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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8/22 11:59:24
Name 희주
Subject [유머] [단편호러]식인물고기 written by cennyjang
라디오에선 한물간 코미디언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아내는 뭐가 그리도 재밌는지
약간 벌린 입에서 순간순간 웃음이 터져 나온다.

"정미야, 그렇게 갑자기 웃으면 운전에 방해돼. 내가 깜짝 놀라서 핸들을 돌려버리면 어쩌
려고 그래?"

알았어. 하면서도 아내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한다.

아내는 웃음이 많았다. 대학생 시절, 처음 소개 팅으로 만났을 때도 별로 재밌지 않은 나
의 말에도 계속 웃어주었다. 아내에게도 슬픔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6년 동안의 연애기
간에 한번도 눈물을 보인 적은 없었다. 심지어 말다툼을 할 때도 인상이 굳어지다가도 눈
이 반달이 되면서 웃어버리는 것이다.

"화내는 모습이 너무 웃겨."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싸울 수 없었다. 그녀의 웃음에 심란했던 마음 구석까지 씻겨나가는
느낌이었다.

"입 주위에 주름 생기는 거 아닌가 몰라."

한참 웃던 아내가 라디오 볼륨을 줄이고, 자신의 볼을 당긴다. 라디오에서는 빗길 운전 조
심하라는 공익 광고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쪽 부근에 아는 데 있어요? 아는 데 모르는 척 하는 거 아니에요?"

나는 에어컨의 바람을 줄이며 대답했다.

"아니. 정말 몰라. 말했잖아. 그냥 눈감고 떠나는 그런 여행이야."

"당신이 언제나 해보고 싶다던?"

"그렇지."

오전에 맑던 하늘에 구름이 끼기 시작한다. 춘천 쪽에 가서 나ㄲ시나 해볼 생각이었다. 하
지만, 비가 많이 오면 고기가 숨는데…….

"비가 올 것 같은데……."

"일기 예보를 볼 걸 그랬어요."

하지만, 비가와도 떠났을 것이다. 3박 4일의 여유가 흔한 것은 아니니까. 그리고 아내가 아
기를 갖은 다음에는 이런 여행이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조금 덥다."

아내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짧은 파란색 반바지가 하얗고 긴 다리를 살짝 가리고 있
다. 반바지는 신혼여행 갔을 때 내가 사준 것인데, 아내는 맘에 든다고 집 안에서도 계속
입고 다닌다. 바지에 그려져 있는 야자수 때문인지 아내는 집안에 있으면서도 피서지에
온 듯한 분위기를 풍겼다.

"더우면 바람 올려, 나는 괜찮아."

아내는 피식 웃으며 에어컨의 세기를 조절한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아주 많이 올 것 같다. 하늘이 순식간에 검어진다. 아내는 내리는
비에 별로 관심이 없는 듯 했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을 조용히 따라 부른다. 아내의 모
습이 꼭 카페의 창가에 앉아 있는 것 같다.

나도 따라 부르고 싶어지지만, 최신 가요는 익숙하지가 않다.

"호수다!"

아내가 신난 듯이 창 쪽으로 얼굴을 들이민다. 꼭 눈 만난 어린애 같다.

"비가 퍼붓는군."

나는 무심한 듯 말한다.

아직 오후인데도 두꺼운 구름 때문에 헤드라이트를 켜야 했다. 파란색 우비를 입고 자전거
를 탄 사람이 보인다. 차도 가장자리에서 달리는 게 위태로워 보인다.

나는 중앙선을 넘어 자전거를 피한다. 다른 차들은 보이지 않는다.

"뭐야. 이런 빗속에서……."

아내는 눈을 감고 음악에 빠져 있다. 핸들을 돌려 옆길로 빠졌다. 가다가 음식점이라도 나
오면 들어갈 생각이었다. 아는 길은 아니었지만, 나중에 내려서 지도를 찾아보려 했다. 어
차피 눈감고 떠나는 여행이라 모르는 길로 가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나ㄲ시하기는 그른
것 같다.

롤링 스톤즈의 노래가 승용차 내부를 휘젓고 있다. 아내는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라며 볼륨
을 올린다. 급하게 움직이는 와이퍼 사이로 표지판 하나가 보인다. 그 앞에서 속력을 줄인
다.

