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잘 아시다시피 영국은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말까지 이어진 산업혁명이 시작된 나라입니다.

대영제국의 넓은 영토에서 얻는 원료와 산업 혁명을 통해 얻게 된 새로운 기술 덕분에
영국의 산업은 급속도로 발달하였고, 영국 각지에 많은 공업 지대가 많이 생겼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맨체스터나 리버풀 같은 지역입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과 같은 세계적인 축구팀으로 유명한 바로 그곳이지만,
맨체스터는 각종 공장이 무수히 세워지면서 대도시로 성장한 도시였으며,
리버풀은 석탄 산업과 항구를 통해 발달하게 된 도시였습니다.

산업혁명기의 경제, 기술, 산업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가난한 노동자 계층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여가를 즐길 여건이 없었습니다.
이 때 당시 노동자들의 생활 모습은 참담하기 그지없었죠. 오히려 여가는 사치였습니다.
특히 어마어마한 노동 강도에 시달리던 당시의 노동자들에게는 시간과 돈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이처럼 어려운 여건에도 당시의 노동자 계층이 그나마 즐기던 여가 활동이 있었습니다.

바로 축구입니다.
돈이 많이 들지도 않았고 오로지 넓은 운동장과 골대로 쓸 기둥, 그리고 22명의 사람만 있으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주어진 시간은 오직 공장에서 일을 하기 전, 집에서 아침 식사를 하기 전의 짧은 시간 밖에는 없었습니다.
노동자들은 힘들고 고된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전 마음이 맞는 동료들과 팀을 만들어 축구를 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이처럼 소소하게 시작한 식사(meal) 전(pre-)의 축구 경기는 영국 전역으로 퍼져나가게 되었습니다.
지역별, 회사별로 팀이 생기기 시작했고 영국 각지에서 팀이 생겨나 지역별로 리그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이 축구 경기들을 식사(meal) 전(pre-)이라는 말에서 착안하여 pre-meal 리그라고 불렀습니다.

바로 이것이 지금 우리가 프리미어리그라 부르는 축구 경기의 시초가 된 것입니다.
(지금은 발음과 표기법의 변화로 인하여 Premier League라고 쓰고 있습니다.)

영국 전역으로 퍼져나간 축구의 인기는 대단하였습니다.
1863년에는 세계 최초의 축구 협회인 영국의 FA가 설립될 정도였습니다.

이후, 축구의 인기가 높아진 것만큼 노동자들의 근로 여건과 인권 의식도 높아졌습니다.
지금의 영국은 근로 여건 때문에 굳이 새벽 시간, 아침 식사 전 시간에 축구를 해야하는 나라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 때 당시 노동자들의 처참했던 생활을 역사로 기억하고 있는 영국의 후손들은
지난 과거를 잊지 않고 후손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물려주기 위해 여전히 축구를 새벽에 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영국에서 새벽에 하는 축구를 보며,
더 나은 미래를 함께 생각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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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에 장문의 글이라 죄송합니다.
잠시 후 잉글랜드와 첼시의 FA컵 경기는 "저녁 8시 퇴근"이 확립된지 100주년 기념으로 8시 40분에 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