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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2/31 21:25:21
Name SEIJI
Subject [유머] [펌] 위, 촉, 오 세나라 공신들의 말로
토사구팽이라는 유명한 고사성어가 있다. 토끼사냥이 끝나면 그 토끼사냥을 위해 뛰어다니던 사냥개를 삶아먹는단 말로써, 정적이 많고 혼란스러울땐 주군과 신하가 서로 연합하다가 그런 혼란이 종식되거나 정적이 없어지면 주군이 신하의 권력과 입지를 시기하거나 의심해 정치적으로 제거할 경우 쓰이는 말이다. 중국사를 자세히 보면 위대한 공신들 중 위대한 최후를 맞은자는 거의 없다. 한신,이사등은 모함과 군주의 견제속에서 죽었고, 장량등은 권력을 누비지도 못한체 그저 살아있는것만 하여도 감사히 여겨야 했다. 삼국시대엔 과연 어땠을까? 이보다 더했다.

* 여기서 말하는 공신들은 무장이 아니라 문신,전략가등임을 미리 말해둔다.



1. 위국의 공신들: 살아있는것도 하나의 복이다.


위국의 공신들이 삼국시대 각 나라의 공신들 중에서 꽤나 비탄과 슬픔속에 살아가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순욱과 순유가 그 대표적인 인물인데 이들은 조조의 구석수여와 위왕등극을 반대하여 조조의 미움을 사 반 강제적으로 자살한 인물들이다. 하지만 순욱과 순유 정도면 오히려 멋지게 죽은것이다. 한조를 위해..그리고 목숨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충정어린 간언을 한 인물로 오늘날 역사에 그 이름을 세겼으니 말이다.

진정한 모략가로 알려진 정욱은 수도없이 역적모의를 했다고 지탄받아 조조가 위왕에 등극하자 은퇴하고 고향에 낙향, 그 후 정치엔 손도 대지 않는다. 엄청난 공을 세웠음에도 부귀영화를 누리지 못하는 억울한 경우인 것이다. 유엽의 경우는 유씨란 이유만으로 조위에서나, 후한에서나 비난을 받았고 특히 조비가 황제에 등극하자 극심한 정신병과 우울증에 시달려 죽는다. 가후 역시 자신이 오랑캐 사람임을 알고 늘 두려워 했는데 잠을 잘때 반드시 칼을 옆에다 두었고, 아들이나 딸을 명문가와 혼인시키지 않았으며 그들에게도 조용히 살라고 당부했다. 그나마 만총,사마의등이 죽을때까지 부귀영화를 누린 경우이고 대다수 조조를 섬긴 잘 알려진 권력층 공신들은 이렇게 허망하게 살다가 죽어야만 했다.



2. 오나라의 공신: 아 과거가 그립구나..!

오나라의 공신들은 한술 더떠서 나날히 생과 사의 경계를 넘어서야만 했다. 총명하고 수성의 명군으로 알려진 손권이 나이가 들자 노망이 생겨 자신의 부하를 의심하는것이 한고조 유방과 명나라 주원장과 맞먹었다고 한다. 더더구나 오나라는 장강이라는 천혜의 방어벽에 군사력을 집중시켜 수비하는데 만약 이들이 적에게 넘어가거나 반심을 키운다면 보통 문제가 아닌것이다. 젊었을적 손권은 "의심나면 쓰지말고 쓰면 의심 말아야지." 하면서 이들을 다독거렸지만 늙어버리자 광폭한 군주가 되었다. 국경지대 수비장교의 가족을 전부 도성인 건업에 가두다시키 하고 조금이라도 이상하다고 생각되면 죄다 죽여버렸다. 비밀경찰 같은 직을 만들어 대표적인 권력층에 있는 사람들을 죄다 감시하고 다니니 육손,보즐등이 간언했으나 오히려 손권에 분노만 살 뿐이었고 결국 육손은 순욱과 같은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그나마 손권의 비위를 맞춘 제갈각과 육손의 아들 육항만이 살아남아 손권사후 오나라를 지탱하게 된다.



3. 촉나라의 공신: 역사의 길이남을 군신관계

촉나라의 경우, 삼국중에서 가장 군신관계와 공신의 말로가 아름다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촉나라의 대표적인 공신 제갈량이 예다. 제갈량은 유비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아 출세를 거듭했으나 유비는 그를 의심하거나 정치적 견제를 가한적은 거의없다. 마량,간옹,미축등도 제갈량을 인정했기에 신료들끼리 충돌도 없었다. 더욱 놀라운것은 유비사후까지도 이러한 관계가 지속된다는것이다. 유선또한 아비인 유비 못지않게 제갈량을 믿고 전폭적으로 신임해 그가 하는것이라면 모든지 허가했다. 중국 사학자들도 이를 매우 놀라게 보고 있는데 2대까지 가서도 1대의 공신과 이리도 서로 믿고 끌어주는 관계는 피비릿내 나는 중국사에서 거의 전무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신들 중에서도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위연,양의 역시 결코 많은 권력을 소유했기에 정치적 견제를 당하지 못하고 제거된것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의 문제가 있었기에 제거된 것이다.

