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신문 좋은하루 (goodday) 가 원숭이의 해 2004년을 맞아 톱스타들과 함께 <사랑의 PC보내기 운동>을 시작합니다. 인기절정의 톱스타 12명이 애용하던 노트북 PC를 경매에 부쳐 그 수익금으로 PC를 구입,'사랑의 PC보내기 운동본부'에 기증할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를 위한 사은잔치도 푸짐하게 준비했습니다. 행사에 참여하는 톱스타 12인에 대한 깜짝 퀴즈를 풀면 추첨을 통해 디지털 카메라와 문화상품권을 선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바랍니다.
임요환(24)이 머물고 있는 4U팀 숙소를 찾아간 것은 오전 11시. 연습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테란황제'가 부스스한 모습으로 기자를 맞는다.프로게이머들에게는 아직 너무 이른 시간.간밤에 늦도록 연습을 했기 때문에 아직 씻지도 못했다며 미안한 표정이다.
'잠깐 기다려 달라'는 말을 하고 잠깐 사라진 임요환. 그의 방을 슬쩍 엿보니 아직 채 정리하지 못한 이부자리에 노트북 PC가 켜진 채 놓여있다. 아침부터 팬카페에 접속해 편지들을 보고 있었던 모양이다.그는 프로게이머로서는 가장 많은 40만명의 팬카페 회원을 거느리고 있는 '황제'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켜보고 경기장이나 행사장으로 이동하는 틈틈이 메일 보내기와 게임을 하고 있어요."
지난 2주동안 노트북으로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간단히 대답한다. 그는 지난해 말 '사랑의 PC 보내기' 운동에 흔쾌히 참가했다. 자신의 이름을 단 '임요환 노트북'이 경매에 부쳐진다는 말이 은근히 부담스러웠던 모양. 바쁜 일정을 쪼개 최대한 많이 사용,자신의 흔적을 남기려 노력한 기색이 역력하다. 노트북 사용자 이름은 물론'임요환', 컴퓨터 이름은 자신의 게임 아이디 SlayeRs_'Boxer'로 만들어 놓은 것을 자랑스럽게 보여준다.
"잠자기 전에 DVD도 보고, 음악도 듣고 했어요. 연습실에 대형TV가 있긴 한데 감독님 때문에 밤늦게 켜기는 어렵거든요." 멋쩍게 웃으며 그동안 본 DVD를 보여준다. 한국영화와 외화가 수북하다.만만치않게 성능을 시험해 본 모양이다. 여기 저기서 다운 받은 동영상으로 제작해놓은 DVD 타이틀도 있다.
임요환이 받은 노트북 PC는 컴팩 프리자리오 X1042AP. 인텔 센트리노 칩셋 기반의 무선인터넷과 멀티미디어 콘텐츠 전용 PC다.
"사실 보려고 모아만 놨지. 느긋하게 영화나 보면서 휴식할 틈은 없어요. 좋은 성적을 올려서 스스로 최고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겨요."
영화를 보려 모아놓은 DVD와 CD에 대해서 묻자 화제가 금방 게임 얘기로 바뀌었다. "심심풀이 삼아 잠깐씩만 봤다"면서 4일 부산에서 열릴 KT·KTF프리미어 리그 챔피언 결정전을 거론했다. 사실 임요환은 2003년 한해동안의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했다.프로게이머 4대천왕인 홍진호, 이윤열, 임요환, 박정석의 이벤트전에서만 두 차례 1위에 올랐을뿐, 3개월간 진행되는 온게임넷 스타리그와 MBC게임 스타리그에서는 4강에 한차례 오른게 고작이다. 이때문에 KT·KTF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결정전은 그에게 남다르다.
"음악들을 때가 제일 좋아요. 스피커 성능이 좋던 걸요." 노트북에 대한 간단한 품평 한마디. 스타크래프트는 안해봤단다. 다른 PC에서 키보드와 마우스에 익숙해지면 경기 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경기를 채 1주일도 안남겨 놨기 때문에 여기서 컨디션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게임을 아예 포기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
스타크래프트를 했다는 흔적 대신 다른 선물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4일 열리는 결승전에서 꼭 우승할게요. 우승해야 노트북도 비싼 값에 팔리고, 그래야 더 많은 PC를 보낼 수 있을 거 아네요."
팬들에게 2004년 벽두를 여는 선물을 주겠단다. "저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까 goodday 독자 여러분 모두 모두 힘내세요." 새해를 여는 '황제'의 인사는 힘찼다.
황재훈 기자 ddori@h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