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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4/16 22:58:10
Name Timeless
Subject [유머] 화장실 이야기
인생에 위기라는 것이 몇 차례 쯤은 있기 마련이죠.

그 위기 중에 화장실에 관련 된 위기.. 물론 저도 화장실에 관한 위기가 몇 차례 있었습니다. 정말 절대절명의 위기더군요.. 시험을 밀려쓴다던지 이런 것은 비교도 할 수 없는 그런..

그 위기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1

벨기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도착했는데 제 친구 중에 한 명이 표정이 별로 좋지 않고, 시무룩해져 있었습니다.

알고 봤더니 얘가 화장실을 계속 참고 있었던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나라는 보통 지하철역에 화장실이 다 있지만 벨기에는 그렇지 않더군요.
(외국은 화장실이 잘 없어서 여행객 입장에서는 고생이죠..)

어쨌든 친구는 참다 참다 백지장 처럼 하얗고, 구겨진 얼굴을 하고는 지하철역을 향해 달렸습니다.

그리고 몇 십 분 후 화기애애한 얼굴을 하고 돌아오면서 이야기를 하더군요.

"야~ 자기 애가 차에 깔렸는데 엄마가 그거 들고 애를 구했다는 이야기 정말 사실일거야"

왠 뜬금 없는 소리를 하는 걸까 했더니..

"방금 지하쳘역 갔는데 화장실 같이 생긴 곳 문이 잠겨있더라고.. 근데 이미 나는 완전 한계였거든.."

"헉.. 그래서?"


"응. 그래서 문 뜯어버렸어"


-.-;;;






#2
사이판에서 돌아오는 비행기가 아침에 인천에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화장실에서 세수와 양치를 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습니다.

제 친구가 세수와 양치를 하러 들어갔는데 한 남자와 아슬아슬한 차이로 먼저 들어갔습니다.

그 남자는 화장실 벽에 손을 짚고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여자애들은 세수와 양치를 하더라도 제법 걸리죠(가는 김에 화장실 일도 봤을 수도 있죠).

그 남자는 다리를 떨기 시작했습니다.

안절부절 못하던 그 남자는 다른 화장실에도 가보았으나 다들 만원이었습니다. 다시 처음 자리로 돌아온 그 남자는 이제 벽을 잡고 마치 테크노를 추듯 몸을 흔들기 시작했습니다.

더 있자 남자는 이제 아예 벽에 붙어서는 조금씩 떨기 시작했습니다.

보다 못한 제가 화장실쪽으로 가자 그 남자는 절 경계했습니다. 제가 새치기라도 하면 그 남자는 정말 큰일이니까요.

"She,in this restroom, is my friend. I'll call her"

라고 말한 후 친구를 불렀습니다. 친구가 나오자 그 남자는 재빨리 들어갔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 남자가 나와서는 두리번 거리더니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엄지를 치켜 들어 보이며

"Thank you, guy"

하더군요. 표정은 #1에서 제 친구처럼 화기애애했습니다.






#3
제가 여자친구를 사귄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입니다(100일도 채 안됐을 때). 그 쯤에는 누구나 잘 보이고 싶고, 나쁜 모습은 숨기고 싶지 않습니까?

그 날은 점심 식사를 남자들이 힘들어 할만한 메뉴인 크림 치즈 스파게티로 한 후 배가 슬슬 아픈 것 아니겠습니까..

시계를 보니 그 애가 돌아가기 까지 앞으로 2시간..

'그래.. 할 수 있어 나는..'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악세서리를 고를 때도 저는 순간 웃음(장시간 웃음은 불가능..)을 지으며 잘 어울린다는 말도 잊지 않았죠.

이제 그 애가 인천가는 버스를 탈 때가 다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계에 이르렀습니다. 도저히, 어떻게 해도 버틸 수 없는 상황..

이제 조금만 가면 터미널이고, 앞으로 길어야 10분이면 무사히 끝낼 수 있는데..

제 상황은 1초 아니 0점대의 초까지 헤아려야 할 정도였습니다.

"어디 아파? 얼굴이 창백해"

결국 참을 수 없어서..

"미안해!!"

하고는 무작정 뛰었습니다. 화장실을 찾아서..


다행히 우리나라에는 화장실이 많이 있더군요.


정신이 들자 이제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여자친구한테 미안하다는 말만 남기고 달렸기 때문이죠.

여자친구한테 문자가 와있더군요.

"괜찮아?"

"어디야?"




뭐 지금까지도 놀림당하는 소재입니다-.-;;






#약간은 다른 화장실 위기
고등학교 때 일도 기억이 나네요.

남녀 합반인 고등학교라 1학년 초반에는 상당히 긴장했습니다.

중학교때는 여자라는 생물과 거의 컨택이 없었기 때문이죠.

그러던 학기 초의 어느 날 집에서 여유 있게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있었습니다.

"때르르릉" 흥겹게도 전화가 오더군요. 그 날은 워낙 시원하게 일이 풀려서(?) 전화벨 소리에도 어깨춤이 절로 나더군요.

형이 전화를 받았습니다.

"야! 여자한테 전화 왔다!"

하지만 저는 아직 진행중이라.. 형에게 조용히 말했습니다.

