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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2/19 17:24:13
Name 구밀복검
Subject [스포츠] [스포츠] 세계 스포츠 역사상 설레발 甲
우루과이를 상대로 최소 무승부만 거두어도 되었기 때문에, 브라질의 우승은 기정사실인 것처럼 보였다. FIFA의 회장 줄 리메는 경기가 끝나기 전부터 포르투갈어로 브라질의 승리 연설을 준비하고 있었고, 브라질 축구 연맹은 선수들의 이름이 적힌 22개의 우승 메달을 만들고 있었으며, 결승도 하기 전에 <Brasil os vencedore(Brazil The Victors)>가 브라질의 우승 축하곡으로 정해졌다. 브라질의 일간지 <세상>은 브라질 대표팀의 사진을 1면 기사로 싣고는 “우리가 세계 챔피언이다!”라는 표제를 달 정도로 자신만만해 했다. 우루과이의 주축 선수였던 바레라는 결승전 당일 호텔에서 그 기사를 보고서 분개하여 호텔에 있는 모든 신문을 모은 뒤 팀 동료들과 함께 신문에 오줌을 누었다.

경기 당일, 공식 관중 집계는 173850이었지만, 실제 숫자는 최소 22만 명을 넘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우루과이의 라이트 하프였던 줄리우 페레스는 경기장의 분위기에 압도되어 긴장한 나머지 국가가 울려퍼지는 동안 바지에 오줌을 쌌다. 경기에 앞서 리우의 시장인 안젤로 멘데스 데 모라에스는 우루과이는 전혀 안중에도 두지 않은, 이미 브라질의 우승이 결정된 것을 전제로 한 연설을 했는데, 이는 경기장 전체의 분위기, 나아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만인의 생각을 정확히 반영했다는 점에서 결코 무례하다거나 호들갑이라고 할 수 없었다.

“월드컵의 승자, 그대는 브라질. 몇 시간 뒤면 수백만 동포들이 환호할 월드컵의 그대들이여. 지구상의 무적, 그대들이여, 어떤 상대보다도 뛰어난 그대들이여. 내가 먼저, 정복자인 당신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브라질의 선취골이 들어갔고, 정해진 수순만이 남아있는 듯 했다. 그러나 우루과이는 예상을 뒤엎고 2골을 넣어  역전에 성공했고, 결국 우루과이가 2-1의 스코어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20만 명이 운집해 있던, 경기 내내 소란스러웠던 마라카낭 스타디움에는, 줄 리메가 '온 몸에 소름이 끼칠 정도의 적막감'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섬뜩한 정적이 흘렀으며, 권총 자살을 하는 이들의 총성만이 간간히 들려올 뿐이었다. 코스타는 “마라카낭의 침묵이 선수들을 떨게 만들었다.”라고 말했고, 그것이 빈말이 아니라는 듯 우루과이 국가대표팀은 우승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상식이 끝나자마자 겁을 먹고 도망치듯이 경기장을 빠져 나와 바로 귀국하였다.

브라질을 위해 만들어졌던 우승 기념 메달들은 모조리 폐기 되었다. 브라질이 우승을 놓치게 되자 이 노래 역시 다시는 행해지지 않았다. 브라질에서는 예정됐던 모든 우승 기념 행사가 순식간에 취소됐다. 마라카낭 경기장에서는 관중 중 절반인 약 10만 명이 밤새도록 스탠드에 앉아 통곡하였으며, 브라질 전역에 전국적으로 조기가 계양되었고, 권총 자살자들이 속출했고, 브라질 전역에서 폭력 범죄가 일어났다. 이를 두고 브라질의 작가인 네우송 호드리게스는 “우리의 재앙, 우리의 히로시마.”라며 우루과이 전에서의 패배를 일본의 히로시마 원폭 피격에 비유하여 비통함을 표현했다.

또한 협회는 이 경기에 뛴 모든 브라질 축구선수들을 경기 종료 후 국가대표에서 퇴출시켰으며, 두 번 다시 브라질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았다. 경기 시작 직전까지 세계 챔피언으로 숭배되던 선수들은 불과 두 시간 만에 국가의 적이 되었고 되었고, 그 중에서도 특히 흑인 선수였던 비고데와 바르보사, 주베날이 분노한 대중들의 표적이 되었다. 골키퍼였던 모아시르 바르보사는, 경기에서 패배한 책임을 물어 소속 프로팀에서도 방출되고 브라질 축구협회에 의해 영구제명까지 당한 끝에 더 이상 축구를 하지 못하게 되었을 정도였다. 그는 1963년에는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마라카낭의 골대를 태우는 의식을 거행하기도 했지만, 사람들의 인식에는 변함이 없었다. 심지어 20여년 후, 가게에 들른 그를 기억한 어떤 여자가 자신의 아들에게 “저 사람을 봐. 브라질을 온통 울음바다로 만든 사람이야.”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는 은퇴하고 꽤 많은 시간이 흐른 후 브라질 국가대표 골키퍼 코치 자리에 지원했지만 월드컵 패배의 원흉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고, 1993년에는 라디오 축구 경기 중계자 자리를 맡으려 했지만 이조차도 브라질 축구협회에 의해 금지 되었다. 그는 2000년에 79세의 나이로 사망하면서 '브라질에서는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지른 범인도 30년 이상 형을 선고받지 않는데 나는 그 경기에서 패배했다는 이유만으로 50년을 복역했다.'라는 넋두리를 유언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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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빵~♡
13/02/19 17:29
수정 아이콘
이건 진짜 너무하네요-_-;;
아키아빠윌셔
13/02/19 17:30
수정 아이콘
마라카냥의 위엄(...)

