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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9/20 02:16:11
Name 바람모리
Subject [기타] [LOL] 방망이 깍던 노인
벌써 40여 분 전이다.
내가 갓 1렙된 지 얼마 안 돼서 봇에 내려가 살 때다.
집에서 출발 하는 길에, 작골을 잡고가기위해 일단 서폿을 기다려야 했다.  

레이스 맞은편 레드버프 옆에 앉아서 w를 심던샤코가 있었다.
퍼블을 한 번 따려고 갱킹 와 달라고 부탁을 했다.
적피를 반이상 깍아 달라는것 같앗다.

"그냥좀 와주실순 없습니까?"했더니,

"퍼블 하나 가지고 에누리하겠소?  힘들거든  미드 라이너 부르시우.

대단히 무뚝뚝한 샤코였다.
더와달라고 부탁조차 못하고 4렙때나 와 달라고만 부탁했다.

그는 잠자코 열심히 정글을 돌고 있었다.
처음에는 빨리 도는 것 같더니, 5렙이 되도록 미드에도 가보고 탑에도 가보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지금오면  투킬인데, 자꾸만 안오고 있었다.

인제 다 됐으니 그냥 와달라고 해도 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
내피도 빠져 집에가야할 상황이었다..
갑갑하고 지루하고 초조할 지경이었다.

"더 돌지 않아도 좋으니 그만 와주십시오."
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생쌀이 재촉한다고 밥이 되나."한다.
나도 기가 막혀서,

"킬딸 사람이 좋다는데 무얼 더 돈다는 말이오? 샤코님, 외고집이시구먼. 내피가 없다니까요."

샤코는 퉁명스럽게,  
"미드 라이너 부르시우. 난 안 가겠소."하고 내뱉는다.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그냥 갈 수도 없고,

내피는 소라카가 채워 주고 있으니, 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돌아 보시오."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거칠고 늦어진다니까. 갱킹이란 제대로 가야지, 냅다 덮치면 되나."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번에는 돌던 것을 아예 멈추고 태연스럽게 춤이나 추고있지 않는가.

나도 그만 지쳐 버려 구경꾼이 되고 말았다.
얼마 후에야 6렙을찍고 블루 레드버프 리필하더니 갱킹을 왔다.
사실 적피는 2렙부터 반피 이하였다.

내피도 적피만큼밖에 남지않은 나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 따위로 샤코를 해 가지고 이길리가 없다.

원딜 본위가 아니고 샤코 본위다.
그래 가지고 정글만 주구장창 돈다.
상도덕(商道德)도 모르고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샤코다.

' 생각할수록 화증이 났다.
그러다가 뒤를 돌아다보니 샤코는 태연히 허리를 펴고 봇 타워를 바라보고 섰다.

그 때, 바라보고 섰는 옆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샤코다워 보였다. 찢어진 눈매와 찢어진 입은 내 마음은 약간 누그러졌다.

샤코에 대한 멸시와 증오도 감쇄(減殺)된 셈이다.

갱킹 와서 퍼블을 따고 더블킬을 했더니 서폿은 정말 적절하게 왔다고 난리다.. 그 어느샤코보다 개념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전판 샤코나 별로 다른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서폿의 설명을 들어 보니,

피가 너무 없으면 적이 낚시인줄알며, 피가 너무 많으면 타워앞에서 아예 나오질 않는단다.

요렇게 꼭개념있는 샤코는  좀체로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비로소 마음이 확 풀렸다.

그리고 그 샤코에 대한 내 태도를 뉘우쳤다.
참으로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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