어촌마을? 녹슨 표지판 위에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한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이름 참 이상하
군. 바다도 먼 곳인데 무슨 어촌인가.

"여보, 나 배고파요."

천천히 표지판 옆에서 오른쪽으로 돌았다. 비포장도로가 시작되었다. 아내가 배고프단 소
리에 마을 안에 식당이라도 있겠지 하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시작부터 비포장도로인 마을
이라……. 조금 불안했다.

울창한 나무들이 감싸고 있어 길이 상당히 어두웠다. 밤에 지나가면 정말 스릴 있을 것 같
은 길이다.

"아는 데예요?"

"아니. 그냥 식당 있나 보려고."

아내는 어항 속에 있는 금붕어 마냥 밖을 바라본다. 쏟아지는 비가 나무들 사이에서 이상
한 소리로 변한다. 마을로 들어오는 것을 환영한다는 박수 소리처럼 들렸다.

아내는 에어컨을 끈다.  

"추워요."

한기가 느껴졌다. 그러나 비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길 주위가 이상한 공기에 가득 덮여
있다. 이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 자체가 커다란 물고기의 입 같았다. 입구로 들어온 지 10분
이 지났는데도 마을이 보이지 않는다. 현실과 동떨어진 세계로 떨어진 듯한 기분이 든다.

아내는 말이 없다. 언제 껐는지 라디오엔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돌아갈까?"

이 말을 던져놓고 후회한다. 어차피 돌아가는 것은 무리였다. 좁은 길에 차를 돌릴만한 장
소가 보이지 않을뿐더러 후진해서 가기에는 너무 깊이 들어와 버렸다. 아내에게 나의 불안
감만 전해준 것이다.

"아니에요. 조금 더 가면 있겠죠."

아내는 편의점에서 사온 과자를 뜯는다. 몇 개를 먹더니 다시 봉지 안으로 구겨 넣는다. 아
내도 불안한 것 같다.

이내 옆에 작은 호수가 나타났다. 차를 멈추고 잠시 호수를 바라본다. 스케이트장이 생각
나게 하는 물빛이었다. 호수 주위에 가지 없는 나무들이 괴상한 자세로 손을 내밀고 있다.

"저수진가?"

다시 악셀을 밟는다.

아내의 하얀 손이 호숫가를 가리킨다. 사람들이 보였다.

"뭐 하는 거죠?"

사람들은 호숫가 선착장 같은 곳에서 물에 발을 담그고 앉아 있었다. 열 명쯤 있었는데 모
두 우산을 쓰지 않고 있다. 그 옆에 서 있던 목발 짚은 사람이 우리가 있는 쪽을 바라보았
다.

"저 사람은 발이 없네."

아내의 목소리는 이상하게 풀이 죽어있다. 목발 짚은 사람이 발을 담근 사람들 쪽을 향해
뭐라고 외친다. 발을 담근 사람들이 우리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빗속이라 그들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고등어 눈깔이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사람들 모두 일어서서 우리를 바라본다. 공포 영화에서 죽은 사람들이 물에서 깨어난 것
같은 모습이다. 소름이 돋았다. 나는 조금 더 속력을 내어 호수를 지나쳤다. 아직도 비가
보닛을 때리고 있다.

"뭐야 저 사람들은?"

화내듯이 말했지만, 아내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다. 추운 듯이 허벅지를 문지른
다. 기어를 만지던 손을 아내의 손위에 올려놓는다. 아내의 손이 차가웠다.

나무들이 점점 듬성듬성 서있고, 그 사이로 마을이 보이기 시작했다. 달동네처럼 촘촘히
붙여지은 작은 집들이다. 아직 오후인데도 사람들은 빗속으로 모두 사라져 버린 듯 했다.

"저기 식당이 있어요."

차들이 주차되어 있는 조금은 넓은 공간 옆에 작은 식당 하나가 보였다. 켜진 불빛으로 사
람들이 보였다. 꽤 많은 사람들이 식당 안에 있었다.

차를 모퉁이에 주차하고 우산을 꺼냈다. 내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식당에 문을 열자 사람들이 일제히 우리를 쳐다본다. 못 올 곳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외부에서 오셨어요?"

