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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2/03 00:04:03 |
Name |
Altair~★ |
Subject |
[경향게임스]게임중계방송 해설자 | 엄재경 VS 김도형 |
게임중계방송 해설자 | 엄재경 VS 김도형 |
[엄재경] '데이터로 승부' VS [김도형] '핵심 찌르기로 차별화' |
어린이들의 놀이로만 치부되었던 게임이 방송을 타고 스포츠처럼 생중계된다. 캐스터와 해설자들이 목이 터져라 중계를 한다. 불과 5년 전에만 해도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다. 게임중계는 캐스터 1인과 두 명의 해설자로 구성된 3인 체제가 보통이다.
게임이 스포츠 개념을 도입, 중계방송을 시도할 무렵부터 진행자 3인 체제를 굳혀왔기 떄문인데 그 시작을 같이 한 게임해설자가 있다. 현재 온게임넷의 해설의 쌍두마차, 엄재경과 김도형이다. 엄재경은 투니버스 시절 황형준 PD와 함께 스타리그 중계방송을 기획하며 첫 해설을 맡았었다. 김도형 또한 국내에서는 청므으로 '스타크래프트' 배틀넷 랭킹 1위에 오르면서 중계방송 해설자로 발탁됐다.
프로게임리그가 5년 간의 과도기를 거쳐오면서 해설자의 위상도 프로게이머 못지 않게 높아졌다. 하지만 게임을 보는 시청자의 눈도 덩달아 높아져 작은 실수에도 날카로운 비판이 쏟아지곤 한다. 그 속에서 이들이 최고의 해설자로 불릴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며 서로 다른 매력으로 나란히 사랑받을 수 있었던 그들만의 노하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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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리그 해설자 엄재경] |
▶ 엄재경 - '까꿍' 만화가가 인기 해설자로 우뚝 서다. 만화작가 출신의 엄재경 해설자는 98년 말 죽마고우인 만화가 이충호 씨와 함께 만화 ‘까꿍’의 작업을 같이 했다. 투니버스가 ‘까꿍’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면서 온미디어와 인연을 맺게됐다.
당시 투니버스에서 방영 중인 유일한 게임프로그램 <게임플러스>의 기획팀에서는 ‘까꿍’을 RPG게임으로 만들어 보자는 논의가 일었고 그가 시나리오를 담당하게 됐다.
이때 <게임플러스> 담당PD였던 황형준 PD가 ‘스타’의 게임중계방송을 구상했다. 스포츠중계처럼 캐스터를 두었고, 해설자를 정하는 과정에서 그가 거론됐다. 말재주가 뛰어나고 ‘스타’를 잘할 뿐만 아니라 만화작가로서 인지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TV에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좋았고 단번에 OK했다.
첫 방송은 하이텔배 스타리그였다. 예상했던 대로 좋은 반응을 얻었고 각종 스타리그에서 초청되면서 만화작가 엄재경은 게임중계해설자로 탈바꿈했다. 처음엔 만화작가의 본업을 버리지 못해 두 가지를 병행했다.
밤늦게까지 해설을 하고 집에 돌아와 밤새며 일을 했다. 그러나 마감에 떠밀려 작품의 퀄리티도 떨어지고 다른 만화가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미련 없이 ‘만화가’의 길을 접었다.
▶ '선수·경기·종족별 데이터 통계자료가 나만의 경쟁력' “대학 땐 목소리가 하도 커서 별명이 ‘마이크’였어요. 태어나 저보다 목소리가 큰 사람을 못 봤으니까요.” 고대 중문과를 졸업한 그는 386의 끝자락세대로 운동권 출신이다. 그때에도 ‘마이크가 필요 없는 남자’로 유명했다고.
그는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로 치밀하게 계획을 짜고 분석하는 일을 즐겨 스타리그의 아이디어 제조기로 불린다. 오랜 경력만큼 그가 재산처럼 아끼는 것은 프로리그 및 게이머들의 데이터. 매 경기마다 선수별로 데이터를 정리하고 통계를 뽑는데 그 엄청난 양은 데이터 전문가들조차 부러워하는 그만의 경쟁력이다.
