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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2/01 12:30:04
Name CrazyFanta
Subject [유머] 노트북 도난 당하면서 겪은 일들..
수년전 혼자 자취하던 방에 도둑이 들어 노트북(싯가 280만원 상당)을 들고갔다.
평소에는 잘 들고 다니다가 설마.. 하며 딱 하루 두고 갔는데 그날
도둑이 들었다.
그런데 이상한건, 숨겨놓은 노트북은 용케 찾아 들고 나가면서
눈에 띄는 소니 캠코더 가방에 들어있던 캠코더는 그냥 두고 간것이다.
그러면서 캠코더 전원 케이블을 또 들고 갔으니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자..
암튼..

바로 경찰에 신고해서 뜯겨나간 방범창에 지문감식을 했으나 나온게 없었다...
방범창을 손으로 잡아 뜯을 려면 성인남자의 힘이 필요했고,
창살이 빠지면서 소리도 났을테고 해서 혹 이웃집(한 집에 세 가구가 세들어 사는 구조)에 물어봤으나 한 집에서는 이상한 소리는 듣지 못했다고 하는데,
다른 한 집에서는 1시경 소리가 난것도 같다고 했다.

업무자료가 모두 노트북에 들어있는데다
(사실 노트북안에 국가 중요시설물의 CAD 도면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큰 낭패였다)
노트북이 없으면 당장 일을 할수가 없어 할수없이 새 제품으로 구매를하고,
혹시 도둑이 옥션이나 벼룩시장에 매물을 내놓지 않을까 싶어
매물검색을 하고, 벼룩시장, 교차로에는 '삼성, 엘지 노트북 고가매입' 이라는
광고를 고정으로 실었다.(참고로 내껀 삼성)
또한, 노트북엔 부팅시 CMOS 비번을 입력하도록 설정해 놓았으므로
범인들이 여간해서는 그 비번을 풀지 못하리라 생각했다.

일단 회사에 출입하는 삼성전자 서비스 기사에게 전화해서
개인이 노트북 COMS 패스워드 클리어 또는 해킹이 가능한지를 물어봤다.
절대 불가능하단다.
일반 데크탑의 경우 밧데리를 방전시키는 방법으로 패스워드 클리어가 가능하지만,
COMS 패스워드 3회 이상 불일치시 나타나는 오류코드번호를
삼성전자 전용 프로그램에 넣어서만 비번을 초기화 할수 있다고 했다.

또한, 노트북의 패스워드 클리어의 경우 출장접수가 불가능하고,
반드시 센터 방문해서 신분증을 확인해야만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처리 규정과 실제 상황은 다른법...
혹시나 싶어 1588-33** 으로 전화해서 상담원을 연결해보았다.

'군에 간 동생의 노트북을 사용중인데, 설정을 변경하려고 CMOS 세팅으로
들어갈려니 패스워드가 잠겼다. 급하니 빨리 풀어 달라, 에러 코드를 불러주겠다'
고 했으나 상담원은 신분증을 가지고 센터로 나와야 가능하다고했다.
협박도 하고 큰소리도 쳐 봤으나(그 상담원에게 좀 미안했지만..)
대답은 한결 같았다..

그리고, 노트북 시리얼번호를 분실등록해 놓으면,(분실에 대비해서
시리얼 번호를 복사해 두었음)
나중에 혹 서비스에 접수가 되면 원 주인에게 알려주는 시스템이 있는지를
물어 보았으나 없다고 했다...
그런 시스템이 있으면 좋으련만...

아무튼... 그 도둑넘이 삼성전자 서비스 직원을 끼고 작업하지 않는 이상
직접 패스워드를 풀지는 못할테고,왠만한 배짱으로는 센터에 들고가지는
않으리라 생각했다..

나중에 안되면 분해해서 HDD, cpu, 모니터.. 등으로 부품용으로 처분 할려면
할수는 있겠지..

