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2.18 16:25 입력
강민
박용욱
프로토스의 강자 강민과 박용욱이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며 <스타크래프트>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프로게임 전문가 심현 씨가 지난 해 이맘때쯤 처음 맞붙어 용호상박의 승부를 이어오고 있는 흥미진진한 대결의 역사를 풀어놓았습니다.
2001년 데뷔 후 강민은 메이저대회 입성의 문을 꾸준히 두드려 왔다. 박용욱은 2001 한빛소프트배 온게임넷 스타리그(이하 OSL) 3, 4위전을 끝으로 게임을 잠시 접었다. 두 선수는 분명 신예는 아니었으나 빅리그를 한번도 품에 안지 못한 ‘만년 신인’이었다.
2002년 12월 온게임넷 3차 챌린지리그 결승. 본선리그 4번 시드를 놓고 격돌한 이들은 시종일관 멋진 승부를 엮어냈다. 그들의 첫 격돌은 3대2, 박용욱의 승리였다. 강민은 이어진 듀얼토너먼트에서 패배하며 OSL 진입에 실패했고, 박용욱은 본선에는 진출했으나 16강에서 탈락하며 공백의 후유증을 뼈저리게 느꼈다.
하지만 두 선수가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두 선수는 2003년 1차 온게임넷 듀얼토너먼트에서 나란히 승리하며 OSL 본선에 동반 진출하더니 TG 삼보배 MBC게임 스타리그(이하 MSL) 본선에도 동시에 진출하는 쾌속행보를 보였다.
이들이 두 번째 대결은 TG 삼보배 MSL 패자조 1회전. 첫 상대에게 져 나란히 패자조로 추락한 뒤 맞붙는 외나무다리의 한 판이었다. 강민이 2002년 챌린지리그 결승에서의 패배를 설욕하며 승리, 리그 결승에서 이윤열마저 제압하며 메이저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박용욱은 이를 씁쓸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마이큐브 2003 OSL에서 세 번째 만난 두 선수는 8강에서 같은 조에 편성되며 세 번째 빅매치를 치렀다. 강민이 복수에 계속 성공하며 전승으로 4강에 안착한 뒤 준결승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박정석마저 꺾고 결승에 선착했다. 반면 박용욱은 힘겨운 재경기 끝에 준결승에 올라 박경락을 3대0으로 셧아웃 시키며 결승에 진출, 복수혈전을 예고했다.
스타리그 최초의 야구장 결승, 프로토스끼리의 메이저 무대 첫 결승으로 기록된 마이큐브 2003 OSL 결승전. 통산 네 번째 격돌한 둘은 화끈한 명승부 끝에 3 대 1, 박용욱의 우승으로 결판을 냈다. 박용욱은 두 번째, 세 번째 격돌의 패배를 멋지게 설욕했다.
최근 다섯 번째로 만난 KTF Bigi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강민이 승리하며 결승전의 아쉬움을 다소 달랜 상황. 이렇듯 주고받는 치열한 승부를 펼친 두 선수의 현재 통산전적 7대6(A매치 전적 6대6)로 박용욱이 미세하게 앞선 상황이다. 최종 무대인 결승전 승부에서도 박용욱이 두 번 모두 승리했다.
현재 이들은 NHN 한게임 03~04 OSL에 나란히 진출해 있다. 16강의 문턱만 넘는다면 8강 혹은 4강에서 다시 격돌할 수도 있다. 가을의 전설을 이어 프로토스의 새로운 영웅으로 등극할 선수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이 겨울 스타리그와 함께 추위를 잊어보자.
심 현 함온스 시삽/PgR21 운영진 <lovesh73@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