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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1/13 18:16:31 |
Name |
The Siria |
Subject |
(스포츠서울)[Find IT] 게임-방송사가 보는 'E스포츠 발전' |
[Find IT] 게임-방송사가 보는 'E스포츠 발전'
한국 E스포츠는 게임방송의 발전과 궤를 같이한다. 방송사에서 직접 스폰서를 유치해 게이머들에게 상금을 주고 대회를 만드는 방식으로 한국 E스포츠는 성장해왔다. 지난 2000년 온게임넷을 비롯해 2001년에는 MBC게임이 개국해 한국 E스포츠의 근간이 만들어졌다. 이들 방송사에서 책임을 맡고 있는 온게임넷 황형준 국장과 MBC게임의 이상호 부장을 만나 한국 E스포츠의 현실과 발전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MBC게임 이상호 부장
“2~3년 후면 E스포츠의 운영과 방송이 분리되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MBC게임의 이 부장은 가까운 시일 내에 방송사는 게임방송을 중계하고 전문게임리그사가 리그를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전 세계가 디지털 문화로 접어든 현실에서 게임 콘텐츠는 단순히 즐기는 콘텐츠가 아니라 게임으로 서로의 우위를 가르는 문화가 일반화될 것이다. 따라서 방송은 방송만을, 시행사는 게임리그 주최만 맡게 되는 분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01년 개국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재정 기반이 부족한 프로게이머들에게 고른 혜택을 주는 것이었다. 매월 게임대회를 유치해 많은 출전기회를 주려고 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이벤트 대회로만 비쳐지는 한계가 나타났다. 결국 MBC게임도 온게임넷에서 진행하는 3개월 단위의 대회를 만들고 지난해부터는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 2부리그로 나눠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E스포츠 대회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 이 부장의 의견. E스포츠의 대표 격인 스타리그 같은 경우 기업 스폰서를 유치하는 것이 쉽지 않다. 3개월 단위로 2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내며 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 기업은 국내에 10여개가 전부다. MBC게임과 온게임넷에서 정기적으로 치르는 스타크래프트리그가 8개씩 16개에 달해 기업 스폰서만으로 리그를 진행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 부장은 “시장의 한계성으로 향후 2~3년이면 대규모 E스포츠리그는 스폰서가 중심이 돼 진행하고 방송사는 이를 중계하며 광고로 수익을 얻게 될 것”이라며 “방송사는 소규모 리그 및 게임 홍보를 위한 리그를 주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게임넷 황형준 국장
“한국 E스포츠의 발전을 위해서는 먼저 각각의 주체가 본연의 위치를 찾아가야 합니다.”
지난 99년 TV를 통해 스타크래프트리그를 처음 방송해 E스포츠를 현재의 위치에 올려놓은 온게임넷의 황 국장은 지금까지 방송을 중심으로 E스포츠 시장이 만들어졌다면 앞으로는 각각의 주체가 중심이 돼 E스포츠 시장이 성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2000년 개국해 이제 만 3년. E스포츠는 빠르게 발전해왔다. 그러나 이런 급성장과 함께 부작용도 컸다. 다른 스포츠사업 모델과는 달리 방송사가 직접 주최함으로써 배타적인 방송을 하게 돼 프로게이머들이 중심이 돼야 할 프로게임협회(현 E스포츠협회)의 존재가 유명무실해졌다. 이렇다 보니 게임 방송사나 게임팀, 혹은 감독과 선수들이 모두 각자의 목소리를 내면서 협회는 협회대로, 각 팀 감독이 주축이 된 프로게이머협의회는 협의회대로 의견을 달리하며 서로의 이익을 주장하기에 바쁜 것이 최근 상황이다.
황 국장은 “다른 프로스포츠처럼 정기적인 리그 형식의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의견을 모으고 집행하는 조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그러나 급성장만을 거듭해온 E스포츠 시장에서 이러한 중심축을 잡아줄 어떤 조직도 없는 것이 지금의 한계”라고 진단했다.
또 황 국장은 “원칙과 규칙이 바로 선 E스포츠 시장이 만들어지면 당연히 기업들이 젊은이들의 새로운 문화인 스포츠에 더욱 관심을 보이게 될 것”이라며 “기업의 참여를 유도해 게임리그를 통해 이익을 주면 기업들이 다시 E스포츠에 투자하는 순환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발전방향을 제시했다.
◇프로게이머 임요환
'테란의 황제' 임요환(24)은 팬카페 회원이 40만명에 달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프로게이머. 최초로 1억원의 연봉을 받은 프로게이머로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 99년 프로게이머 1.5세대로 활동을 시작해 이미 5년간 활동해오면서 게임과 전혀 상관없을 듯한 50대 아주머니들도 알아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프로게이머의 대표 아이콘인 임요환이 바라보는 e스포츠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활동을 시작하던 초창기 e스포츠 환경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초창기에 비해 프로게이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진 것이 가장 먼저 피부로 느껴진다. 게임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프로게이머에 대한 인식도 한단계 올라선 것 같다.
―인식의 변화를 어디서부터 느끼나.
가장 먼저 아버지가 나를 바라보는 시각이 변했다. 고3 때 스타크래프트에 빠져 프로게이머의 길로 들어서려 했을 때 아버지의 반대가 벽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대회에서 우승하고 주목받으면서 아버지의 반대는 역으로 든든한 후원으로 바뀌었다. 지금은 누구보다 든든한 후원자다.
―우리의 e스포츠 현실을 어떻게 보는가.
기성세대의 인식은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인기와 인지도에 비해 프로게이머는 대부분 아직도 생활비를 벌지 못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다. 그러나 팬이 많아지고 인식이 변하면서 게이머들이 정기적으로 팬들과 만나 경기를 벌일 수 있는 공간이 하나둘 늘기 시작했다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의미가 있다. 지난해 말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도 젊은이들의 새로운 문화인 게임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겠다는 말을 들었다. 앞으로 더욱 좋은 환경에서 더욱 멋진 활동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스포츠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이 있다면.
먼저 기업의 지원이 늘어야 한다. 예전에 비해 상당히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 기업들은 e스포츠에 돈을 쓸 준비가 안돼 있다. e스포츠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웬만한 스포츠보다 폭발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러나 아직 기존 기업들은 e스포츠를 단순한 어린이들의 놀이로만 보는 듯해 안타깝다. 또 다양한 게임대회가 많이 열려야 한다. 스포츠도 다양한 종목이 있고 많은 대회가 있어 선수와 팬이 만나는 기회가 많아질수록 생명력을 얻을 수 있듯 e스포츠에서도 다양한 종목과 대회로 많은 팬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프로게이머로서 자신의 미래를 생각해 봤는가.
크게 생각한 적이 없다. 그러나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코치나 감독직을 맡아보고 싶다는 것이다. 더욱 다양한 게임관련 활동을 통해 많은 경험을 쌓고 최종적으로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 e스포츠 활동을 통해 얻은 경험으로 게이머들이 원하는 게임을 기획하고 만들어 지금의 스타리그만큼 인기를 얻고 싶다.
―한국 e스포츠의 미래는.
e스포츠에서는 한국이 '꿈의 무대'로 통했으면 한다. 미국에 메이저리그가 있듯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프로스포츠로 e스포츠가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많은 연봉과 상금으로 외국인 선수들이 몰려오고 방송권도 판매하는 미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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