그리고 또한가지 이해되지 않는 점은, 캠코더를 가져가지 않은 것이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델은, VJ특공대에서 VJ들이 흔히 사용하는 소니 모델이었다.
대부분 회사에 두고 다녔으며, 개인적으로 동영상 작업할 일이 있을때만
가끔씩 들고 왔을 뿐 노트북 처럼 매일 들고 다니지는 않았다...

'범인은 내 주위에 있는 사람이다'는 말이 있다.

그넘은 내가 주말이면 본가에 들르기 위해 집을 비우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노트북을 들고 다니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내가 사는 방도 알고 있었다,

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가끔 창쪽에서 담배 냄새가 날 때가 있었는데,
좀 이상한 생각에 다음날 나가보면, 담배꽁초가 몇개 떨어져 있을때도
있었던게 생각이 났다...

우선 집 내부 사람들이 의심되었다..
그리고 버려진 꽁초들의 몇개 수거해서 상표를 보았다...

상표가 제각각 이었다...
그리고, 그중엔 밟아서 끈 꽁초가 몇개 보였다.

남자들이 밖에서 담배를 피우다 끌때,
땅에 그냥 버리던가,
손가락 끝으로 끝부분을 튕겨낸 후 버리던가
바닥에 떨어트린후 밟아서 끄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바닥에 밟아 끈후 다시 주워 던지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다시말해, 납잡하게 찌그러진 꽁초들은
누군가 이쪽으로 집어 던진게 아니라, 여기서 내방 창문 앞에서 피웠다는걸
의미한다.
도둑질을 하러 온 넘이 감히 창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침이 잔뜩 묻은 증거물을 바닥에 떨어트리진 않을것이다.
아마도 그건 며칠간 관찰하면서 피운 담배일 가능성이 컸다...

그 몇개의 담배를 수거해서 담당형사에게 증거로 줬다.
그게 범인이 누구인지는 밣혀 내지는 못하겠지만,
나중에 범인이 잡혔을때 자백을 받아 내기위해서는 유용하게 쓰이리라 싶었다.

그리고,
우리집 바로 앞에는 중국집이 있다.
그 앞에는 배달하는 알바의 친구들로 보이는 껄렁한 애들이 늘 같이 놀고
있었는데, 그놈들은 내가 늘 집앞에서 검정색 노트북 가방을 들고 차에서 내리는걸 자주 보았으리라...
얘네들은 노트북만 노리고 있어서 침입해서 다른건 뒤져볼 시간이 없이
급히 나오느라 캠코더 가방을 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컸다...

..

그리고, 같은 집의 '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아저씨도 수상했다..

이가 빠진 방범창을 내가 한번 빼 보았는데,
지렛대를 집어넣어서 낑낑거리면서 한참을 비틀어서야
'타닥' 하며 빠졌었는데, 조용한 밤중에는 꽤 큰소리로 들렸을 텐데
왜 안들렸다고 했을까..?

나는 집주인을 찾아가서 같이 사정을 얘기하고 세를 들어 있는 3가구의 계약서를
잠깐 보자고 했다.
거기에 적혀있는 세대주의 이름과 주민번호를 적어와서 담당형사에게 보냈다.
혹 전과가 있는지 조회해 달라고 했다....

--------------

그리고 3일후 중대한 실마리가 잡혔다.

도난 3일째 되는 날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다.
일반전화에서 발신한 번호였는데, 마침 결재 중이라 전화를 받지 못했다.
다시 2분후(핸드폰 발신시간 확인하니 2분 간격이었음)
같은 국번의 다른 번호로 전화가 와서 전화를 받았다
'안녕하세요? 이**씨죠?"
30대 중후반 정도의 목소리였다.

'그런데요? 누구십니까?"
'아.. 여기 ** 경찰서인데, 노트북 분실하신거 어느 서에 신고하셨나요?'
'아, 예.. 북부서에 신고했습니다.. 노트북 찾았나요?'
'예, 지금 장물로 처분할려는거 찾아서 ## 경찰서 형사과에 보관중이니까 찾아가세요. 지금 바로 오실수 있나요?'
'예 지금 가겠습니다...'
'그런데.. 본인 확인차 노트북 부팅 비번을 좀 확인해 주실래요?'

