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제 106호 2003년 12월 30일
[ 인물 ≫ 라이벌 열전 ]
게임방송 국장 | 황형준 VS 이상호
[황형준] "2등은 없다" VS
[이상호] "맨파워로 승부수"
국내 게임계를 대표하는 게임방송국의 양대 산맥. 온게임넷과 MBC게임을 진두지휘하는 황형준 국장(온게임넷)과 이상호 총괄국장(MBC게임)을 만났다.
우선, 이상호 국장이 이끄는 MBC게임은 게임방송부문 후발주자의 열세를 극복하고 놀랄만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거듭되는 시행착오를 발판 삼아 약진을 거듭한 결과다. MBC게임은 온게임넷이 만들어낸 스타리그의 중계 포맷을 따르는 대신 중계형식에서의 차별화를 선언해 주목받았다. 현재 케이블 이외에도 스카이 라이프 위성채널 10위권 내 안정적인 위치를 굳히고 있다.
황현준 국장이 이끄는 온게임넷은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스타리그를 창조해낸 스타리그의 본거지로 투니버스에서 분리되었다. 최초의 케이블 게임전문방송국이라는 긍지로 게임전문채널에 있어서 국내 1인자임을 자부하고 있다.
[ 온게임넷 황형준 국장 ]
▶ 열정적이고 창의력 뛰어난 게임전문가
황형준(33) 국장은 국내게임방송의 역사와 함께 해 온 인물이다. 일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그는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기 싫어하는 승부사다. 황 국장은 95년 투니버스에 입사, 애니메이션 기획·편성PD로 방송 일을 시작했다. 98년에 투니버스에서 게임정보프로그램 ‘게임플러스’의 제작을 담당하게 되면서 게임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예측 사이버 프랑스월드컵’이라는 피파 시뮬레이션으로 최초의 중계 프로그램을 시도했다. 중계 프로그램이 좋은 반응을 얻자 영역을 ‘스타크래프트’로 넓혀 최초의 스타리그방송인 ‘KPGL 하이텔배’를 방송했다. 황 국장은 게임과 스포츠를 결합해 공정한 룰을 적용한 게임리그 방송의 전형을 만들어 갔다.
이 같은 황국장의 노력으로 투니버스는 게임전문방송 ‘온게임넷’을 만드는데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게임을 중계한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해하던 당시, 새로운 시도를 거듭해왔고 규모와 형식면에 있어서 게임을 전문화된 중계프로그램으로 승화시킨 장본인이다.
▶ “MBC게임보다 한발 먼저 치고 나간다!”
“온게임넷은 선진화된 게임방송으로 늘 1위자리를 놓친 적이 없습니다. 같거나 비슷하지 않게 언제나 한발 먼저 치고 나가는 한 차원 높은 방송을 지향합니다.”
온게임넷은 매출과 시청률에서 우월한 위치에 있지만 당장 수익보다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한다. 지속적으로 온게임넷을 완벽한 게임 마케팅 솔루션으로 만들 계획이다. 게임사에게 극대화된 효과를 줄 수 있는 방송으로 가장 강력한 프로모션을 전개해 나간다는 것. 이 밖에도 온라인과 연계된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을 늘리고 고객이 원하는 방송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2004년 목표다.
황 국장은 게임방송 초기에 게임계도 스포츠처럼 스타가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많은 스타급 선수들을 키워 내기도 했다. 리그 규모를 대폭 키운 것도 이 때문. 그가 의도한대로 지금은 게임은 몰라도 유명 프로게이머 이름은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는 기존의 것들을 따라가거나 묻어가기보다 기발한 창의력으로 새로운 장르로의 도전을 즐긴다.
게임방송에 있어 많은 것들을 창조해 온 그이지만 “많은 것을 이뤘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지금도 이뤄 가는 과정이며 꾸준히 새로운 것들을 창조해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황 국장은 “게임방송을 이끄는 조력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며, 게임 산업이 단지 ‘스타’ 하나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엔터테인먼트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 MBC게임 이상호 국장 ]
▶ 분석적이고 기획력 탁월한 방송전문가
이상호(36) 총괄국장은 10여 년 간의 방송 노하우를 가진 방송 전문가다. 드라마, 토크쇼, 패션쇼 등 다양한 제작 경험은 물론 편성과 기획능력도 탁월하다. 이 국장은 92년 제일영상 프로덕션에 입사해 베스트극장, 미니시리즈 등 드라마 제작PD로 방송과 인연을 맺었다.
케이블TV 사업이 본격화될 시기인 93년에는 드라마 전문채널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드라마채널인 ‘드라마넷’의 허가를 얻어내는 등 방송제작뿐만 아니라 기획부문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시청자들과 TV를 매개로 함께 할 수 있는 방송을 꿈꿔왔다. 그가 시청자와의 피드백이 가장 잘 통할 수 있는 방송으로 꼽은 것은 게임과 홈쇼핑.
2001년에 ‘드라마넷’이 문화방송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게임방송 채널인 MBC게임의 런칭에 참여하게 된 것도 어쩌면 ‘숙명’인지 모른다. 일 적인 부분에서만큼은 냉철하고 논리적인 이 국장은 업계전반에 대한 이해력이 높고 사업적인 부분에서의 탁월한 기획력과 감각을 지녔다.
▶ “우리의 경쟁상대는 ‘온게임넷’이 아니다!”
“우리의 경쟁상대는 온게임넷이 아니라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스포츠 등 시청률 상위에 있는 프로그램들입니다.”
이 국장은 MBC게임의 경쟁력은 ‘맨파워’라고 자부한다. 게임업계에서 난다긴다하는 전문가들로 초기 인원을 구성해 업계 전반의 폭넓은 네트웍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 특히 온게임넷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는 부족하지만 위성채널을 포함한 시청률에서 이미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같이 MBC게임이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놀랄만한 성장을 거듭한 이유는 중계형식의 차별화를 꾀한 스타리그와 워3 리그의 공이 크다.
MBC게임은 내년부터 브랜드이미지를 상승시키기 위해 7개의 프로게임리그를 비롯해 서울시청과 함께 진행하는 아마리그까지 4개 종목 총 12개 리그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데일리 뉴스를 신설하고 e-스포츠의 안정화를 위해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해 게임계의 판도를 뒤흔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 국장은 “게임방송은 방송 툴에 게임이나 업체를 끼워 맞추기보다 다양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게임과 업체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이에 MBC게임이 앞장서 국내 게임산업전반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MBC게임을 글로벌한 미디어로 키워나가는 것이 이 국장의 목표다.
사진=유영민기자|youmin2001@kyunghyang.com
김수연 기자 < jagiya@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