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요환 vs 이윤열, 3년을 기다린 꿈의 대결!
13일 'KT-KTF 프리미어리그' 타이틀 매치
“테란의 황제 타이틀 매치!”
그토록 꿈꿔왔던 ‘황제’ 임요환(4U)과 ‘토네이도’ 이윤열(투나SG)의 대결이 펼쳐진다. 결전의 무대는 오는 13일 오후 6시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지는 ‘KT-KTF 프리미어 리그 월드챔피언쉽.’
이제 모든 초점은 ‘누가 이기는 가’에 맞춰져 있다. 아쉬웠던 임요환의 지난해 성적도, 이윤열의 13연승도 잠시 잊어버리자. 둘의 대결은 2001년 임요환이 열어놓은 테란의 전성시대 1부에 마침표를 찍는,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다.
▲ 물러설 자리 없는 임요환, 마지막 계단 남은 이윤열
<스타크> 팬이라면 누구나 기대해온 임요환 대 이윤열의 빅 매치. 일부러 피한 것도, 만나지 못하게 한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임요환이 정상에서 주춤하는 동안, 이윤열은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프로게이머 랭킹 1위를 차지하며 실속을 챙겼다.
이윤열의 입장에서는 마지막 계단을 밟고 왕좌에 올라서는 일만 남았다. 반면 올해 병역문제가 걸려있어 마음이 급한 임요환도 물러설 자리는 없다. 오히려 진짜 ‘토네이도’급으로 성장한 이윤열을 잠재우면서 화려하게 2004년을 시작해야 한다.
두 선수의 공식전 첫 충돌은 2001년 12월, ‘iTV 랭킹전’에서 있었다. 당시 이윤열은 임요환을 꺾으며 파란을 일으킨 뒤 랭킹전 결승에서도 3 대 1로 우승하며 ‘토네이도 시대’를 예고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있었던 초청전 형식의 ‘KTF 비기배 스타크래프트 4대 천왕전’에서는 임요환이 결승전에서 이윤열을 만나 2 대 1로 승리하며 복수에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두 선수의 상대전적은 12 대 12. 전적조차 숨죽여 결승전을 기다리고 있다.
▲ 알고 보면 ‘임요환+최연성’ 대 ‘이윤열+이병민’
이번 결승전은 두 걸출한 테란 신성의 대리전 양상도 함께 띠고 있다. 임요환은 데뷔 후 최단기간내 메이저리그 우승에 빛나는 최연성(4U)의 테란과 결승전을 준비한다. 이에 질세라 이윤열도 최고의 테란으로 각광 받는 이병민(투나SG)을 파트너로 맞아 연습중이다.
흥미로운 것은 최연성과 이병민도 공식전적 2 대 2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맞수라는 사실. 지난 WCG 2003 <스타크> 부문 예선에서는 이병민이 이겼고 MBC게임 스타리그에서는 최연성이 2 대 0으로 복수에 성공했다. 그러나 최근 온게임넷 피망배 프로리그에서 이병민이 다시 최연성을 꺾으며 2 대 2, 힘의 균형을 맞췄다.
결국 임요환과 이윤열의 어깨에는 파트너 최연성과 이병민의 승부도 함께 걸려 있는 셈이다. 최연성과 이병민의 막후 대결도 제 2의 관전 포인트.
▲ “모든 것을 보여준다” 임요환, “무조건 이긴다” 이윤열
현재 임요환과 이윤열은 모두 활동 시간의 80% 이상을 결승전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임요환 선수는 “결승전을 대비해서 짜서 만드는 전략도 있지만 요즘 유행하는 전략도 완벽히 익히는 중이다. 승부가 난다면 누가 이기든 3 대 1이 될 것이다. 이윤열 선수를 만나면 다들 위축되는 경향이 있는데 같은 팀이었던 만큼 준비한 것을 모두 보여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이윤열 선수는 “임요환 선수가 최연성 선수와 연습하고 있기 때문에 특유의 몰래 전략을 들고 나올지, 힘 싸움을 들고 나올지 알 수가 없다. 여러 가지로 다 준비하고 있다. 언젠가는 내야 할 승부였다. 3 대 0이든 3 대 2은 개의치 않는다. 반드시 임요환의 벽은 넘겠다”고 말했다.
치열한 연습만큼이나 자신감으로 중무장을 하고 있는 두 선수의 대결. 프로게임리그 ‘3만 관중’ 탄생의 열쇠는 이미 두 선수에게 넘어갔다.
이재진 기자 <ziney@ilg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