식당 주인인 듯한 아주머니가 묻는다. 긴 생머리는 비에 젖은 듯이 축 늘어져 있고, 그의
누런 앞치마에 고기의 선혈이 묻어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인다.

"여기 앉으세요."

우리는 구석에 있는 작고 동그란 테이블로 안내된다. 사람들은 우리에게 흥미를 잃었는지
자기들끼리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눈다. 그들의 앞에 놓인 고기 냄새가 내 배를 자극한다.

머리에 수건을 묶은 중년은 얼굴에 땀을 고기 위에 떨어뜨린다. 달아오른 빨간 얼굴이 살
기 위해 먹는 것인지, 맛있어서 먹는 것인지 분간하기 어렵게 만든다. 입에서 후루룩 소리
가 더러운 작업복을 타고 흘러든다. 커다랗게 뜬눈은 어디를 보고 있는지 모르겠다.

둘러보니 여기에 모인 사람들 모두가 그런 모습을 하고 있다. 등이 땀에 흠뻑 젖은 청년도
있고, 엉성하게 땋은 머리카락이 국물에 빠졌는지도 모르게, 아버지인 듯한 사람의 그릇
에 연신 젓가락을 쪼아대는 여자아이도 있다.  

어쩌면 이국적일 지도, 아니면 이 세상의 풍경이 아닐 지도 모르는 광경에 아내 또한 놀라
는 눈치였다.

"저 사람은 발이 없어요."

아내가 내 귀에 소곤거린다. 식당 안의 고기 연기 사이로 10년은 빨지 않은 듯한 잠바를 걸
친 두 남자는 사이좋게 하나씩 다리가 없다. 두꺼운 뼈가 남자의 입에 물려 있다. 으드득
으드득 씹는 소리가 보이지 않는 채널을 통해 내게 전달되는 것 같았다.

"주문은 안 받나?"

아내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아내도 사람들처럼 초점 잃은 눈빛을 하고 있다.

메뉴판을 찾으려 눈으로 벽을 훑는다. 어색한 붓놀림으로 아이가 장난한 것 같은 글자가
얼룩처럼 벽을 장식하고 있다. 누런 향기가 느껴지는 듯한 글자였다.

고치-이만 원.

"여긴 메뉴가 하나밖에 없나본데?"

"여보, 고치라고 들어봤어요?"

아내는 입을 동그랗게 오므린다. 새로 나온 립스틱을 시식하는 것인가. 어쩌면 생선의 모
습을 흉내 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 고추는 들어봤어도 고치는 첨인데?"

립스틱 사이로 조그만 웃음이 흘러나온다.

옆 테이블에 앉아있던 한 무리가 자리를 뜬다. 그들의 테이블에는 설거지를 방금 한 듯한
쟁반이 놓여 있다. 아마 혀로 설거지를 한 것일 테지. 그렇게 맛있나?

그들이 생선을 먹었다는 증거는 쟁반 옆에 떨어진 고기 국물뿐이었다. 이런 비 오는 날에
어울리지 않는 흰 운동활 신은 남자가 카운터 위에 돈을 놓고 나간다. 어쩐지 초췌해 보이
는 모습이다. 남자는 비 내리는 거리로 나가면서도 우산이 없다. 그리고 나가면서 생선
은 눈깔로 나를 흘끔 보고 가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한 가지 메뉴라……. 인간은 그런 단순성에서 살아갈 수 없는데."

식당 안에 퍼져 있는 생선 냄새를 들이키며 말했다.

"단순한 것은 어찌 보면 안정감을 줄 수도 있어. 하지만, 그런 단순함이 반복되면 사람들
은 미치는 게 당연해. 그런데 단 하나의 메뉴로 어떻게 장사를 해 나갈 수가 있는 거지?"

아내는 대답하지 않는다. 차를 오래 탄 여독인지 눈을 감고 관자놀이를 눌러대고 있다.

아주머니가 커다란 고기 하나가 올라가 있는 쟁반을 들고 나타난다. 갓 만들어낸 음식이
다시 식당 안의 냄새를 풍요롭게 한다. 아주머니는 익숙한 솜씨로 나와 아내 사이에 쟁반
을 내려놓는다.

"왜 고기 이름이 고치에요?"

아내가 아주머니에게 묻는다.

"그건 몰라요. 예전부터 고치라 불렀으니까 고치인 거지요."

