도전한다!!!!
06/09/03 22:44
수정 아이콘
저랑 같으신 분이 또 있으실줄이야... ㅜ.ㅜ
사람 몸은 보통 다 물에 뜬다고 하는데... 저느 사람이 아닌가 봅니다.
피부암통키
06/09/03 22:55
수정 아이콘
숨을 참고 뜨려고 하면 자꾸 몸이 가라앉으니까 놀라서 몸을 움직이는 저입니다 -_-;

근데 강습을 받으셨다니 수영을 조금이라도 하실 수 있으셨을 텐데 아직도 맥주병이신가요? -0-;;
06/09/03 22:59
수정 아이콘
솔직히 (1)은 그냥 무감각하게 읽어넘겼는데 (2)부터 뭔가 조짐이 보이더니 나중에 굉장히 재밌게 글을 읽었습니다^^;
06/09/03 23:13
수정 아이콘
강습이라고 해봤자 1시간정도 재시험볼때 교수가 일단 가능성자체가 안보여서 기초부터 가르쳐주신 거에요 ^^;; 25m를 도중에 세번이나 쉬어가며 어거지로 건넜어요;;
마술사
06/09/03 23:41
수정 아이콘
재밌습니다~
parallelline
06/09/04 00:10
수정 아이콘
왜 이수영씨를 생각했을까..(2)
서지훈'카리스
06/09/04 00:29
수정 아이콘
나름 재밌네요..
물에 대한 공포는 어렸을때가 중요한거 같은데~
MOKA~★
06/09/04 00:38
수정 아이콘
저도 물은 잘마시지만 물에서 노는건 님과 비슷하네요;;;
발이 안닿이면 무서우니;;
06/09/04 00:45
수정 아이콘
전 수영 가르치시던 선생님이 결국 포기하셨죠--;;;;
바닷가 가도 바닷물에는 잘 안들어가고 해변에서 모래찜질만 하고 있습니다-_-;;
왠지 공감되네요. 다른 사람들은 둥둥 잘만 뜨던데 전 절대 안 뜨더라구요;
카이레스
06/09/04 09:55
수정 아이콘
재밌습니다!! 이런 글이 무플이 될리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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