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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9/15 15:23:35
Name 잔인한 개장수
Subject [기타] [기타] 학창시절 일진만난 썰.
나도 내년이면 28살이고 일진이니 대가리니 하는거..

그런거 잊을때도 한참 지났는데 어제 왜 그랬나 모르겠다

어제 동성로 준코에서 오랜만에 친구 두명이랑 만나서 버터 옥수수 그릴이랑

수박화채 기본 시켜서 소주 마시고 있는데 건너 테이블에 아무리봐도

낯익은 사람이 있는거라.. 그래서 화장실 가는척 하다가 슬쩍 자세히 봤는데

왜 학창시절 일진 중에.. 덩치나 키가 큰건 아닌데 그래도 잘생겼거나

깡이 있거나.. 아니믄 재밌는 놈이거나 그런 경우라서 일진이 됐고 같이

어울려다니는 일진이 있었을거야 무슨 말 하는지 알듯..

보통 그런 애들이 아래사람들 더 악랄하게 대하는 편인데 키나 덩치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인지.. 아무튼 그랬던 애 인데

10년 가까이 세월 지났어도 키는 별로 안컸더라.. 어쨋든 처음엔 별생각 없이

그때 그놈 이구나 하고 자리로 와서 내 친구들이랑 계속 술 마시는데

술이 한병 두병 들어갈수록 취기도 오르고 호승심도 오르면서 옛날에

그놈한테 롤케잌 사다바치고 연필 반듯하게 깍아서 필통에 넣어주고 하던..

그 시절이 자꾸 생각나는거야 결국은 3병째에 나도 모르게 몸이 먼저

벌떡 일어나지더니 그놈 있는 테이블로 갔음.. 키도 나보다 작겠다 까짓거

싸움나면 하면 되지 하면서.. 그놈도 친구들인지 여자애들이랑 여러명 모여있길래

그래.. 여자들도 있는데 내가 이 새X 망신 주면 진짜 제대로 복수 하겠구나..

하면서 그놈 테이블로 딱 가서

야.. 이렇게 부른 다음에 걔가 나 올려다보는 순간에 그놈 앞에 있던

피처잔에 남아있는 맥주 걔 머리에 쏟아버렸음.. 전부 놀래서 입도 못떼는데

내가 최대한 무서운 표정 지으면서

야.. 최형규.. 내 지형이다 이지형.. 기억하나? 니 똥꼬 3년 빨아주고

니 등교 할때마다 폭죽 터뜨려줘야했던 버러지 X끼.. 기억이나 하나?..

이랬는데 그 순간에.. 아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갑자기 눈물이

왈칵 나와서 잠깐 말이 끊겼는데 그때 형규 이 놈이 갑자기 일어나더니

내 어깨 감싸면서 진짜 너무 다정한 목소리로

지형이.. 당연히 알지 내 나이 이마이 먹고 옛날 생각하면 진짜 부끄러웠는데..

특히 니 떠오를때마다 내가 왜 그켓나 싶더라.. 동창회나 어디나

함 만나면 내가 그때 일들 진심으로 사과할라고 켓는데.. 마침 이래 됐네

지형이.. 내가 정말 미안했다 그때는 내가 니 보다 더 철없었다 아이가?

이러면서 나 토닥여주는거라.. 그놈이랑 같이 있던 여자들도 무슨 드라마

주인공 보듯이 형규 바라보고.. 내가 생각한 그림은 이게 아닌데 시발

그렇다고 맥주 처맞고도 웃으면서 사과 하는 사람을 내칠수도 없고

내가 눈물 흘리는거 술집 안에 사람들 다 봤고.. 그냥 빨리 벗어나고 싶어서

대충 웅얼웅얼 괜찮다.. 사과 받아준다.. 이러고 내 친구들쪽 돌아보지도 않고

바로 술집 빠져나옴.. 술집 문 열고 나가는 순간에

형규 있는 테이블에서 와하하하하 꺄르르르륵.. 웃음 소리 터져나오던데

아.. 죽고싶다 사람들 스마트폰으로 찍는 사람도 있던것 같던데..

술값 자기들이 냈고 우리는 지형이 니 다 이해한다고 어제 같이 있던 내 친구들

자꾸 문자 오고 하는데 이게 더 비참하다 내가 왜 그랬지 시앙..