사교성 없는 말을 내뱉고, 이내 주방으로 사라진다. 아내도 기분이 조금 상한 모양이었다.

"뭐야. 저 아줌마는?"

아내가 투덜대며 젓가락으로 고기를 찍는다. 고기 속살로 주위의 양념이 파고 들어간다.

"꽤 큰데?"

그냥 크기만 한 것이 아니라 속살도 두꺼웠다. 아내가 한 조각 때서 내 입에 넣는다. 혀 위
에서 녹아버리는 느낌이었다. 딱히 맛있다고는 할 수 없는 교묘한 맛이다.

"특이하군."

언제 다 먹었는지 모르게 쟁반 위가 깨끗해져 있다. 생선을 먹는 내내 아내와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식사 도중 잠깐 바라본 아내의 모습은 식당의 다른 사람들처럼 며칠 굶은 듯
했다. 아내의 눈에 내가 그렇게 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티슈로 입을 닦고 나서 아내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내일 또 먹어요."

조르는 듯한 얼굴을 빈 쟁반 위로 내민다. 사실 여행이 아내에게 재미없을까봐 걱정했었는
데 아내 맘에 든 것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붕어 같은 눈을 내밀고 있는 아내의 귀에 농담하
듯 속삭인다.

"그러지 뭐."



카운터에 사람이 보이지 않아 전에 나간 남자처럼 이만 원을 그 위에 놓았다. 아내는 밖에
서 우선을 펴고 나를 기다리고 있다. 퍼붓는 비는 많이 약해진 것 같다.

"여관부터 찾아야지. 이런 곳에 모텔 같은 것은 있을 리 없고……. 민박집이야 있겠지."

아내는 내 왼팔에 매달려 볼을 어깨에 밀착하고 있다.

민박집은 방이 두 개 밖에 없었다. 그나마 하나는 주인이 쓰고 있는 것이고, 남는 방 하나
를 민박용으로 쓰는 것이었다. 다행히 깔끔한 방이었다. 아내가 나오지 않는 텔레비전을
이리저리 만지작거리다가 이내 포기하고 투덜거리며 이불을 편다.

"미니시리즈 봐야 하는데."

창문을 때리는 비가 더욱 세진 것 같다. 아직 잘 시간은 되지 않았지만 자리에 누웠다. 아
내는 내게 키스를 하고 이불 속에 바로 눕더니 이내 잠에 빠져든다. 피곤한 모양이었다.

아내의 잘록한 허리에 손을 감고 잠에 빠져든다. 나도 역시 피곤했다.


눈을 떴을 때 아내는 옆에 없었다. 창문으로 빛이 새어 들어오고 있다. 얼마 못 잔 것 같은
데 아침은 먹이를 물려는 독사처럼 성큼 내 앞에 다가서 있다.

전화를 걸려고 했으나 안테나가 뜨지 않았다.

눈을 비비며 마당으로 나온다. 양동이에 물을 받아 눈곱을 땐다. 주인 내외는 보이지 않았
다. 물에 비친 구름을 잠시 바라보다 손을 담근다.

다리가 저려왔다. 쪼그려 세수하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

"일어났나?"

쭈글쭈글한 노인네가 뒤에서 말을 건다. 이 작은 민박집의 주인인 노인은 어젯밤에 봤을
때보다 더 늙어 보인다.

"내. 안녕하십니까. 제 아내는 어디 갔는지 아십니까?"

노인이 뒷짐을 지고 돌아서며 말한다. 그의 딱 맞는 고무신이 바닥을 긁는 소리를 낸다.

"호숫가에 갔을 걸?"


길에는 군데군데 웅덩이가 있었다. 신발을 더럽히지 않으려 이리저리 뛰어 다녔다.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내는 왜 물가로 갔을까? 어제 차를 타고 오다 본 사람들이 생각났다. 은근히 소름 돋게
하는 사람들이었다.

노인이 일러준 대로 작은 바위 옆의 흙 길을 따라가자 호수가 나왔다. 그리고 어제 사람들
이 모여 다리를 넣고 있던 선착장에는 한 사람만이 앉아 있다. 아내는 보이지 않는다.

