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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4/10/25 23:05:51 |
Name |
스웨트 |
Subject |
[스포츠] [스포츠] [야구계층] [소설] 이상학의 답안 |
"뭐..뭐라구요?"
품 속에 넣어둔 담배가 어디에 있나 손을 넣어 찾아본다. 담배.. 담배가 필요하다.
멈춰져 있는 표정과는 다르게 손은 빠르게 담배갑에 다가가고, 애꿎은 담배만 머리에 화상을 입으며 연기를 내뱉는다.
"내부.. 승진 쪽으로 간다는 거군요."
직업이 직업인지라 소문은 남들보다 빠르게 들을수 있다.
한화 기자로 생활한지 오랜기간, 스스로 한화 팬임을 자부하며 살아왔다. 그러한 그에게 그동안의 경기는 아픔이자 시련이었다.
886899 .. 웃고 울게 만드는 야구판에서 그는 한숨을 내쉬며 경기에 대한 리뷰를 써야 했고, 그가 피워대는 담배의 갯수만큼 한화의 패도 늘어났다. 한화는 언제쯤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글쎄..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언젠가 기사를 쓰며 한번쯤 생각해 봤었던 그 자신에게 질문이었다. 한화를 바꾸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그에게 떠오른 답안은 "정신"이었다. 계속해서 지기만 하던 패배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선수들의 마음속에 다시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지게끔 해야 한다 였다.
그는 2년 전 한국역사상 최고의 감독이 왔을때 그 질문에 대한 답안을 풀어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 믿음은 다르게 나아갔고, 2년연속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선수들은 오히려 소모되어 갔고, 안된다는 표정들로 가득했다. 경기에서 져도 웃는 모습을 보면서 기사를 쓰다가 멍하니 타자를 치던 키보드에서 손이 움직이지 않은 적도 많았다.
그렇다면 김성근 이라면..?
김성근 감독이라면 김응룡감독이 성공하지 못한 그 일을 해낼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프론트의 반대가 심할 것이다. 그건 비단 우리 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팀또한 꺼려할 것이다. 하지만 그분을 데려 오지 못한다면 아마 계속해서 지금의 상황이 진행형이 되겠지.
그 마음을 가지고 버텨왔던 그이다. 김응룡감독의 계약이 끝나면 새로운 감독님이 오시는 그날이 오면.. ..
.. 그렇지만 그가 듣고 있는 이야기는 "내부 승진" 이었다.
아마 그것은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이미 폭포를 타고 흘러 내려가는 나뭇잎과 같을 것이다. 나뭇잎은 밑으로 떨어질 것이지 위로 올라가지 못할 것이다. 그것이 순리 니까.. 그렇게 되기로 예정이 되어 있었으니까..
정녕 바꿀 수는 없을까?
그는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 보았다. 순간 의자를 기대어 뒤로 넘어가 있던 몸이 앞으로 용수철 처럼 튀어 나왔다.
나는 힘이 없다. 하지만 그들이라면 바꿀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동면하는 곰과 같이, 그저 가만히 있을 뿐이다. 언제나 그래왔다.
그들은 언제나 허허허 였다. 응원하는 팀이 꼴찌를 해도, 20점 이상으로 점수차이를 내며 져도, 남들이 보살이라고 놀려대도 허허허 웃으며 넘겼다. 어쩌면 그들도 나와 같은 마음이겠지. 이 팀이 항상 꼴찌만을 하길 바라지 않을 것이다.
그들을 움직여야 한다. 그들만이 이 상황을 반전 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선풍기 바람을 내는 팬 처럼 그들이 움직일때 이 팀이 하늘로 비상할수 있는 바람을 내게 할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그는 다시금 담배에 손을 댄다. 뻐끔 뻐끔.. 담배머리는 불에 타들어간다. 그의 마음도 타들어갔다.
그리고 생각했다.
' 그들 또한 타들어가게 해야 한다!'
분노만이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생각했다. 그 생각을 하니 해야 하는 행동은 하나 뿐이었다.
최대한 팬들이 분노할 수 있게끔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그는 담배를 피던 손가락으로 담배를 끄고 키보드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기사가 올라갔다.
"한화 내부승진 유력"
사람들은 나에게 분노할 것이다. 하지만 프론트에게도 분노 하겠지.
분노 따위는 참아주겠다. 대신 그 분노로 나에게 답안을 보여다오.
그의 입가가 씁쓸하게 위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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