========================

원출처: 디시 야구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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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티레브
14/09/15 15:27
수정 아이콘
실..실패!
마스터충달
14/09/15 15:29
수정 아이콘
제가 보기에 이 글을 개장수님이 퍼오신건 '개'과천선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speechless
14/09/15 15:30
수정 아이콘
이래서 아픈 기억을 빨리 잊어버러야 되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그 때의 기억은 선명하고 얼굴도 기억하는데
다시 만나면 알아볼 자신은 없네요.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압도수
14/09/15 15:30
수정 아이콘
그래도 맥주라도 부어준걸 나중에 시원하게 생각할걸요
14/09/15 15:30
수정 아이콘
어... 이 이야기 구조가 정말 좋네요. 실화라면 정말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남고, 설령 흔히 말하는 주작이라 해도 아주 좋은 글입니다. 영화 밀양 생각이 납니다.
사악군
14/09/15 15:32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저도 이런 저런 생각이 드는군요..
언뜻 유재석
14/09/15 15:33
수정 아이콘
개장수님 야갤하니? 아.. 이게 아니지...

힘내세요 개장수님..~
14/09/15 15:35
수정 아이콘
언뜻 유재석님 야갤하니? 아.. 이게 아니지...
레지엔
14/09/15 15:34
수정 아이콘
왜 맥주를 붓죠(..) 보통 저 정도 원한이 있으면 맥주잔을 박는거 아니었...
14/09/15 15:36
수정 아이콘
그럼 바로 님고소... 시전을 당할...
Siriuslee
14/09/15 15:35
수정 아이콘
기승전광을 기대했는데..
뭘해야지
14/09/15 15:37
수정 아이콘
역시 왕따당할바에 가해자가..
당근매니아
14/09/15 15:37
수정 아이콘
독기가 부족하군요.
'미안할 거 그때 왜 그러냐 XX야' 로 이어지면 되는데.
사악군
14/09/15 15:39
수정 아이콘
본문으로 봐서는 고교시절에 당한 것도 아주 심하진 않아서 독기가 그정도로는 안쌓인듯 해요..-_-;
당근매니아
14/09/15 15:42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제 원수들 만나면 앞뒤 설명 없이 일단 뒷통수 잡아서 테이블에 메다꽂고 시작할 거 같긴 합니다[.....]
로마네콩티
14/09/15 15:41
수정 아이콘
그럴 독기가 있으면 저렇게 안시달렸을겁니다. 독기가 없고 순순히 당해주는 애들을 일진놈들이 괴롭히죠.
14/09/15 15:40
수정 아이콘
현피를 뜨든 키배를 뜨든 먼저 마음의 여유를 잃은 놈이 지는 놈 ㅠ
켈로그김
14/09/15 16:05
수정 아이콘
테이블 치우고 위에 올라가서 시작을 했어야지..
14/09/15 16:20
수정 아이콘
아...
iamhelene
14/09/15 16:22
수정 아이콘
으잌크크크크크..
14/09/15 16:26
수정 아이콘
뿌직뿌직?
쌀이없어요
14/09/15 16:31
수정 아이콘
아.. 이 댓글 좋네요크크크크크크
바스테트
14/09/15 17:06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크
흑백수
14/09/15 19:01
수정 아이콘
그랬으면 내일부터 인터넷 스타? 크크크크크크크
원래다그런거야
14/09/16 08:48
수정 아이콘
저는 얼마전에 백화점에서 여친님과 쇼핑하다가 중딩때 거의 매일같이 싸웠던 철천지 원수같았던 친구를 만났습니다.
흔히말하던 일진의 꼬봉같은걸 하던 친구놈인데, 정말 버르장머리도 없고 그당시에 그친구는 약간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나 싶을정도로 여기저기 시비를 걸고 다녔거든요..
솔직히 시간도 꽤 흐른지라 별 다른 감정은 없었으나, 막상 얼굴을 보니 그때생각이 나면서 정말 얼굴을 한대 세게 후려갈겨주고싶더군요.
근데 그놈도 여자친구인듯한 여자분과 쇼핑중이다가 나를 발견하더니 다짜고짜 저한테 달려오는겁니다.
그러더니 하는말이 "야 C Foot 이게 얼마만이냐 진짜 반갑다. 뭐하고 사냐?" 하면서 방긋 웃더군요.
그렇게 해맑게 웃는거 첨봤는데, 괜히 보자마자 적대감부터 들었던 제가 부끄럽더군요.
그래서 간단히 인사나누고 서로 근황을 좀 묻다가 각자 쇼핑하러 갔던 기억이 있네요.
뭔가 그친구가 개과천선한 느낌이라 훈훈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론 중딩때 그렇게나 친구들 괴롭히고 힘들게했던 싸이코같던놈이
지금와서 멀쩡하게 살고있는 모습보니 뭔가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너무 비관꾸럭지인지 몰라도 저처럼 그친구를 저주하던 친구들이 엄청 많았거든요.
그래도 지금이라도 정신차리고 사니깐 다행이다싶긴합니다만, 그래도 여자친구는 제여자친구가 훨씬 이뻐서 기분 좋았습니다?
Thanatos.OIOF7I
14/09/16 11:17
수정 아이콘
훈훈하다가 맨 마지막 줄...
길에서 내 만나지 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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