그 사람에게 다가간다. 멀리서 볼 때는 수염 때문에 나이 들어 보였는데 가까이서 보니 이
십대 초반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 남자였다. 다리를 담그고 밀짚모자에 숨겨진 눈을 들
어 나를 바라본다.

"안녕하십니까?"

"…….내."

남자는 뜸을 들이며 대답한다. 모르는 사람에 낯을 가리는 것 같다.

"뭐하시는 겁니까?"

"고치 잡아요."

웃음이 나왔다. 나ㄲ싯대도 없이 무슨 고기를 잡는단 말인가. 내 생각을 알았는지 남자는
대뜸 말한다.

"제 발이 나ㄲ싯대에요. 비가 와야 고치가 많이 올라오지만, 이러고 있으면 세 시간에 한
마리는 물어요."

"발을 말입니까?"

"내. 사람 먹는 물고기니까요."

비 올 때 여기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생각났다. 모두 이 남자와 같은 자세로 앉아 있었다.
나ㄲ시를 하는 것이었구나.

"발을 물면 아프지 않아요?"

남자는 당연하다는 듯한 얼굴을 하며 자신의 발을 물에서 뺀다. 찢어진 자국이 일렬로 평
행하게 나있다.

"무지 아파요."

그는 자랑스럽게 말하면서 고치 잡는 법까지 상세하게 얘기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발을 담그고 있죠? 그러면 고치가 깊은 곳에서 올라와요. 가만히 눈을 감고 있으
면 빠르게 올라오는 물살을 느낄 수가 있죠. 발에 닿는다 싶을 때 꺼내야 해요. 그러면 고
치는 발을 따라 육지로 뛰어들죠. 그때 잡으면 돼요."

자신의 발에 난 상처를 손가락 끝으로 만져본다.

"그런데 조금 늦으면 물리게 돼요. 저처럼 조금만 다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다리가 잘리
는 경우도 있고……. 고치는 턱이 엄청나게 강해요. 어떤 사람들은 물 속으로 끌려 들어가
고치 밥이 돼요."

잔잔한 호수 표면에서 찰랑찰랑 거리는 소리가 난다.

"그렇게 위험한데 고치를 잡아야 합니까?"

"여긴 이것밖에 안 먹어요. 가장 맛있기도 하고."

식당에 갔을 때 메뉴판에 고치만 적혀 있던 것이 생각났다. 남자는 상처 난 발을 물 속으
로 천천히 기어 들어가는 뱀처럼 호수에 담근다. 그의 쑥색 티셔츠는 땀에 흠뻑 젖어 있
다.

"저기……. 이 쪽으로 온 여자 한 명 못 봤습니까? 키는 요만하고, 머리 길이는 이마큼."

"여자 친구에요?"

"아내입니다."

남자는 피식 쓴웃음을 짓더니 모른다고 한다.



배가 고팠다. 계속 고치 얘기를 하다보니 그것이 먹고 싶어졌다.

이 마을의 유일한 음식이라고? 그것을 잡기 위해 저런 위험까지 감수하다니…….

식당으로 가면서 옆에 새워 놓은 내 차를 살펴보았다. 아내가 왔다간 흔적이 없다. 어차피
차 열쇠가 내 주머니 속에 있기 때문에 아내가 차 속에 들어갔을 리는 없었다.

아내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음식을 먹으러 가는 것이 미안했지만, 뱃속이 뒤틀리는 것처
럼 배가 고팠다. 어차피 나중에 아내가 밥을 먹을 때 옆에 있어주면 되는 것이다.

식당에 들어가 앉자 어제처럼 아주머니가 말없이 고치를 가져온다.

"저기요. 혹시 제 아내 못 보셨나요?"

아주머니가 검은 피부 사이에 있는 눈동자를 돌린다.

"없어졌나?"

대뜸 말하는 것이 경찰서에서 '실종됐나요?'하는 말과 비슷하다. 뭔가 심각한 일로 여겨지
게 만드는 그런 말이었다.

"아뇨. 그냥 아침에 먼저 나갔는데 어디 갔는지 모르겠어요."

창가 쪽 테이블에서 어깨 넓은 남자가 소리친다.

"아줌마, 오늘은 고치가 혀에 찰싹 달라붙는구먼!"

아주머니는 나를 돌아보지 않고 말한다.

"밤 9시 정도에 호숫가로 가봐. 그러면 볼 수 있으니까."