순간 좀 이상하다 싶었다..
형사가 내 전번을 아는건, 노트북에 내 명함이 꽂혀 있어서일텐데,
왜 내가 주인인걸 확인 할려고 할까 싶어,
'예, 그건 제가 도착해서 풀어 드리죠'
'예~ 알겠습니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2분 정도 통화를 했음)


즉시 경찰서로 출발을 했다..
승용차로 30분 정도 걸리는 길이었는데,
지리를 잘 몰라서 발신된 번호로 전화를 했다.
그런데 계속 통화중이었다,
수차례 시도를 해도 계속 통화중이었다.

좀 이상하다 싶어 한국통신에 있는 선배에게 전화를 해서
사정을 설명하고 전화번호가 경찰서꺼 맞는지 확인을 요청했다.
보통 큰 건물내 교환기가 있는 경우 국번의 마지막자리가 0번으로 끝나는걸로
알고 있었는데, 그 발신번호가 그렇지 못한점도 맘에 걸렸다.

조회결과 공중전화였다. 그 두번호 모두 다...

그렇다.. 범인(들)이 비번을 풀지 못해 전화를 했던 것이고 그들은 실패했다.

그러나 혹시나 하는 맘에 그 경찰서에 전화를 하고, 형사과로 찾았다.
당연히 그런 일은 없었다.

그곳의 형사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방금 걸려온 이 전화번호 부근에
범인들이 있으니 위치 확인을 하고, 순찰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그렇게 할려면 조서 꾸며서 한국통신으로 문서 보내고 받고 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고 했다.

다시 선배에게 부탁해서 그 공중전화의 주소를 조회해 달라고했다.
날이 어두워졌다...

다음날 그 주소를 들고 인터넷 검색으로 대강의 위치를 파악한 뒤
공중전화를 찾아보았다.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점이 있다,

공중전화로 휴대폰으로 전화를 2분정도 할 경우, 중간중간 동전이 떨어지는 소리가 날테고, 만일 내가 그 소리를 들었다면 공중전화임이 쉽게 들통이 났을텐데
나는 동전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동전이 떨어지지 않는 공중전화?
지금은 많이 없어졌지만, 전화카드를 사용하는 전화도 낙전 소리가 들린다.
IC카드 전화도 마찬가지..

공중전화에서 동전이 떨어지는 소리가 나지 않게 할려면,
신용카드로 전화를 하면 될것 같았다.
테스트 결과, 한국통신의 동전+신용카드+IC카드 겸용 공중전화가의 경우
신용카드로 전화를 하면 낙전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런 전화기라면 형태가 특이하다..

선배가 알려준 주소 부근에서 아주 쉽게 그 두 공중전화를 찾을 수 있었다...
두 전화는 서로 붙어있지 않고, 300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다...

왕복2차로의 이면도로였는데, 차들의 왕래가 빈번해서 길가에 주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는 첫번째 전화를 한 후 2분만에 300미터를 주파해서 별 어렵지 않게
신용카드를 지갑에서 꺼내 삽입하고, 카드확인-발신까지 완료했다.
그넘의 이동수단은 무엇이었을까?
자전거는 아니고, 오토바이가 분명했다.
승용차를 이용하기엔 불편해 보였다.
중국집 놈들이 더 수상한 생각이 들었다...

나는 담당형사에게 전화를 해서,
1. 그넘이 발신한 두 공중전화를 확인했다.
2. 신용카드로 전화를 한것 같으니 신용카드 주인을 추적해 달라.
3. 내게 발신을 한 후 혹시 곧바로 (공범에게) 다른 번호로 전화를 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해 달라.
4. 그리고 혹시 모르니 지문을 채취해 달라...

담당형사는 알았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나는 전화기 주위를 더 살펴보았다..

두번째 전화기 바로 앞에는 새마을금고가 자리하고 있었다,.
은행에는 CCTV가 있기 마련인데...

혹시나 싶어 마을금고에 들어가 보니,
3대의 CCTV가운데 한대는 출입문 쪽을 촬영하고 있었고,
새마을 금고가 인도에서 3계단쯤 높은곳에 있어, 만일 전화부스에
사람이 있다면 허리 아래는 촬영이 가능한 상태였다...
빙고!

