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오른 기량 한껏... 두고봐, 일낸다!"
  
  
‘가장 무서운 팀, 가장 두려운 팀’


‘KTF 매직앤스’는 다른 팀에서 볼 때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이다. 다양한 종족 구성에 각 종족별 최상위급 레벨의 프로게이머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직앤스 정수영 감독은 “종족별로 고른 기량의 선수들이 포진해 있어 은연중 가장 무서운 팀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팀리그전 때는 다른 팀의 허를 찌를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이라고 말했다.


한 때 개인, 단체전을 망라해 대부분의 대회를 휩쓸다시피 할 정도로 전성기를 구가한 팀이 ‘KTF매직앤스’지만 최근 1년 남짓 동안 거둔 성적은 그다지 신통치 못하다. 박정석, 김정민, 변길섭 등 정상급 선수와 이윤열, 홍진호, 조용호 등 절정의 기량을 뽐낸 선수까지 영입해 막강한 전력을 구축했으나 지난해 6월부터 반년이 넘도록 감독없이 헤맸다. 항공모함이 선장 없이 표류해온 꼴이다.


하지만 정 감독이 복귀하고 키를 잡은 후 지난 2월 MBC게임 팀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부활의 신호탄을 쏴올렸다. 단점으로 지적된 팀워크도 감독을 중심으로 새롭게 짜여지고 있다. 정 감독은 “개인의 기량과 전술을 철저하게 존중하다보니 팀웍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단체전은 물론 개인전 때도 선수 간에 자발적으로 응원을 나갈 정도로 좋아졌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매직앤스가 강한 이유는, 그래서 다른 팀이 가장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안정적인 팀운영이다. KTF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연습에만 집중할 수 있는 넉넉한 팀 여건은 현재 프로게임계에서 극소수 팀만이 누리는 혜택이다. 정 감독 역시 이 부분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회사에서 아낌없이 지원을 한다. 당연히 보답해야 한다는 마음을 선수 전원이 갖고 뛰고 있다.”


최근 선수들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밝다. 조만간 새로운 합숙 훈련장으로 이전하기 때문. 새로운 훈련장은 지금 있는 곳과는 차원이 다르다. 3층 단독 주택으로 유무선 통신 인프라와 넓은 전용 훈련장, 숙소, 전략연구실, 휴게실 등 ‘제대로된’ 프로선수단 전용 합숙 훈련소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선수들은 최근 ‘이것만은 지키자’는 자발적인 내부 규율을 만들고 실천에 들어갔다. 최소 오후 2시까지 연습 준비를 마치고 화장실과 방청소, 부엌정리 등 역할을 나눠 책임지며 7시까지 인터넷을 끄고 선수간 연습 시간을 충분히 갖는다는 내용이다.


“오는 대회부터는 최종 파이널 라운드까지 무조건 간다는 것이 목표입니다. 물론 우승도 해야지요. 중요한 것은 항상 우승할 수 있는, 매 대회마다 가장 우승가능성이 높은 팀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입니다.”


다른 데 신경쓰지 않고 연습에만 몰두할 수 있는 조건은 프로선수와 프로팀 성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훈련 여건만 봐도 매직앤스는 분명 매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가 될 것이 틀림없다.




박정석(21) : 듀얼 토너먼트 본선에 올라가는 것이 1차 목표예요. 또 ‘제2회 프리미어리그’에서 1회 대회 때보다 더 좋은 성적을 올려 기억에 남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겁니다.

조용호(20) : 팀 우승의 한을 이곳 ‘KTF매직앤스’에서 꼭 풀 겁니다. 지난해 듀얼토너먼트 6회 연속 진출에 실패한 것이 가장 아쉽고요. 올해는 팀 우승과 개인 우승이라는 두가지 목표를 모두 이루겠어요.

김정민(22) : 지난 MBC팀 리그전에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조금만 더 집중했다면 역 올킬도 가능했었는데…, 저절로 눈물이 나더군요. 다가오는 4개 대회 개인리그 모두 본선 진출을 목표로 세웠어요. 한 대회 한 대회 깊은 인상을 남기는 선수가 되고싶어요.

변길섭(21) : 최근 1년 넘게 성적이 안 좋아요. 가장 안정된 팀으로 이적했는데 최고의 팀 명성에 걸맞게 더 열심히 해서 구단과 선수들에게 보답하고 싶습니다.

한웅렬(23) : 팀 분위기가 계속 좋아지고 있어요. MBC 팀 리그의 경험을 살려 더 좋은 팀성적을 올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고, 개인적으로는 프리미어 리그와 챌린지 리그 예선 통과가 목표예요.

최진우(24) : 99년도에 우승도 했고 꽤 알려졌었다고 생각하는데 군대 갔다 오니 내세울 만한 성적이 없내요. 현역 프로게이머 중 군입대를 마치고 복귀한 선수로는 처음일텐데요. 일단 뭔가 보여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이운재(22) : 메이저 리그 복귀가 목표예요. 과거와 달리 맵이 많이 복잡해지고 다양해졌어요. 일단 맵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면 눈에 띄는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송병석(25) : 주장으로서 모든 선수들이 일정 정도 레벨 이상의 실력을 갖춘 우수한 선수들이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단체전이죠. 그동안 팀성적 만큼은 두드러진 성적을 못냈어요. 변수가 많기도 했지만 팀 리그에 대한 열의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임동식기자(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