그러고서는 주방으로 사라진다. 난 잠시 정신 나간 사람처럼 주방문을 초점 없이 바라본
다. 등을 돌린 사내에게서 피식피식 웃는 소리가 난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고치를 젓가락으로 찍는다. 벌어지는 하얀 살을 보며 아내 걱정
을 잠시 잊는다. 입으로 들어가는 고치는 어제 보다 더 맛있어진 것 같다. 나도 주식이 고
치가 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고치를 다 먹고 나서 주위를 둘러보니 식당엔 나 혼자 밖에 없었다. 다른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쟁반을 살짝 들어올려 남은 양념을 혀로 핥는다. 입 안 가득히 퍼지는 맛에 중독될
것 같다.

카운터에 이만 원을 놓은 뒤 주방문을 열었다. 아주머니에게 아내에 대해 더 물어볼 요량
이었다. 하지만, 주방엔 아무도 없었다. 도마 위엔 잘려나간 고치의 얼굴 부분이 보인다.
야수처럼 날카로운 이빨이 커다란 입을 두르고 있다.

주방 벽은 온통 핏자국이다. 커다란 고치를 자를 때 피가 많이 튀는 것 같다. 어쨌든 이상
생선임은 틀림없다.



마을을 돌아다니다 식당에 들리고, 다시 마을을 돌아다니다 보니 해가 지고 있다. 아내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어디에 간 것일까. 새로운 것에는 호기심보다는 경계심
이 먼저 생기는 아내였다. 혼자서 멀리 나갈 리는 없었다.

9시……. 밤 9시에 호숫가로 가면 아내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상한 일이지만, 가보면 알
겠지…….

남은 시간 동안 민박집에 들어와서 방에 누웠다. 휴대폰으로 알람을 맞춰놓고 아침에 개어
놓지 않은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아직도 휴대폰은 먹통이다. 아내가 없는 이불 속은 차갑
다.


올드 팝송 소리에 눈을 뜬다. 아내가 내 휴대폰에 설정해 놓은 알람으로 설정해 놓은 음악
이다. 귀를 자극하지 않아 가끔은 못 일어날 때도 있었다. 음악 감상하는 느낌으로 그냥 잠
에 빠져 들어버리는 것이다. 내가 다른 것으로 바꿔 놓으려 하면 아내는 투정을 부리며 못
바꾸게 했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는 것이다.

어둠 속에서 시간을 확인한다.

pm 8시 40분.

얇은 셔츠를 걸치고 밖으로 나간다. 주인집 노인 방에는 불이 꺼져 있다. 어둠이 소리를
목 조른 듯이 고요에 휩싸여 있다. 어둠 속에서 호숫가로 가는 길을 찾는다.



호숫가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다. 무슨 축제를 하는 것 같다. 사람들이 들고 있는 횃불
이 괴기한 그림자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였으니 아내도 마땅히 여
기에 있을 것이다. 횃불에 흔들리는 얼굴들을 살펴보았으나, 아내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호수 위에서는 파닥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온다!"

한 사내가 소리치고 사람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모두 물가의 작은 동굴 쪽을 바라본
다. 횃불 든 사람들이 그 쪽으로 모여 동굴 주위가 환해진다. 그리고 한 사람이 기어 나오
고 있다.

천천히 얼굴을 땅에 끌고 있다. 아무리 어떤 의식이라고는 하지만, 저렇게 얼굴을 땅에 문
지르면 다칠 것이다. 진흙을 바른 듯한 긴 머리 사이로 귀가 드러난다. 귀밑으로 빨간 문
신 같은 그림이 보인다. 흔들리는 횃불은 그 문신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한 팔씩 바닥을 손톱으로 긁듯이 앞으로 나아간다. 팔과 몸통이 따로 떨어져 움직이는 것
같다. 천천히 기어가는 커다란 악어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복면을 쓴 건장한 사람이 나타난다. 야구 방망이 비슷한 몽둥이를 들고 있다. 그것으로 기
어가는 사람의 등을 후려친다.

저건 좀……. 심하잖아.

기어가던 사람이 고통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몸을 부르르 떤다.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른
다. 내 앞에 있던 사람은 신이 나 껑충거린다. 도깨비들이 모여 파티를 하는 것 같다.