삼국중 최약체라고 평가받는 촉은 오히려 중국사 길이남을 위대한 군신관계를 역사에 증명해 보였기에 어쩌면 오늘날 정통으로 평가받고 우러름 받는것인지도 모를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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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teful Days~
05/12/31 21:27
수정 아이콘
글쎄요. 정사쪽에서 본다면 위연과 양의는 힘싸움에서 밀려서 제거된거같던데.
워크초짜
05/12/31 21:30
수정 아이콘
조조쪽은 문신쪽은 좀 비참했지만...
무인쪽은 잘 지낸 걸로 아는데;;

그래도 촉나라가 군신관계는 가장 좋았던 것 같네요;;
05/12/31 21:37
수정 아이콘
양의는 잘 모르겠고 위연은 반란을 기도했다가 처형된 것 아닌가요? 정사 쪽에서는 다른가..
05/12/31 21:51
수정 아이콘
촉한이 정통으로 인정 받는것은 군신 관계가 돈독했기 때문이 아니라 송, 명의 촉한공정 결과물일 뿐이죠.
촉 정부의 관료 시스템이 가장 잘 정비된 형태 였을지는 모르겠지만 대놓고 촉을 미화한 느낌이 좀 듭니다.
워크초짜
05/12/31 21:55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면 2대에서 달랑 끝이 나서 좀 나아 보이는 것이 아닐지?
(오나라는 손견 시절 부터 포함시키는게 맞다고 생각...)
05/12/31 22:15
수정 아이콘
순욱과 순유는 아무래도 정치, 수비, 수송 등에 치중한 면모가...
정욱이 진짜 군사 감인데.... 가후랑...... 허허허 아쉬운 결말이긴 하죠
Grateful Days~
05/12/31 22:32
수정 아이콘
원래 조조가 글좀 한다는 문인들은 싫어했지요. 무인들중에선 버림받은 친구들이없는듯.
05/12/31 22:47
수정 아이콘
조조는 무인들 엄청 신임했죠. 문인들은 순욱/순유 말고도 비참한 애들이 한둘이 아니죠. 오나라는 워낙 완불오라.. 그다지 묘사는 안되있지만 손권은 나중에 엄청 똘끼를 발휘했다고들 하지요.. 촉은 솔직히 엄청난 미화가 -_-
Withinae
05/12/31 23:25
수정 아이콘
에이, 이건 조금 편향이 심하네요. 조조가 문신에게 가혹한건 맞습니다. 순욱 생질은 자결했으나, 가후 유엽은 조비때도 잘 살았습니다. 조비는 애비 못지 않게 장수들을 챙겨 공신이 죽었을때는 상복을 입어줄 정도 였습니다. 제일 억울한게 위연이죠. 뺑이는 뺑이대로 까고 양의한테 밀려서 진짜 개죽음 당했죠. 반역했다는 기록은 소설에만 있습니다. 실제 반역을 했다면 진수가 안썻을 리가 없죠.
Withinae
05/12/31 23:30
수정 아이콘
촉이 정통으로 평가 받고 우러름받는 것은 촉한정통론에서만 이죠. 정사에서는 아니죠. 평소 좋아하는 SEIJI님 글을 반박하는게 아니라 워낙 삼국지를 좋아하다보니...
05/12/31 23:42
수정 아이콘
이건 제글이아니라 펌글이에요^^
김치원
06/01/01 00:29
수정 아이콘
삼국 중에서 최약체로 평가받는 것은 '오' 였죠.

위가 전체의 5~6을 차지했다면 오는 많아야 2정도 되었으니까요.
콜라박지호
06/01/01 01:30
수정 아이콘
최약체는 '촉'이죠.

형주빼앗기고 난뒤에 세력이 급속도로 약화되었죠
물빛노을
06/01/01 04:24
수정 아이콘
최약체는 촉입니다. 위 7, 오 2, 촉 1의 세력분배가 정설이죠.
그런 의미에서 코에이 삼국지의 지도는 대략 낭패ㅡㅡ;
06/01/01 04:37
수정 아이콘
군사 총 동원량.. 위나라가 23만 정도 오나라가 10만 정도 촉나라가 7만정도였다고 하더군요... 오촉 둘다 합쳐도 위에 발린다는.ㅡ.ㅡ;;
06/01/01 08:18
수정 아이콘
조조가 계륵계륵하다가 죽인게 양수던가?-_;;대표적인 예아닌가요 문신 싫어한다는
帝釋天
06/01/01 08:20
수정 아이콘
촉나라 군신관계를 말할 것도 없죠.
보통 세력이 일정 이상 커지면 수뇌부는 잘라내는게 더 커지기 위한 정석인데 유비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게 촉의 한계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매력이 되기도 하죠.
땅 크기가 중요하지 않은 것이 오나 촉이나 변방 시골로 봤기 때문에 관도대전을 적벽대전보다 높게 평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죠.
You.Sin.Young.
06/01/01 14:55
수정 아이콘
훗.. 위연 생각이 나네요.. 제갈량의 가장 극심한 견제를 받은 인물이 아니었나 하는데..
도서관지킴이
06/01/01 15:22
수정 아이콘
유신영님 그런가요?? 제 생각엔 제갈량의 극심한 견제를 받은 인물은 관우같은데.. 화용도에서의 관우의 실책을 빌미로 제갈량은 관우에게 제대로 한 방 먹이고 까불지마라~ 식의 징계를 내리죠. 머.. 연의에서는 모르겠는데.. 정사에서는 그렇게 관우를 깔아뭉게고 자기가 유비의 최고 신임지가 되겠다..라는 생각을 했고 실행에 옮겼다는 말이 있네요 ^^
06/01/01 21:47
수정 아이콘
윗글은 정형적인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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