나는 뒷줄의 노아 보이는 사람에게 내 신분증을 보여주며
(당시 정부기관에 출입하고 있어 경찰관처럼 보이는 신분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내 입으로 경찰이라고 얘기하지는 않았다)
도난 사건을 조사 중인데, 협조를 부탁한다고 했다.

범인이 앞의 공중전화를 이용했는데, 200*년 1월 *일 &&시 부터 &&시까지
1번 카메라의 촬영 테잎을 보고싶다고 했다.
그분은 공문서가 필요하다고 했고,
며칠후 보내 주겠다고 하고 은행을 나왔다..

이제 담당형사에게 연락해서 문서만 보내면 된다.
이제 범인이 눈앞에 성큼 다가온것 같았다...

그러나 ..

이게 다였다..

나의 잦은 독촉에서 담당형사는 바쁘다며 내일 하겠다는 얘기만
반복을 했고, 수주 후에는
관내에 살인방화사건이 터져 연락조차 잘 되지 않았다.

한국통신에 있는 선배에게 내게 전화를 한 신용카드 번호를
확인해 달라고하니, 그건 수사기관의 공문이 없으면 안되는 일이라 했다.
그럴것이다.

벼룩시장에 낸 광고에서는 엉뚱한 제품만 구입문의가 들어왔고,
내가 있던 지역뿐 아니라 다른 지방의 노트북 매물광고까지 샅샅히
훑어 보았지만 의심가는 부분은 없었다.

경찰이 아닌 '일반시민'의 권한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

이제 더이상의 진행이 되지 않았다...


그로부터 몇달후..
내가 다 거의 잡아 놓은 윤곽을 놓치고 말았고,
범인은 영영 잡을 수 없었다.

매달 신용카드 청구서에서 할부로 구입한 노트북값이 빠져 나갈 때 마다

어떤 누군가에게 욕을 하며 위로를 했다.

훔쳐간 놈도 밉지만,

잡아주지 못하는 경찰이 더 야속했다.

나는 내가 '시간이 주어진' 경찰이라면 분명히 잡을 수 있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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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댓글을 보니 제가 한 행동이 불법이라 하시는데..

1. 집주인의 허락하게 전세계약서를 본것 - 이것 자체로 불법에 해당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2. 한국통신의 지인을 통해 공중전화 위치를 확인 - 내게 발신한 공중전화가 어디에 있는건지 확인하는게 불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발신한 신용카드 번호 조회의 경우 수사기관의 문서가 있어야 할테고 그래서 제가 더이상 접근하지 못했습니다.

3. 새마을금고- 제가 경찰이라고 얘기한적 없습니다,.사실,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들었지만(미필적 고의..??) 저는 도난을 당한 피해자이고 그 사건에 대해 피해자의 권한으로 조사중이었습니다.
CCTV를 본것도 아니고, CCTV테잎의 경우 수사기관의 문서가 필요하다고해서
담당경찰을 통해 보내주겠다고 답변했습니다...

---------------------------

댓글이 생각보다 많네요... ^^

댓글에 대한 답변입니다..

1. 전과조회는 제가 하는게 아닙니다. 그럴 능력도 없죠.
담당형사가 대신해줬습니다.

2. 한국통신에서의 일은 일단 접어두죠.

3. 새마을금고에서는.. 결론적으로 저는 CCTV를 보지 못했습니다.
기대도 하지 않았지요.
'도난사건을 조사중이다.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공중전화를 사용했는데,
아마 CCTV에 인상착의가 촬영되었을것 같다. CCTV를 보고 싶은데 어떻게하면 됩니까?

'수사기관에서 문서를 보내주시면 됩니다.'

이런 대화를 나눈게 불법이란 뜻인가요..??

그리고..

제가 작가가 아니냐는 분들이 많은데,
안전관련의 일을 하고 있었고 지금은 그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그 범인이 이 글을 본다면 가슴이 섬뜩할것입니다...

