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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3/05/15 18:21:30 |
Name |
가디언의꿈은무리군주 |
Subject |
[유머] [유머] [펌] 그녀에게 고백했던 그 날.txt (역대급 명문) |
<회상씬 #1>
-나: "야구 좋아해?"
-썸녀: "지루해 한번 갔다가 감기만 걸려서 왔어 ㅠㅠ"
-썸녀: "오빤?"
-나: "나도 별로 그냥 쇼핑하고, 떡볶이 사먹고 그러는게 좋더라구"
-썸녀: "오빠 완전 나랑 비슷한점 짱 많네 ^^"
이렇게 저에게도 썸녀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전 굳게 마음을 먹었죠.
"그래 오늘 고백하는거야"
"다 넘어왔어 후후훗"
전 썸녀를 만나 메가박스에서 달콤한 로맨틱코메디 영화를 본후,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칼질을 하고,
최종 목적지인 신천 실내포차(라쓰고 신천 MT라 읽는다)로 향했습니다.
(흠짓)
가게문을 들어서자, 예상치 못하게 티비에서는 엘꼴라시코가 한창이었습니다.
경기는 박빙
본능적으로 티비에 눈이 갔지만, 큰일을 앞두고 전 썸녀에게 집중하기로 굳게 다짐을 했지요.
-나: "이런데 불편하지 않아?"
-썸녀: "아냐 나 이런데 좋아 낭만적이고 분위기 있잖아"
-나: "하하하 다행이다"
소주가 2병째 즈음 지나갔을때, 유독 가게안에 목소리 큰 남자가 한명 있더군요.
-실내포차 남자1호 : "아 저 XX 저런공을 휘두르냐 멍청한 XX"
-실내포차 남자1호 : "아 저 XX 저런공을 안치고 뭐하냐 멍청한 XX"
-썸녀: "오빠 저남자 좀 이상해 안치면 안친다고 치면 친다고 화내 술 진짜 많이 취했나봐"
-나: "....................................."
하지만 전 그 남자를 이해할수 있었습니다.
타석엔 이대형이었으니까요.
점점 엘꼴라시코는 클라이막스로 향해 달려가기 시작하자 가게는 들썩들썩 소란스러워졌습니다.
-썸녀: "하.. 너무 시끄럽다 여기.. 조용한 BAR에 가서 맥주나 마실껄..."
낭만적인 그곳이 엘꼴라시코로 인해 아비규환 일보직전의 상황이 되버린거죠.
(독백): "더이상 지체하면 안되.. 난 어서 엘꼴라시코의 향연의 장에서 빠져나가 신천 MT로 가야한단 말이야.."
-나 : "있잖아"
-캐스터: "2사 23루 타석에 이대형입니다. 오늘 3타수 무안타 네번째 타석.."
-썸녀: "응?"
-실내포차 남자1호: " 저XX 저거 또 나왔네"
(의자를 당겨 몸을 약간 썸녀에게 다가가서)
-실내포차 남자1호: "저XX 저거 또 몸부터 먼저 나가네"
-나: ".........."
-나: "나 사실 생각 많이 해봤는데..."
-실내포차 남자1호 : "아 저 XX 저런공을 안치고 뭐하냐 멍청한 XX"
-실내포차 남자1호 : "아 저 XX 저런공을 휘두르냐 멍청한 XX"
-썸녀: "오빠 저사람 진짜 아까부터 계속 똑같은 말만 해"
독백 : (깝대 나왔자나.....)
-나: "응 그건 신경쓰지 말고.. 나 생각 많이 해봤는데..."
-캐스터: "헛스윙~ 삼진 엘지트윈스 잔루 23루 득점없이 넘어갑니다. 여기는 잠실입니다"
-나: "나 너 좋아하는거 같애"
-실내포차 남자1호 : "내 저럴줄 알았어"
-썸녀: "응 오빠 나도 그런줄 알았어"
-나: "................."
-썸녀: "근데 아직 내 마음은 아직 준비가 안된거 같애"
-실내포차 남자1호 : "저런 기본기도 안되있는 XX들 4강갈 준비도 안된XX들 에라이~"
내가 깝대가 된건지. 깝대가 내가 된건지. 내가 실내포차 남자1호 마음으로 빙의된건지. 내가 캐스터가 된건지
깝대가 실내포차 아저씨가 된건지 실내포차 아저씨가 캐스터가 된건지 머릿속이 온통 혼란스럽더군요.
가까스로 마음을 추스리고 집으로 돌아와 습관적으로 PC를 켜고 태연한척 늘 그랬듯 야구결과를 확인하려 했지만,
기사를 보는순간 참았던 눈물이 펑펑 쏟아지는걸 막을순 없었습니다.
"이대형 1군 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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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팍펌.
너무나도 명문이라 아래
배드 엔딩 글을 보고 슬퍼하신분들이 꽤 되신거 같아서
명랑한 주제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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