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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11/14 13:56:29
Name 한빛짱
Subject [일간스포츠]게이머 여론조사 · 게임전문가 설문조사
게이머엔 '등급 보류기준' 전문가엔 '소위 구성·운영' 설문 차별화
  
     •  ‘어제 오늘일 아닌’ 영등위 심의 논란
  

이번 여론/설문 조사는 게이머와 게임 전문가를 분리해 실시했다. 게이머에게는 논란이 되고 있는 ‘등급 분류의 기준’에 대해, 게임 전문가에게는 등급을 판정하는 ‘영등위 소위원회의 구성 및 운용’에 대해 물었다.

심의 기준은 어느 게이머의 말처럼 “상식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영등위의 이야기처럼 “여론을 반영한다”. 이번 조사 결과는 상식적인 게이머 여론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반면 ‘영등위 소위원회의 구성 및 운용’은 대외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따라서 일반 게이머에게 묻기에는 다소 전문적인 부분으로 판단했다. 이에 유수의 게임전문 월간지(넷파워, 온플레이어, PC파워진, PC플레이어) 및 웹진(게임그루, 게임메카, 게임샷, 게임스팟, 게임조선, 게임그루, 플레이포럼)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한정했다.

두 조사 모두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질문은 배제했다. 업체나 영등위에 대한 주관적인 감정 개입을 피하기 위해서 였다. 대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심의 번복 사유와 영등위 구성 및 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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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 여론조사

가. <리니지 Ⅱ>의 다크엘프 캐릭터는 시점을 조절할 경우 게이머가 팬티를 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소위원회는 ‘음란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때문에 청소년은 이용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한 업계는 ‘사실적인 게임의 부차적인 문제’이며 ‘그럼 비키니 나오는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냐고 묻고 있습니다.

(1) 음란성 조장. 청소년이 이용할 수 없다. - 315명(16.8%)
(2) 음란성을 조장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1508명(80.3%)
(3) 잘 모르겠다. – 53명(2.8%)


나. <리니지 Ⅱ>는 카오 캐릭터를 PK했을 경우, 아이템 드롭이 발생합니다. 이에 대해 영등위는 “아이템 드롭이 되는 모든 PK는 폭력을 조장하므로 18세 이상”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게임업체는 “카오를 예방하기 위한 정당한 시스템”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1) 카오 PK시 아이템 드롭은 청소년 이용 불가다. – 399명(22.8%)
(2) 카오 PK시 아이템 드롭은 별 문제 없다. – 1286명(73.5%)
(3) 잘 모르겠다. – 65명(3.7%)


다. 지난 5월 ‘12세 이용가’를 받았던 <코룸 온라인>이 혈흔 묘사 등을 이유로 최근 ‘15세 이용가’를 받은 뒤 혈흔 부분 등을 수정해 다시 심의를 넣었으나 또다시 ‘15세 이용가’ 판정을 받았습니다. <코룸 온라인>은 15세 이상의 게이머들만 이용할 수 있을 정도의 ‘폭력성’을 지녔다는 것이 영등위의 판단입니다. 반면 “<스타크래프트> 등 12세 이용가를 받았던 다른 게임들과 비교해 폭력 묘사에 크게 다른 것이 없다”는 비판이 따르고 있습니다.

(1) ‘15세 이용가’ 등급이 맞다. – 243명(13.7%)
(2) 아니다. 영등위의 판결을 이해하기 힘들다. – 1405명(80/8%)
(3) 잘 모르겠다. – 90명(5.2%)


라. 이 같은 심의번복 때문에 소위원회가 규제를 강화하는 보수 일변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같은 지적은 국내에서 ‘18세 이용가’ 판정을 받은 <리니지 Ⅱ>가 지난 달 북미 자율심의기구 ESRBi에서는 ‘13세 이용가’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죠. 이에 대해 영등위 측은 “각 국가마다 국민정서가 다르다”며 반박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민정서가 다른 것은 인정하지만 영등위 소위원회가 너무 보수 편향적인 것이 더 큰 이유”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1) 영등위가 국민 정서를 반영하고 있다. – 235명(13.4%)
(2) 영등위의 판단이 너무 보수적이다. – 1465명(83.8%)
(3) 잘 모르겠다. – 48명(2.7%)

"국민정서 반영" 13%밖에
<리니지 Ⅱ>의 ‘18세 이용가’의 주요 이유였던 선정성과 폭력성에 대한 영등위의 판단에 게이머들은 동의하지 않았다.

