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슈마?, 혹시 투나?
겜짱 혈투
얼마전부터 게임리그가 좀 이상해졌다. 꽤 중요한 경기인데도 맥없이 무너지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이를 지켜보던 감독들도 넋을 놓고 허공을 응시하는 모습이 곧잘 목격됐다.
투나SG와 슈마GO가 그 주인공들이다. 최근 며칠간 이 두 팀의 신경은 온통 한 곳에 집중됐다. 29일 오후 5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7판4선승제로 열리는 '네오위즈 피망컵 온게임넷 프로리그' 결승전이 바로 이유다. < 전동희 기자 temp@>
◇ 슈마 GO
◇ 투나 SG
슈마GO - 서지훈 강민, 투나SG - 홍진호 이윤열등 스타 출동
객관적 전력 슈마 우세 … 투나 "우린 이변 연출이 특기"
◆이보다 화려할 수는 없다
프로게이머 팬카페 회원수 2위(홍진호), 3위(이윤열), 5위(서지훈), 7위(강 민)가 한 무대에 모인다. 회원 10만명이 넘는 게이머 중에서는 임요환(1위)과 박정석(4위) 만이 빠졌을 뿐이다. 이보다 많은 스타 게이머들이 한꺼번에 출전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혼자 10만명이 넘는 팬들을 끌고 다니는 빅 스타들이 짜맞춘 듯 충격적인 발언을 한다는 게 문제다. "프로리그만 우승할 수 있다면 개인전은 버려도 좋다."
화려함이 문제가 아니다. 더 이상 처절할 수 없는 무대, 바로 단체전으로 펼쳐지는 프로리그 결승전이다.
◆객관적인 전력은 슈마GO가 낫다
대부분 전문가와 팬들은 슈마GO의 우세를 점친다. 김도형 해설위원은 "개인전은 50대50이라고 해도, 2대2 팀플에서는 슈마GO가 훨씬 앞선다"고 말한다. 주관사인 게임앤컴퍼니의 최현준 대리는 "슈마GO의 선수층이 더 넓기 때문에 상대의 허를 찌르는 다양한 카드를 동원할 수 있다"고 말한다.
슈마GO는 강 민-박태민조가 4승2패, 강 민-서지훈조가 3승1패를 거두며 정상급 팀플을 선보였다. 반면 투나SG는 멤버의 조합도 들쭉날쭉, 4승6패에 그쳤다. 개인전에서도 슈마GO는 프로리그 6승1패의 전상욱은 물론 서지훈과 박태민, 강 민, 이재훈 등 훨씬 다양한 종족을 내보낼 수 있다. 반면 투나SG는 이병민(8승2패)과 이윤열, 홍진호 등 3명에 몰리는 부담이 너무 크다. 경험도 슈마GO가 앞선다. 슈마GO는 MBC게임 팀리그 1, 2차대회를 연패했다. 반면 투나SG에서 단체전 결승에 올랐던 선수는 단 한명도 없다. 결국 슈마GO의 조규남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자만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할 정도다.
◆투나SG는 언제나 예상을 깼다
홍진호와 이윤열이 없던 1라운드에서 투나SG가 4강에 들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송호창 감독은 이름조차 생소한 신예들을 이끌고 2라운드에 진출했다.
2라운드에서도 마찬가지다. 홍진호와 이윤열이 포함됐다고 해도 결승에 직행하리라 본 사람은 거의 없지만, 투나SG는 1위에 올랐다.
꼭 이겨야 할 경기에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겼다. 그리고 이렇게 쌓인 자신감 하나만큼은 슈마GO 못지 않다.
최근에는 비장감마저 감돈다. 열흘 동안 햇빛도 못 보고 훈련만 했다. 평소 싫은 소리 한번 안 하던 송 감독이 선수들의 자존심까지 건드렸다. 그래도 선수들은 군소리 한마디 없다. 누구보다도 그 이유를 잘 알기 때문이다.
더우기 홍진호와 이윤열의 책임감이 대단하다. 만약 이번 결승에서 자신들이 무너져 지기라도 한다면, 이제까지 후배들이 일궈놓은 성과를 자신들이 망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감독 출사표
테란만 잘 막으면 우승 자신
▶슈마GO 조규남 감독=지난 2년 동안 꾸준하고 변함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선수들을 믿는다.
우리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누가 시키거나 강요해서 된 게 아니다. 따라서 어떤 상황이라도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분위기도 좋다. 최근 개인전에서 거의 팀 멤버 전원이 좋은 성적을 보이며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이번 결승전에는 출전하지 않지만 다양한 전략을 짜고 테스트한 박신영도 큰 몫을 했다. 결승 상대인 투나SG는 예측이 비교적 쉽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 팀플이 앞서는 만큼 개인전에서 투나SG의 테란만 잘 막아내면 된다.
모든 경우 대비 맵훈련 철저
▶투나SG 송호창 감독=전력이 슈마GO보다 강하거나 약한 게 문제가 아니다. 이처럼 큰 경기에서는 상대보다 자신을 이겨내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난주 선수들과 이틀 동안 회의를 했다. 그 결과 절대 지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흔히 결승전에서 상대 예측을 잘못해 무너지는 모습을 봤다. 그러나 우리는 맵에 따라 3가지 종족을 상대로 훈련하는 등 모든 경우를 대비했다. 누가 나와도 놀라거나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 승패를 떠나 선수들에게 고맙고, 그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 투나SG 출전선수
선 수 프로리그 전적(개인팀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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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민(테) 8승2패(8승2패/-)
이윤열(테) 3승3패(2승2패/1승1패)
심소명(저) 3승2패(1승/2승2패)
이재항(저) 3승3패(2승1패/1승2패)
홍진호(저) 4승5패(1승1패/3승4패)
안기효(프) 3패(1패/2패)
◇ 슈마GO 선수명단
선 수 프로리그 전적(개인팀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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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훈(테) 5승3패(2승2패/3승1패)
전상욱(테) 5승1패(5승1패/-)
박태민(저) 4승5패(1승3패/3승2패)
강 민(프) 7승3패(1승/6승3패)
김환중(프) 2패(1패/1패)
이재훈(프) 3패(2패/1패)
◇ 상대 전적
▶투나SG 3 - 0 슈마GO < 2월7일>
이병민(테) 승 < 노스텔지어> 이재훈(프)
이윤열(프) 승 < 버티고플러스> 강 민(프)
홍진호(저) 서지훈(테)
이재항(저) 승 < 기요틴> 박태민(저)
▶슈마GO 2 - 1 투나SG < 2003년11월1일>
김환중(프) < 노스탤지어> 승 이병민 (테)
강 민(프) 승 < 헌트리스> 김종성 (저)
박태민(저) 안기효(랜저)
전상욱(테) 승 < 어나더 데이> 김상우 (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