"형. 나 화장실"

형은 그러냐면서 다시 전화를 받는데...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지금 똥 싼다고, 다 싸면 전화하겠데"


학기 초.. 여자애들에게 그래도..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사춘기 소년..

다음 날 부터 그 여자애와는 서먹서먹해졌습니다..




여러분의 화장실 위기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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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어트
06/04/16 23:00
수정 아이콘
한창 재밋게 읽다가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어안이 벙스벙스 ㅇ_ㅇ
쳇.. 결론은.. 그거란 말이지.. 쳇-_-

재밋게 잘 읽다 갑니다 ^^
06/04/16 23:04
수정 아이콘
뭐 지금까지도 놀림당하는 소재입니다-.-;; 에서 우울해지네요.
좀더 훈훈한 결말이길 원했습니다.
shOt★V
06/04/16 23:04
수정 아이콘
맥주 많이 마시고 집에 오는 길에 오줌 마렵기 시작
아파트 1층에 도착해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는데
엘리베이터가 맨 위층에 가있더군요 -_-
결국 아파트 앞 화단에다가 질렀습니다(?)
플토정석최고
06/04/16 23:09
수정 아이콘
흠...결말이 이글을 보는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네요...흥행을 위해서라면 마지막에 그렇게 놀림당하더라도 그때가 좋았습니다....이런식으로 맺어주시길....^^;;
06/04/16 23:11
수정 아이콘
아.. 비행기는 남여구분없는 화장실이구나..
06/04/16 23:17
수정 아이콘
사이판->서울(인천)은 모든 비행기가 사이판(새벽출발)->서울(역시 새벽도착)
이더군요..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근데 난 왜 이런글 달고있는거지?-_-)
드론찌개
06/04/16 23:22
수정 아이콘
요지는 '지금까지도'
사상최악
06/04/16 23:31
수정 아이콘
뭐 지금까지도 (어떻게 그런 일로 차이냐고 술자리에서 친구들에게) 놀림당하는 소재입니다-.-;;

중간에 생략돼있네요.
Sidnei Kendrick™
06/04/17 00:01
수정 아이콘
근데 항상 공감할 수 없었는데 오늘에야 공감하는 바인데요..
글을 조금 읽어내려가다가 문득 Timeless님 글일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버렸습니다..
왜일까요? 훗..
Zakk Wylde
06/04/17 00:22
수정 아이콘
뭐 지금까지도 놀림당하는 소재입니다-.-;; 라는 문단을 보고..
외쳐봅니다 의닥공^^
탐레스님 여행이 즐거웠나봐요 부럽다 ㅠ_ ㅠ
타조알
06/04/17 00:28
수정 아이콘
히히 ^^ 복귀하셨군요~ 보고싶었어요~~
이쥴레이
06/04/17 00:29
수정 아이콘
06/04/17 00:30
수정 아이콘
요동치는 위장을 왼손으로 부여 잡고 4초정도 흔든 콜라처럼 폭발하려는 똥구멍에 바짝 힘을 주고 부랴부랴 화장실을 달려간 적이 있었습니다. 뭐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때는 정신이 없습니다. 바지를 딱 내리고 1초만에 방대한 분뇨가 분출이 되면서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그리고 3초 후에 주변으로 진한 향이 번지는 암모니아 향기와는 상관없이 얼굴은 미소를 짓고 있죠. 이쯤에서 나오는 레퍼토리. 아뿔사, 휴지가 없구나.

고민 끝에 안경닦이로 처리 했습니다.

예. 다들 아시는 손바닥 만한 안경닦이 입니다.

한번 닦은 걸로는 찜찜해서 접어서 한번 더 닦았습니다. 그런데 두번째에도 많이 묻어 나왔습니다. 10초 정도 고민하다가 한번 더 접어서 닦았습니다. 아슬아슬 했습니다.
06/04/17 01:57
수정 아이콘
저는 과음을 한 후 다음날 아침에 어김없이 찾아온 노크에 화장실로 달려갔었죠..
근데 이상하게도 그날따라 휴지는 없고...근데 전에 살았던 사람(여자인가 봅니다..)이 반쯤 써버린 멘스 처리용 종이(?)가 있는겁니다..
아...
태바리
06/04/17 10:45
수정 아이콘
비오는날 친구들이랑 술을 마시다가 A라는 친구가 화장실을 갔는데 한참뒤에 오더군요. 그때는 말을 안하다가 한달정도뒤 술마실때 그때 예기를 말해주더군요.
술마시던 곳이 같이 술마시던 친구 B의 자취집에서 5분거리라 거기로 갔는데, 그 5분거리가 어찌나 멀던지 겨우 도착해서 화장실문을 여는 순간 도저히 못참아 변기 바로 앞에서 엉덩이만 까고 그만...ㅡ,.ㅡ; 그런 경우 대부분 점액질상태라 퍼내는데 시간 걸리고 바닥씻어내고 샤워하느라고 오래걸렸다고 하더군요.
몇년전 예긴데 친구 B는 아직 이사실을 모릅니다.
마술사
06/04/17 13:02
수정 아이콘
timeless님 유머솜씨의 진보가 엄청나요....
여자예비역
06/04/17 17:43
수정 아이콘
이게 선물이야..? 크흑.. 나름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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