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1-06 12:35
'게임의 제왕' 양보 못해!
◇ 임요환(왼쪽), 이윤열
'꿈의 대결'이라고 불릴 만하다. 2004년 첫 게임리그 결승전에서 임요환(4U)과 이윤열(투나SG)이 맞붙는다. 13일 오후 6시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5전3선승제로 펼쳐지는 'KT/KTF 프리미어리그 월드챔피언십'. 벌써부터 게임리그 사상 최고의 흥행이 거론될 정도다. 최고의 인기 스타와 최초의 그랜드슬래머의 맞대결. 팬들이 흥분할 만한 요소는 모두 갖춰져 있다.
'최고 스타 VS 그랜드슬래머' 역대전적 12대 12
스파링 파트너-감독도 '보이지 않는 전쟁' 불꽃
◆ 황제 VS 황태자
임요환이 IS 시절부터 이윤열의 '사부' 역할을 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그래서인지 이윤열은 그랜드슬램을 기록했던 지난해에도 유독 임요환에게는 강한 면을 보여주지 못했다. 역대 상대전적은 12대12. 특히 메이저급 결승전에서의 격돌은 이번이 처음이다.
말싸움부터 불꽃이 튀었다. 이윤열은 "이번에야 말로 황제의 무릎을 꿇리겠다"며 도발을 일으켰지만, 임요환은 "황제라는 이름보다는 게이머로 팬들에게 영원히 기억되고 싶다"며 받아쳤다.
이윤열의 최근 기세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KTF 리그에서 무려 13연승, 상금만도 2330만원에 달한다. 특히 월드챔피언십에서 3대0 승리를 거둔다면 게임리그 사상 단 한명도 기록하지 못한 '전승 우승' 기록을 남기게 된다.
최근 각종 대회에서 부진했던 임요환도 이번 대회에서만큼은 상상을 뛰어넘는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홍진호와의 준결승과 변길섭과의 챔피언십에서 보여준 모습은 전성기의 그 것.
특히 지난 2002년 3월 KPGA 1차리그 우승 이후 이어져온 무관의 제왕 타이틀을 벗어던짐과 동시에 황제의 부활을 알리는 절호의 기회를 맞아 의욕이 대단하다.
◆ 최연성 VS 이병민
최근 게임리그에서는 팀동료나 훈련 상대가 얼마나 강한가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이번 결승전은 '익산테란 대리전'이라고 불릴만큼, 양 팀의 신예 테란들의 영향력이 크다.
데뷔 최단기간 메이저대회 우승자 최연성(4U)과 피망컵 온게임넷 프로리그 개인전 1위이자 온게임넷 15승1패의 경이적인 기록을 갖고 있는 이병민(투나SG)이 바로 결승전 스파링 파트너.
최연성의 물량 공세는 임요환에게도 큰 영향을 줬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게다가 이윤열 역시 최근 훈련경기에서 이병민의 유연한 체제 변환에 애를 먹으며 자꾸 패할 정도다. 지난달 20일 프로리그에서는 이병민이 최연성을 꺾은 바 있다. 과연 이번에는 임요환이 후배의 복수에 성공할 수 있을까.
◆ 주 훈 감독 VS 송호창 감독
지난해 팀 창단 이후 프로리그(8월), 스타리그(10월), MSL(11월) 등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을 일궈내며 최고의 지장으로 떠오른 4U의 주 훈 감독.
상대의 숨소리마저 읽어내는 분석력과 탁월한 심리전으로 다시 한번 '감격의 포옹 장면'을 되풀이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스폰서십 문제가 걸려있어, 이번 결승은 절대 놓칠 수 없다.
반면 지난해 홍진호-이윤열의 KTF 임대로 인해 무대 뒤에서만 눈물을 삼켰던 송호창 감독도 '결승전 데뷔전'을 맞아 의욕이 크다.
누구보다도 이윤열에 대한 파악과 믿음이 크고 안정감을 가져다줄 수 있다게 장점. 이번에야말로 '우승자 이윤열'을 얼싸안고 한풀이를 하겠다는 각오다.
< 전동희 기자 te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