"너는 시간만 있었음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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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다음 아고라

저도 살짝 소설이아닌가 의심은가지만.. 엄청난 추리력이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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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
06/02/01 12:38
수정 아이콘
대단하시네요 이분. 잡았다는 결말을 보고싶었는뎅..
군용건빵
06/02/01 12:45
수정 아이콘
어우.. 정신없이 읽었습니다. 칭찬해야 할 것은 추리력이 아니라 필력인듯..
06/02/01 12:48
수정 아이콘
무슨 추리소설 보는 것 같이 흥미진진했습니다~!
최종현-_-
06/02/01 12:49
수정 아이콘
코난이 따로 없네여 -_-;
FreeComet
06/02/01 13:01
수정 아이콘
저런분이 경찰하셔야하는데-_-
06/02/01 13:04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구라미남
06/02/01 13:25
수정 아이콘
멋지십니다.
구름구름
06/02/01 13:33
수정 아이콘
크헉..결말이 없어서 아쉽다..
새벽의사수
06/02/01 13:46
수정 아이콘
아... 흥미진진했는데 못잡았다니 아쉽네요
소나기아다리
06/02/01 14:28
수정 아이콘
모뎀시절부터 30줄이 넘는 글은 읽어본 적이 없는 제가(pgr 전략글 제외)
이걸 다 읽다니..실화인지의 여부는 알수없으나..몰입도가 대단한데요..
잘 봤습니다.
06/02/01 14:42
수정 아이콘
조금 더 다듬어서 영화로 내도 될 듯 하네요
최엘프
06/02/01 14:54
수정 아이콘
참 재밌습니다.
길시언 파스크
06/02/01 14:57
수정 아이콘
전 필력이 안되지만 제 경험을 얘기하자면...

군대있을때 일입니다. 일병정기 휴가를 다녀온지 2일후에 제 지갑이
없어졌습니다. 4만원정도 들어있었는데 3층 중대화장실 대변기 제일
창가쪽으로 이어진 1층 화단에서 나중에 지갑만 찾았습니다.
너무 분하더군요.. 때마침 제 동기도 지갑을 분실하고 중대에 도난사고가
꽤 많이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제 동기와 힘을 합쳐 범인을 잡아보자고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사람들이 지갑을 잃어버린 날짜를
전부 조사해서 그 기간에 휴가 나가있던 사람들은 리스트에서 제외시켰습니다.
리스트는 평소 행실이 안좋은사람, 갑자기 PX에 자주가는 사람, 비싼
냉동식품류를 자주먹는사람, 휴가,전역을 얼마 안남겨둔 사람,
타 내무실을 자주 드나들 수 있는 병장급들 위주로 작성했습니다.

범인은 당연히 같은 중대원이었고 사람들이 휴가다녀와서 돈이많을
타이밍을 알고있으며, 다른사람들이 일과하러 내려갔을때 돌아다닐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때 용의자가 전 모 병장이었는데 그는 보일러병으로 거의 대부분의시간을 보일러실에 머무르며 여기저기 다른내무실에 돌아다니며 TV를
보곤했었습니다. 그래서 그넘의 보일러병 부사수인 제동기(지갑잊어버린 그동기)에게 부탁해서 그넘의 지갑을 열어보고 그당시 모양이 특이했던 제 전화카드가 없는지 찾아봐달라고 했습니다. (지갑이 없어질때 전화카드, IC전화카드가 모두 없어졌습니다.)
제 친구넘이 확인해본결과 그 특이하던 제 전화카드가 들어있었다더군요
돈도 만원짜리만 수두룩하고...

그러나.. 그는 99년 6월군번 저는 00년 8월군번... 도저히 제가 어떻게
해볼 상대가 아니라 친한고참에게 그 얘기를 했지만 씨나락 까먹는
소리하지말고 니할일이나 잘하라는 욕만 먹고 말았습니다.

