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C: 프로대접 받는 프로게이머
스타크래프트로 대변되는 프로게임대회들이 기존 청소년 팬들 이외에도 폭넓은 팬층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주요 결승대회에 2만여명 이상의 관중을 동원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프로게이머들의 위상이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처음 생긴 6년전만 하더라도 프로게이머라고 하면 어두컴컴한 PC방에서 라면으로 끼니를 떼우며, 밤샘 게임을 즐기는 철없는 청소년 쯤으로 치부했던 것이 사실. 그러나 최근에는 국내 3대 프로스포츠인 야구, 축구, 농구에 버금가는 인기와 지원을 받으며 명실상부한 '프로'로서의 대접을 받고 있다.
얼마전 슈마GO에서 KTF로 이적을 한 '몽상가' 강민은 3년간 4억원이라는 역대 최고의 대우를 받았다. 이는 지난 2002년 임요환이 동양과 계약하며 받은 2억원을 뛰어넘는 최대 규모이며, 왠만한 국내 프로스포츠 선수들의 연봉을 상회하는 금액이다.
또한 오는 13일에는 프로게임단을 창단하는 SK텔레콤은 '테란의 황제' 임요환이 소속된 4U를 5억원을 상회하는 금액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임요환에게는 강민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대우를 약속한 상태여서, 앞으로 이들을 필두로 프로게임계에도 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계속 늘어날 추세다.
연봉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몸관리나 지원도 이제는 그야말로 '프로'급이 되어가고 있다.
이윤열, 홍진호가 소속된 투나SG와 서지훈, 이재훈이 소속된 슈마GO는 팀닥터까지 두며 선수들 관리에 나선 상태. 이들 프로게임단은 밝은성모안과, 화이트스마일치과, 클리닉비 3개 병원과 주치의 계약을 맺고 선수들의 시력교정과 구강검진을 하고 있으며, 화이트스마일 치과에서는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마우스피스를 개인별로 특수 제작하여 지원할 예정이다.
선수들의 옷차림도 프로답게 패셔너블해져가고 있다. 그동안 프로게이머하면 우주인을 연상시키는 광택소재의 우스꽝스러운 유니폼을 착용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FILA 코리아, 리바이스, 에어워크와 같은 유명 의류 브랜드가 스폰서쉽을 채결하고 용품지원에 나서고 있다.
KTF와 1억원 규모의 용품후원 계약을 맺은 FILA 코리아 스포츠마케팅팀 민세중 팀장은 "최근 청소년층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e스포츠 후원이 기존 스포츠 못지 않은 홍보호과를 가져올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으며, 프로게이머 강민은 "예전과 달리 최근 프로게임단과 기업간의 스폰서쉽 계약을 통해, 이제는 게임 외적인 것에 더이상 신경쓰지 않고 게임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 사실인 만큼, 앞으로 프로라는 이름에 걸맞게 팬 여러분들을 위해서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에서 든 사례 외에도 선수단 숙소, 대회상금 규모, 업계로부터의 인식 등 여러모로 과거와 달라진 분위기를 여실히 느끼게 해주고 있다.
▲ 사진은 지난 7일 리츠 칼튼 호텔에서 열린「SKY프로리그 2004」출범식의 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