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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7/03/09 11:51:59 |
Name |
유유히 |
File #1 |
14851188131453909784_650x354.jpg (48.5 KB), Download : 33 |
출처 |
출처:주성하 블로그, 서울에서 쓰는 평양이야기 |
Subject |
[텍스트] [북한] 죽음의 직캠 |
2013년 10월 23일. 평양체육관.
이틀 일정으로 열린 북한군 중대장 및 중대정치지도원 대회 둘째 날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주석단 오른쪽으로 서류철을 낀 김정은이 등장하자 2만 여명의 참가자들은 일제히 일어나 열광적으로 만세를 불렀다.
김정은 뒤로 최룡해 당시 군총정치국장, 황병서 당시 북한군 대장 등이 눈을 깔고 조심스럽게 따라 들어왔다.
하지만 정작 참가자들이 궁금했던 것은 서류철이었다. 권위를 중시하는 북한에서 지도자가 직접 서류철을 끼고 나타나는 장면은 보기 힘들다.
서류철을 책상 위에 ‘쾅’ 하고 놓은 김정은은 잠시 뒤 장내가 조용해지자 입을 열었다.
“이제부터 이름을 부르는 군관들은 앞으로 나오라. ○군단 ○사 ○연대 중대장 김○○….”
살기가 서린 목소리였다. 호명된 이들에게 곧 큰 불행이 닥칠 것이라는 기분 나쁜 예감이 체육관을 휘감았다. 금방까지 열띤 환호성으로 떠나갈 듯했던 체육관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침 삼키는 소리도 들릴 정도의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공포에 사로잡힌 10여명의 군관들이 호명 순서대로 앞에 나섰다. 그중엔 사단 정치위원과 간부부장 등 사단급 고위 군관도 2명 포함됐다.
김정은이 서류철을 열었다. 그가 꺼내든 것은 사진 몇 장이었다.
“야! 너 이거 기념으로 가져.”
김정은은 10여명에게 한 장 한 장 사진을 던져주듯 넘겨주었다.
당시 대회에 참가했던 참가자의 증언에 따르면 사진을 받아들고 돌아서는 군관들의 얼굴이 순식간에 흙빛으로 변했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모습이 멀리서도 보였다고 한다.
주석단 아래서 대기하던 군인들이 사진을 받아들고 내려오는 군관을 차례로 양팔을 잡고 밖으로 끌어냈다. 사단급 간부 두 명은 그 자리에서 견장을 뜯어냈다.
“저 사진 뭐지?”
궁금증에 답이라도 해주듯 김정은이 고래고래 분노를 터뜨렸다.
“저놈들은 어제 내 앞에서 잔 놈들이다. 내가 젊으니까 우습게 보여?”
전날 김정은이 참석한 회의에서 존 것이 죄였다. 보이지 않는 카메라들이 자신들을 놓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수만 명이 꼼짝없이 앉아 지루한 연설을 몇 시간이나 듣다보면 조는 사람이 없을 리 없다. 예전엔 대회에서 조는 것이 죽을죄라고 여겨지던 풍토도 아니었다.
하지만 김정은은 단단히 벼르고 졸았던 군관의 사진과 신상까지 직접 챙겨들고 나온 것이다. 고함소리는 계속 이어졌다.
“야, ○군단장. 저 자식이 당신 군단 소속이지. 똑바로 관리해.”
김정은의 눈길이 닿는 곳마다 군관들이 머리를 숙이고 사시나무 떨 듯 부들부들 떨었다. 증언자 역시 “떨려서 죽는 줄 알았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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