전 행정병이었기 때문에 그넘이 휴가갔다온날을 다 알고 있었는데
도난사고가 나던날 그넘은 항상 중대에 있었고, 그넘의 부사수인 제동기의 말에 따르면 도난사고가 난 직후엔 그넘은 PX에 살다시피 했다더군요..
06/02/01 15:01
수정 아이콘
음..우리부대도 도난사고가 심심찮게 일어나곤 했죠
포대장님도 알고 행정보급관님도 알고 난리가 나긴 했지만.
어찌저찌해서 넘어가고 결국 저는 전역하게되었습니다.
그때도 저희 병사들끼리 추리한 결과 보일러병의 소행이라고 추정했는데, 보일러병이 아무래도 홀로 막사에 남아 있는 시간이 많으니깐 의심을 잘 받는것 같네요^^
길시언 파스크
06/02/01 15:21
수정 아이콘
어떻게든 그넘을 잡아보려 했지만 그넘의 짬밥이 뭔지 어찌 해보지도
못하고 시간만 가는데 도난 사고가 또 일어났습니다.
다음날 상병 정기휴가를 간다며 (저희 부대는 상병말호봉에 정기휴가를 갔습니다)
밤늦게 일어나서 샤워실에서 씻고있던 모 상병의 바지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19만원이 없어진겁니다.
그때 저는 제가 말했던 그 친했던 고참(99년 9월군번이었음)과
경계근무를 서고 돌아와 라면을 먹고있을때라 같이 샤워실에 가봤는데
그 용의자 모병장이 샤워실에 있는겁니다..
지갑잃어버린 모상병 옆에서서 얼마나 잃어버렸느냐? 돈은 얼마나 있었느냐?
그런새*는 잡아서 영창에 몇달쳐넣아야 한다면서 오바를 하는데
전 그넘이 의심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불침번에게 혹시 용의자 모 병장이 샤워실에 있다가 내무실에
들어갔다 오지 않았냐고 물어보니까 샤워실 들어갔다가 내무실에 다시가서 샤워타올을 가지고 왔다더군요..

전 그넘이 범인이라 그때 확신을 했습니다. 괜히 나서서 떠벌떠벌 오바하는것도 수상했고 돈 잃어버린 그 상병이랑 같은 내무실인것도 수상했고,,
그래서 제친한 고참에게 '그넘 관물대를 한번만 뒤져보자' '난 짬밥때문에 도저히 못그러니까 한번만 뒤져봐달라', '돈만 나오면 범인잡으니까
욕먹을일도 없지 않겠느냐' 고 했지만
고참은 만약 그렇게해서 잡아봐야 중대시끄럽고, 또 아닐경우 한달동안
내무실 바닥 미싱해야 될텐데 그래도 괜찮겠느냐 하더군요...

그넘의 미싱이 뭔지.. 전 그때 짬밥에 굴복하고 말았습니다..
19만원 잃어버린 상병도 그정도의 돈을 가지고 있는건 불법이었기때문에
신고도 못하고 그일은 조용히 넘어가고.. 용의자 모병장은 피둥피둥하게
살찐 얼굴로 무사히 전역하고 말았습니다..

그 일 이후에도 몇번의 도난사고가 더 있었지만, 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만약 제가 그넘의 고참이었으면 전 그넘을 잡았을겁니다.
전역하고나서 그넘이 혹시 싸이를 하는지 찾아봤는데 안하더군요...

그넘이 범인이 맞는지 지금도 궁금합니다.. 지금은 어디서 뭘하는지..
그런데 이렇게 글을 쓰고 보니 이글을 쓰신분의 필력이 새삼 존경스럽습니다. ㅠㅜ
날아라!드랍쉽
06/02/01 15:25
수정 아이콘
잡았어여했는데...
막시민리프크
06/02/01 18:24
수정 아이콘
저는 중3때 학교에서 그런일이 일어난적이 있습니다.
저에 MP3와 다른 친구들의 MP3 그리고 지갑,우리반 아이들의 돈 다합쳐서 61만원..
어떻게 보면 엄청 많아보일수도 있는돈이지만 학생회 일때여서 아이들이 돈을 엄청많이 가져왔습니다.
몇몇은 울기도 하였구요.
우선적으로 제 친구와 함께 한번 범인을 잡아보기로 결심 하였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의문제기가 나왔었죠.
1.우리보다 싸움을 잘한다.
2.아니라고 잡아때면 어떻게 할것인가?증거수집은 어떻게 할것이고?(즉 우리가 증거를 수집했어도 학교가 끝나기 직전에 밝혀진 사항이기 때문에 아이들을 묶을수 없다는 이유와 시간 부족이었죠.그래서 저희는 선생님께 부탁을 했습니다.소지품 검사를..하지만 나오지 않았죠.)
3.시간이 아깝다.<-- 이러말 한녀석은 가감히 빼버렸습니다.