영등위가 선정적이다고 예시한 다크엘프 캐릭터의 팬티에 대해 ‘isona’라는 ID의 한 게이머는 “그럼 수영장도 못 가겠네. 무슨 조선시대 대원군 같은 사고방식이냐”고 비아냥댔다. 다른 게이머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판정이다. 그 팬티 보려고 한 달에 3만원 내고 하는 게이머가 누가 있겠나. 온라인게임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극히 일부만 보고 내린 판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생각에 80% 이상의 게이머들이 동의했다. 반면 일부 게이머들(16%)은 “기성세대의 정서로 보면 선정적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고 영등위의 판단에 동의했다.

폭력성을 조장한다고 평가한 ‘카오 PK시 아이템 드롭 시스템’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게임을 한번이라도 제대로 해봤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 RPG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PK시 아이템 드롭’은 무조건 ‘18세 이용가’를 주는 영등위의 경직성에 대한 비판이었다. “게이머의 73% 이상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한편 폭력성을 근거로 한 <코룸 온라인>의 심의 번복에 대해서도 게이머들은 납득하지 못했다. ID가 ‘좋은세상만들기’인 한 게이머는 “12세 이용가 <스타크래프트>에서 파이어뱃은 불로 저글링을 지진다. 메딕은 반쪽으로 쪼개진다. 이런 게임은 무조건 18세 이용가 아니냐”고 말했다. 80% 이상의 게이머가 이런 판단에 동의했다.

최근 영등위의 잇따른 심의 등급 번복에 대한 게이머들의 비판은 더욱 혹독했다. 83.4%가 영등위의 판단이 보수 편향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영등위가 국민정서를 반영한다고 보는 게이머는 전체의 13% 남짓에 불과했다.

한 게이머는 “영등위가 갤럽조사를 근거로 대는데 온라인심의를 강화해야 하는데 갤럽 조사가 ‘당신의 자녀가 공부하는 것을 원하십니까, 게임 하는 것을 원하십니까’라고 묻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합리적인 판단이 아닌 맹목적인 감정에 의존해 국민 정서와 여론을 반영한다는 것은 잘못 됐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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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전문가 설문조사

가. 영등위 소위원회의가 일관성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리니지 2> <코룸 온라인> 등의 판정 번복 때문이죠. 이에 개발자들은 ‘예측 가능한’ 심의 기준을 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소위원회는 심의 기준은 국민 정서의 변화에 따라 변경 가능하고 이미 충분한 가이드라인을 줬다는 입장입니다.

(1) 심의 번복은 국민정서 변화에 따른 정당한 절차를 따랐다. – 5명(15.6%)
(2) 비일관성을 이해할 수 없다. 업계 길들이기의 의혹이 짙다. – 27명(84.3%)


나. 심의절차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업체에 통보하는 등급결과는 단지 ‘XX세 이용가’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자세한 등급 결정 사유를 상시적으로 공개해달라는 게 업체들은 요구입니다. 하지만 영등위는 지적재산권과 영업 비밀 보호 차원에서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1) 등급 판정 사유가 상시적으로 공개돼야 한다. 업체 프라이버시와 상관 없다. – 30명(93.9%)
(2) 기업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현재의 시스템이 알맞다. – 2명(6%)


다. 등급 투표가 공개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국회위원들의 투표도 공개되는 마당에 심의위원들의 투표 내용도 떳떳하다면 공개해야 한다는 거죠. 반면 그럴 경우 소신 있는 투표가 불가능하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1) 투표 내용은 공개되어야 한다. – 24명(75%)
(2) 투표 내용은 비공개해야 한다. – 8명(25%)


라. 심의결과가 즉각적으로 발표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미디어계 인사가 심의위원으로 참석하고 있는 상태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서죠.

