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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0/07 22:21:24
Name Kronen
Subject [기타] [기타] 가수 이적씨가 중3 때 쓴 시
엄마의 하루

                                                이동준 (본명)

습한 얼굴로 am 6:00 이면

시계같이 일어나

쌀을 씻고 밥을 지어

호돌이 보온 도시락통에 정성껏 싸

장대한 아들과 남편을 보내놓고

조용히 허무하다.


따르릉 전화 소리에 제2의 아침이 시작되고

줄곧 바삐 책상머리에 앉아

고요의 시간은 읽고 쓰는데

또 읽고 쓰는데 바쳐

오른쪽 눈이 빠져라

세라믹펜이 무거워라


지친 듯 무서운 얼굴이

돌아온 아들의 짜증과 함께

다시 싱크대 앞에 선다.


밥을 짓다

설거지를 하다

방바닥을 닦다

두부 사오라 거절하는

아들의 말에

이게 뭐냐고 무심히 말하는

남편의 말에

주저앉아 흘리는 고통의 눈물에

언 동태가 되고

아들의 찬 손이 녹고



정작 하루가 지나면

정작 당신은

또 엄마를 잘못 만나서를 되뇌시며

슬퍼하는



슬며시 실리는

당신의 글을 부끄러워하며

따끈히 끓이는

된장찌개의 맛을 부끄러워하며


오늘 또

엄마를 잘못 만나서를

무심한 아들들에게

되뇌이는


'강철 여인'이 아닌

'사랑 여인'에게

다시 하루가 길다.


----------------------------------------------------


중3 때 이적씨가 어머니 생신을 까먹고 당일날 급하게 쓴 시라고 하네요.

역시 예술적인 재능은 타고나야 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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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라 맛동산
14/10/07 22:28
수정 아이콘
엄마 사랑해요 ㅠㅠ
몽키.D.루피
14/10/07 22:28
수정 아이콘
원래 예술은 마감에 직전에 훌륭한 작품이 나오는 법이죠.
어둠서리애니비아
14/10/07 22:32
수정 아이콘
흐잌
New)Type
14/10/07 22:37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최고의 작사가 중 한명인 종신이형도 입금과 마감의 힘을 이야기 한적이 있죠.
종신이형이 월간 윤종신을 꾸준히 끌고 가는 원동력도 마감의 힘?
14/10/07 23:18
수정 아이콘
정답
王天君
14/10/07 23:55
수정 아이콘
제가 예전에 독후감 써야 하는 게 있었는데 그걸 까먹고 있다가 마감 시간 30분 전에 알았거든요.
알바하면서 황급히 써서 냈는데, 진짜 평소엔 생각도 못하던 게 어쩜 그리 번개같이 솟아오르던지
그달 최우수 독후감으로 선정되서 책 받았네요 크크
아티팩터
14/10/07 22:29
수정 아이콘
시 쓰는 것보다 두부정도는 사드리는게 효도지! ...는 문학적 허용으로.
스테비아
14/10/07 22:30
수정 아이콘
이적씨 어머니도 유명하신 분이죠.
원래 누구누구씨 아들 이적 이렇게 불리다가 패닉 데뷔후 이적 엄마 누구누구 이렇게 바뀌었다고..
14/10/07 22:59
수정 아이콘
자식 셋이 다 서울대...
14/10/07 22:39
수정 아이콘
애초에 가수 안해도 서울대였으니...그냥 사는 세계가 다르다고 밖에...
14/10/07 22:39
수정 아이콘
문학적 재능도 재능이고 이런내용을 생각 할 수 있다는 중3 이적씨가 굉장히 기특하네요

철이 들어 보입니다

그래서 일부로 시소재로 쓸려고 두부심부름 거절했나...
손가락귀신
14/10/07 22:57
수정 아이콘
괜히 패닉의 정류장이 나온거 아니에요..
데오늬
14/10/07 22:58
수정 아이콘
아들에게 생일선물로 시를 받으면 기분이 어떨까요?
레지엔
14/10/08 02:17
수정 아이콘
이 ** 이걸로 떼울라고?!
데오늬
14/10/08 15:35
수정 아이콘
낄낄낄낄
회귀선우회
14/10/08 01:04
수정 아이콘
부모잘둔 자식이 가장 복받은게 아니라
좋은부모밑에서 자란 사람이 가장 복받은거지요
Judas Pain
14/10/08 07:55
수정 아이콘
패닉 2집 mama..
minimandu
14/10/08 11:32
수정 아이콘
김진표랑 이적 어머니가 친구라 어릴적부터 친했는데,
이적은 동네에서 알아주는 천재였고, 김진표는 알아주는 양아치였다고
김진표 본인이 밝혔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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