이렇게 사항이 정리되고 나니 저와 진원이 성준이가 남았었죠.

그렇게 대충 살펴보았습니다.

우선은 아주 큰 악재는 범인의 행동시간을 알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하루 후 반에 있는 애들 모두에게 물어보았죠.릴레이 식으로...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의 악재는 아이들 모두가 반을 비운적은 없었다!그리고 야외에서 학생회를 하였기때문에 인원체크를 하였죠.
그러면 다른반 소행인가?
그건 아닐껍니다.다른반에서도 인원체크를 하였기 때문이죠.
그러면 그 시간이 아닐까??아니요.이시간밭게 있지 않았습니다.그렇다고 그 애들이 옮기는 사이에 했다? 그건 아닙니다.다른반에서 의자를 갖다 놓으면서 보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하나의 단점이 있습니다.

바로 학생회 도중에 범인은 침입했고 우리반에 열쇠가 어디있는지를 알고있는 아이다.그렇게 저희는 다른통로로 우리반에 들어갈수 없는가를 확인했고 갈수없다.로 판정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단축된다면 저희반에 소행으로 평정되었죠.
저는 실장과 선생님에게 물어봐서 화장실 갖다온 아이들이 없냐고 물어보았습니다.그런데 A조2명 B조1명 C2명으로 나뉘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두명이서 갔다고 해서 범인이 아니라고 확인할순 없었죠.
그런데 여기서 또하나의 생각은 다른반에서도 같은시간에 간 아이들도 있을수도 있다는걸 생각했죠.그렇기에 같은시간으로 조사해보니 무려 3반에서 같은 시간에 간 애들이 있었습니다.그리고 그 시간엔 B조에 김군 한명 그리고 다른반들도 모두 한명이더군요.
그래서 저희들은 각자 한명씩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여기서 우리들의 질문의 요점은 그 아이를 아는가 모르는가에 요점이었죠.즉 물어봤을때 "야 너 화장실갔을때 누구 누구 누구 있엇어??"
라고 물어보는 거였죠.그런데 신기한건 모두다 아는사이였고 즉 다 알고있었다는 거였죠.
그래서 저는 B조에 저희반 친구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아니라고 하였죠.
나중엔 울면서 까지 말이죠...
그래서 저는 도박을 하나 하였습니다.너의집을 가보고싶다.라고 말했죠.
저에게 그때 플레이스테이션1(다른거 였을수도 있습니다)과 돈 7만원을 주기로 하고요.그런데도 안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큰소리로 저희반 아이들한테 큰소리로 말했죠.왜 않가게 하냐고..그녀석은 울먹거리면서 결국엔 가게 되었죠.
그리고 저는 그녀석을 집 앞에 놔두고 친구 2명에게 보라고 하면서 그녀석의 어머니에게 물어보았습니다.혹시 이아이가 Mp3와 용돈 많아진걸 본적이 없냐고..그런데 그녀석의 어머니는 Mp3몇개와 지갑 돈 몇만원을 보았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 MP3가 어디에있냐고 물어보아서 봤더니..제 친구 성대에 Mp3였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그녀석에게 협박을 했고 그녀석은 다른아이들에게 말했고 저희는 모든돈을 되돌려 받고 다시 사물함에 돈을 놔두었습니다.
헬리콥터박터
06/02/01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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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민리프크네님// '에'와 '의'를 좀 구별해서 써주시면 더 이해하기가 쉬울 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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