옆에서 비실비실 웃고 있는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저거 좀 심해 보이는군요."

그 사람은 심한 입 냄새를 풍기며 내게 말한다.

"우리가 먹고살자면 당연한 일이지요."

복면 쓴 사람이 다시 몽둥이를 휘두른다. 기어가는 사람이 이상한 소리를 낸다. 사람들은
더욱 환호성을 지른다.

"소리가 왜 저렇지요?"

"그야. 혀를 잘랐으니까요."

머리에 피가 몰리는 것 같았다. 이 입 냄새나는 사람의 말이 거짓 같지는 않았다.

"혀는 왜 잘라요?"

눈을 커다랗게 뜨고 나를 정면으로 쳐다본다. 수그리고 있던 허리를 펴자 키가 상당히 컸
다. 나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형상이 되었다.

"그래야 물고기가 될 수 있죠. 물고기는 혀도 없고, 귀도 없고, 다리도 없잖아요."

다리 얘기를 듣자마자 기어가는 사람의 다리를 보았다. 무릎 아래가 없었다. 천으로 칭칭
동여맨 자리에는 피가 묻어 나오고 있다.

남자는 설명을 계속한다.

"물고기는 눈도 동그랗고 커다랗지."

내 시선이 기어가는 사람의 얼굴 쪽을 향한다. 아직도 얼굴을 땅으로 긁으며 앞으로 나아
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 때문에 시야가 좁다.

"그래서 눈 주위도 커다랗게 잘라내죠. 멀리서 얼핏 보면 정말 생선 눈깔 같단 말이야…….
후후후."

남자는 담배연기 뱉어내는 듯한 소리로 웃기 시작한다. 몽둥이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 등
에 맞는 둔탁한 소리, 사람들의 환호성이 순서대로 밤하늘에 퍼진다.

"강 쪽으로 가는 건가요?"

남자가 웃음을 멈췄다.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짓는다.

"당연하죠. 물고기가 되려는 거니까."

남자는 입을 동그랗게 모으고 기다란 손을 몸에 붙여 지느러미처럼 흔든다. 입을 빠끔거리
며 말을 계속한다.

"저기 호수에 고치가 기다리는 소리가 들리죠? 저기 기어가는 물고기 인간을 기다리는 거
죠. 그리고 물 속에 들어가는 순간!"

커다란 입을 이빨이 보이게 하며 갑자기 닫는다. 이빨 부딪치는 소리가 난다.

"고치 밥이 되는 것이죠."

"그럼……. 죽는 건가요?"

남자의 눈썹이 밑으로 쳐지면서 뒤집힌 브이자 모양을 한다.

"물고기가 되는 거라니까……."

히힛-하며 웃는다.

"죽는 것일 수도 있지."

남자가 사람들 속으로 들어 가버린다.

끔찍하군…….

이곳을 빨리 벗어나고 싶어졌다. 흔들리는 횃불과 소리치는 사람들, 그리고 죽음을 향해
기어가는 사람……. 원시 부족들의 무서운 풍습 같이 느껴졌다.

다시 아내를 찾으려 사람들의 얼굴을 훑는다. 뭔가에 홀린 것 같은 표정을 한 사람들의 얼
굴들 속에 식당 아주머니의 모습이 보인다. 사람들을 밀치며 그 쪽으로 다가갔다.

나를 보자 가까이 오라고 손짓한다. 그녀가 있는 자리는 기어가는 사람이 아주 잘 보이는
자리였다.

"재밌지?"

"그냥……. 조금 그렇군요."

나는 갑자기 생각난 듯이 아주머니에게 물었다.

"아……. 그리고 아내를 여기서 볼 수 있다고 말씀 하셨는데……."

아주머니는 내 쪽으로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고치 냄새가 풍겨온다.

"저기 있잖아."

그녀가 가리킨 것은 기어가고 있는 사람이었다. 귀밑에 문신 같은 것은 귀에서 나온 피라
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무슨 소리예요? 장난하지 마세요."

웃으며 대꾸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설마 하는 두려움이 마음의 깊은 늪을 빠져
나와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다. 다시 기어가는 사람 보기가 무서웠다.

컥- 몽둥이에 괴로워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은 다시 환호한다.