(1) 즉각적인 발표가 바람직하다. – 20명(64.5%)
(2) 현재처럼 이튿날 오전 10시가 알맞다. – 11명(35.4%)


마. 소위원회 위원 구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현재는 NGO 출신 4명과 미디어 출신 2명, 관련 기관 1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업계를 대표하는 인원이 최소한 한 명이라도 있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소위원회는 “영등위는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이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1) 현재 구성비율에 문제가 없다. – 5명(16.1%)
(2) 업계를 대변할 사람이 1명은 있어야 한다. – 26명(83.9%)


바. 소위원회 구성이 보수 편향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 때문에 최근의 판정 번복이 있었다는 비판입니다. 현재 소위원회는 연령 순으로 조명현(의장, 자녀안심하고학교보내기운동본부 사무국장), 권장희(이하 위원, 기독교윤리실천운동협의회 총무), 김민선(학부모정보감시단 사무국장), 어기준(한국컴퓨터생활연구소장), 박승준(게임아카데미 교수), 이택수(디지털타임스 기자), 성용(월간 플레이스테이션 편집장) 등 7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1) 사회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기엔 보수적으로 치우쳤다. – 31명(96.9%)
(2) 특별히 문제가 될 만한 구성은 아니다. –1명 (3.1%)


사. 심의위원의 기본적인 소양에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온라인게임의 특성상 영화나 음반과 달리 온라인게임은 실제 플레이 해보는 게 중요한 데 온라인게임에 대해 너무 모르는 위원들이 많다는 지적입니다. 대단한 전문성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기본적인 게임에 대한 이해가 없다는 것이죠. 이에 대해 소위원회는 “심의위원에게 기술적인 전문성은 필요 없다”는 입장입니다.

(1) 온라인게임을 심의하기엔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하다. – 31명(100%)
(2) 전문성은 문제될 것이 없다. – 0명(0%)

"업계 길들이기 의혹" 85%
설문에 응한 32명의 게임전문가들은 대부분 온라인게임물 소위원회의 구성 및 운용 모두에 낙제점을 주었다. 특히 현 소위원회 구성원의 온라인게임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 수준에 대해 기타 응답자 1명을 빼고 나머지 전원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타 의견을 낸 응답자마저도 “전문성을 가진 사람은 1~2명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기본적인 이해는 필수”라고 지적했다. 또 소위원회 구성이 보수적으로 치우쳤다는 지적에 1명을 빼고 모두 수긍했다. 한 응답자는 “소비자의 표본으로서 보수적인 사람과 개방적인 사람 모두 존중해줘야 한다. 하지만 한쪽으로 치우쳐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업계를 대변할 사람이 한 명 정도는 포함돼 있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응답자 10명 중 8명 이상이 동의했다.

영등위의 잇따른 등급 변경에 대해서도 일관성을 잃은 업계 길들이기 의혹이 강하다는 의견이 약 85%에 이르렀다.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이 같은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 영등위의 투명성 강화를 요구했다. 특히 단지 ‘XX세 이용가’ 수준으로 통보되는 등급판정 사유가 상시적으로 공개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10명 중 9명이 공감을 표시했다. 또한 심의위원의 투표내용이 공개되어야 한다는 주장에도 4명 중 3명이 동의했다.

한편 심의 결과를 공개하는 시기에 대해서는 즉시 공개와 이튿날 오전 10시 공개가 각각 64.5%와 35.4%로 다른 항목에 비해 응답자들의 의견이 갈렸다.

임상훈 기자 <game@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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