현재 그는 온게임넷 스타리그와 프로리그를 진행하고 있다. 주 2회 방송이라지만 출전 선수들의 데이터를 뽑고 정리하는 준비과정을 거치다보면 늘 시간이 부족하다.
“예전에는 경기전날 선수들과 전화통화를 했어요. 경기 전적과 맵에 대한 견해, 전략을 얘기하다보면 어쩔 땐 두시간이 넘게 통화를 할 때도 있었죠.” 그는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이 좀 더 재미있어할까 하는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초창기에는 해설에서 독보적인 존재임을 자부해 왔지만 최근에는 경쟁자들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죠.” |
[스타리그 해설자 김도형] |
▶ 김도형 - 7년만의 '골퍼' 꿈 접고 해설자로 성공! 김도형은 프로게이머 출신 해설자 1호다. 그러나 그가 프로게이머 출신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는 국내 1호 세계챔피언으로 잘 알려진 신주영보다 먼저 배틀넷에 이름을 올린 장본인이다.
19살 때부터는 골프를 시작했다. 7년 간 골프강사로 일해왔으나 IMF의 위기에 골프장이 폐업을 맞이했다. 그 시기에 PC방을 드나들었고 ‘스타’를 알게 됐다. 어려서부터 게임이라면 자신 있었던 그는 국내 최초로 배틀넷 래더 랭킹 1위에 올랐다. 이를 계기로 모 스포츠지에 인터뷰 기사가 실렸고 기사를 접한 투니버스 측에서 해설자 제의가 들어왔다.
“해설자 제의를 받고 처음엔 웃었죠. 게임으로 무슨 중계를 하느냐고…” 첫 해설은 99프로게이머코리아오픈. 그때부터 캐스터와 해설자 두 명이 진행하는 3인 체제의 게임리그 중계가 틀을 잡아나갔다.
그는 원래 말수가 적고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차갑고 냉정한 스타일이었지만 해설을 시작하면서부터 성격이 바뀌었다. 7년이라는 세월을 투자한 ‘골퍼’로서의 꿈도 과감히 버렸다. 당시엔 많이 아쉽기도 했지만 지금은 게임해설자로서의 위치가 만족스럽고 탁월한 선택이었음을 깨닫고 있다.
▶ '말을 아끼다 적재적소에 강펀치, 시청자들의 웃음 자아내' “부담스럽죠. 초창기엔 빌더오더에 치중해 게임 내 전술전략을 설명해주면 되었는데 지금은 게이머들의 심리상태와 처한 상황들을 전달해줘야 합니다.” 그만큼 해설자들의 영역이 넓어졌다.
지금까지도 새로운 전략들이 꾸준히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선수들의 리플레이를 분석해 해당 선수를 연구하지 않으면 해설도 불가능하다.
“게임을 잘하면 + 의 효과를 낼 수 있지만 그게 다는 아닙니다. 해설자는 게임에 대한 이해·분석력이 뛰어나며 그것들을 잘 풀어서 말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초창기엔 아나운서 출신도 아니고 언어순화가 덜된 어눌한 말투 때문에 고생했었다. 재주가 없는 그가 엄재경과의 차별화를 위해서는 자신의 스타일을 찾는 것이 급선무.
“저라고 할말이 없겠습니까? 다만 나까지 말이 많아지면 중계진행이 조잡해진다는 생각에 최대한 말을 아끼는 편인데 3인 체제를 굳히기 위한 의도된 연출이죠.”
그러다가 중요한 타이밍에서 날카롭게 게임의 흐름을 전달하는 것이 그의 몫이다. 최근에는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는 이들에게 재미를 전달해 주기 위해 코믹스러운 멘트도 곧잘 날린다. 늘 진지해 보이던 그의 변화된 모습에 시청자들도 즐거워한다. |
김수연 기자 < jagiya@kyunghyang.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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