그리고 바르보사 지못미;;
Practice
13/02/19 17:33
수정 아이콘
그래도 결승까지 간 선수들인데 참 너무하네요.
13/02/19 17:35
수정 아이콘
이건 뭐 설레발 스케일만 보면 3.3과는 차원이 다르네요;;
샤르미에티미
13/02/19 17:35
수정 아이콘
무섭네요....
너구리구너
13/02/19 17:35
수정 아이콘
선수들에 대한 테러가 없었다는게 그나마 다행이네요.
13/02/19 17:39
수정 아이콘
"열받은 브라질 축구협회는 결승전에서 사용된 유니폼들을 수거해 모조리 불태워버린 후 유니폼의 색깔을 새로 정했다."

브라질의 노랑+초록+파랑이 혼합된 "셀레상" 유니폼의 유래라고 합니다 ;;;;;;;;;;
13/02/19 17:40
수정 아이콘
아니 그래도 축구하다보면 질수도 있는거지;;;;;;;;;;;;;;;;;;;;;;;;;;;;;;
13/02/19 17:46
수정 아이콘
거기에서는 전쟁에서 진 수준이라는거;;;
13/02/19 17:42
수정 아이콘
14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만약에 우승못하고 중도탈락이라도 한다면 현지에서 어떤 반응이 일어날지..... 저때만큼은 아니겠지만;;;
너구리구너
13/02/19 17:50
수정 아이콘
그것도 상대가 아르헨티나라면.....
13/02/19 18:19
수정 아이콘
2014도 자국 월드컵이긴 하지만 사실 우승은 힘들 것 같아요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같은 팀들한테 발목 잡힐 것 같은 느낌
13/02/19 18:26
수정 아이콘
유럽 1진에 쓸릴 듯한 느낌
깃털티라노
13/02/19 19:59
수정 아이콘
이미 전례가 있어요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인가에서 브라질은 16강에서 아르헨티나를 만나
시종일관 우세한 경기를 펼쳤음에도
한물갔지만 이름값하는 마라도나와 바람의 아들이란 닉네임이 있던
이름은 기억안나는 선수에게 카운터 역습으로 1:0으로 패해 16강에서 탈락했지요
브라질 선수단은 거의 한달가량을 외국에서 지내다 새벽에 몰래 입국했다고 그러고
테러위협에 일부선수는 외국귀하를 추진했다고 합니다.
당시 패배의 충격에 수십명이 자살했고
폭동도 대규모는 아니지만 발생해서 치안상황이 애좀 먹었다고 하죠
Star Seeker
13/02/19 20:14
수정 아이콘
바람의 아들이라면 카니쟈~~얼굴도 잘모르면서 자칭 바람의 아들이라고 외치며 수비-_-를 봤습니다
13/02/19 17:46
수정 아이콘
설레발은 죄악입니다.....;
지나가다...
13/02/19 18:09
수정 아이콘
설레발은 지들이 쳐 놓고 왜...
MoreThanAir
13/02/19 20:15
수정 아이콘
결승인데 왜 비겨도 브라질 우승이죠?? 이 때 무슨 경기 규칙 같은게 달랐나요?
구밀복검
13/02/19 20:33
수정 아이콘
1950년 월드컵에서는 결승전이 따로 없었습니다. 16개 팀이 4개씩 묶어서 4개조로 조별 리그를 치르고, 그 다음 각 조의 1위인 네 팀이 모여서 <결선리그>를 벌였거든요. 결선리그 당시, 브라질과 우루과이는 2승 0무 0패로 동률이었으나, 브라질이 골득실에서 앞서고 있었기 때문에 브라질이 비기기만 하면 2승 1무 동률에 골득실 차 우위로 우승을 하는 상황이었죠. 물론 맥락상으로는 실질적인 결승전 분위기긴 했겠지만요.
MoreThanAir
13/02/20 11:52
수정 아이콘
아하~ 토너먼트가 없었다니 신기하네요. 답변 감사합니다 ^_^
13/02/19 20:17
수정 아이콘
IEM에서 설레발를 쳐서 남일 같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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