저 목소리는 아내의 목소리가 아니다. 아무리 혀를 자른다고 해도. 아내의 목소리 일리가
없다. 내 마음 속의 부정이 커져갈수록 두려움도 끓어올랐다.

내 눈은 그 사람의 옷을 보고 있었다. 아내의 옷……. 더럽긴 했지만.. 아내의 옷이다. 그리
고 저 반바지...

나는 아내가 있는 쪽으로 뛰어갔다.

"정미야!"

아내는 못 들었는지 얼굴을 바닥에 끌면서 호수 쪽으로 기어가고 있다. 어깨를 잡고 얼굴
을 들어 올렸다. 뒤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내의 얼굴은 하루 만에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어젯밤 내게 키스했던 입술은 너덜너덜해
져서 간신히 붙어 있었고, 눈은 안구와 눈꺼풀까지 도려낸 듯 했다. 계속 기어가려는 듯이
공중에서 팔을 휘젓고 있다. 내 말소리는 듣지 못하는 것 같았다.

오열하는 내게 복면 쓴 사람이 말한다.

"비키시오!"

내 울음소리가 밤하늘을 장식하고 있지만, 아무도 도와주려 하지 않는다. 주위에 많은 사
람들은 생선 같은 눈동자로 멀뚱멀뚱 쳐다볼 뿐이었다.

몽둥이가 내 어깨를 내리 찍는다. 그리고 다시 한번…….

뒤에서 사람들이 나를 붙잡는다. 그리고 허우적거리는 아내와 나를 때어 놓는다. 환호성
소리가 고막을 찢는 것 같다.

아내는 다시 기어가기 시작한다. 잘려진 다리 끝에서 새어나오는 피가 아내가 온 길에 어
지럽게 묻어있다. 횃불들은 더 요란하게 춤을 춘다. 사람들의 환호성 소리도 음악 비슷하
게 변해간다.

커다란 손이 내 입을 막고 있다. 마치 벽에 붙어 있는 것처럼 사람들에게 잡혀 있다. 아내
에게 다가갈 수도, 아내를 부를 수도 없다. 흐르는 눈물을 통해 물 속으로 천천히 들어가려
는 아내를 바라 볼 뿐이다.

물 위로 고치들이 튀어 오르는 것이 보인다. 양식장에서 주인이 먹이를 뿌릴 때 고기들의
모습 같다.

아내는 선착장 끝까지 기어가 호수 위로 얼굴을 내민다. 고치 한 마리가 뛰어 올라 얼굴을
문다. 아내는 빨려들 듯이 물 속으로 떨어진다.

불타오르는 횃불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이 마을을 몇 번이나 빠져나가려고 시도했다. 아무도 나를 붙잡지 않았지만, 나갈 수는 없었다.

"저주야. 고치의 저주지."

식당 아주머니는 고치를 먹은 사람은 다신 밖으로 나갈 수 없다고 했다. 마을을 조금만 벗
어나면 두통과 어지러움이 몰려든다는 것이다.

그것은 길로 가든 산 능선으로 빠져나가든 마찬가지였다. 머리를 고통스럽게 붙잡고 마을
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내게 살 곳과 먹을 것을 마련해 주었다. 먹을 것은 물론 고치다. 아내가 고치에
게 먹힌 후, 그 이상한 생선은 훨씬 잘 잡혔다.

한 주정도 지나자 내게 '아내의 다리'가 주어졌다. 그것으로 나ㄲ시를 하라는 것이다. 아내
의 다리는 나ㄲ싯대로 제격이었다. 다른 사람들처럼 자신의 발이 다칠 위험도 없었다. 나
는 신나서 고치를 잡았고, 식당으로 돌아갈 때는 다른 사람보다 두 배는 많이 들고 갔다.

"이 곳 풍습이니까 어쩔 수 없어."

아주머니는 이렇게 말하면서 한 여자를 소개시켜준다. 외부인 부부가 오면 여자는 고치에
게 주어 고치를 번식시키고, 남자는 이 마을의 여자와 혼인하여 마을의 대를 잇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자의 쏙 들어간 보조개가 아내를 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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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아☆
05/08/22 12:42
수정 아이콘
잘감상했습니다.!
지터와 브라이
05/08/22 14:16
수정 아이콘
오우! 이상야릇한재미?!가 느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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