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 | 강민 <2>
정석을 거부하는 ‘엽기적 개구장이’
놀이공원에 가서 놀이기구를 타고 사진 찍는 일이 즐거웠다. 가족들과 나들이를 다닐 기회가 좀처럼 없어서인지 유치원에서의 소풍은 늘 새롭고 신기한 구경거리들로 가득했다.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늘 그와 함께 짝꿍이 되어주던 여자친구도 있었다.
“이름은 잘 생각이 안 나는데 엄마들끼리 친해 그 여자친구와만 놀았어요.”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싫어했지만 뛰어 노는 데에는 민이를 따를 자가 없었다. 항상 뛰는 게 좋았다. 운동장에서도 뛰고 교실에서도 뛰고… 교실에서 뛰어 다니다가 선생님에게 ‘딱 걸려’ 손을 들고 벌을 서기 일쑤. 담임 선생님조차 수업 시간엔 조용한 녀석이 쉬는 시간이 되면 전혀 딴 아이가 되어가는 걸 신기하게 생각했다.
민이는 막내로 곱게 자라 거칠 것이 없는 사내 아이였다. 지루한(?) 수업 시간의 유일한 장난감은 친구. 앞에 앉은 친구를 툭툭 건드리는 일이 가장 신이 났다. “악의가 있던 건 아니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참 못된 아이였다는 생각이 드네요.”
장난이 심한 개구쟁이 민이. 어릴 적부터 몸이 성할 날이 없었다. 철문에 손이 끼어 손가락이 부러져 봉합수술을 받기도 했다. 수영장 다이빙대에 올라 뛰어내리다가 다이빙대에 부딪혀 턱이 찢어지기도 했다.
“물에서 노는 걸 좋아했지만 특히 정석을 거부하는 기상천외한 다이빙이 주특기였어요. 그러다가 수없이 병원으로 실려가기도 했었지만요.” 어머니가 피를 철철 흘리거나 실실해 있는 강민을 들쳐업고 발을 동동 구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게다가 민이는 늦둥이라 그런지 형·누나에 비해 잔병치레가 많은 아이였다. “몸이 약해 감기몸살은 거의 달고 살았어요. 편식도 심했구요.”
콩류는 입에 대지도 않았다. 양파, 마늘 등도 싫어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콩으로 만든 두부와 각종 야채가 들어 있는 된장찌개는 엄청나게 좋아했다. 지금도 ‘된장찌개’만 있으면 어떤 반찬도 필요 없이 두 세 그릇도 뚝딱 해치운다.
“지금은 편식, 절대 안 합니다.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주는 대로 잘 먹어요!”
정리=김수연 기자 < jagiya@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