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1/11 11:21 입력
2003년 프로토스 ‘가을의 전설’ 주인공은 ‘악마토스’ 박용욱(오리온)이었다.
박용욱은 9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1만5000여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날라토스’ 강민(슈마GO)을 3-1로 물리치고 환호성을 질렀다. 박용욱은 지난 2001년 한빛소프트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4강 이후 오랜 침묵을 깨고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강민은 온게임넷 스타리그 3수 끝에 처음 출전해 결승전까지 오르며 MBC게임 스타리그 우승에 이어 2관왕을 노렸지만 이날 패배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박용욱의 우승의 서곡은 1경기였다. 개마고원맵에서 열린 1경기에서 박용욱은 물량으로 나오는 강민을 상대로 셔틀과 리버를 이용한 본진과 멀티 지역에 ‘악마스러운’ 끈질긴 공격으로 피해를 주며 승리를 낚았다.
기요틴맵에서 열린 2경기는 1경기를 재현한 듯 전략으로 맞선 박용욱과 물량의 강민의 대결이었다. 초반 박용욱 몰래 셔틀과 리버로 강민의 프로브에 상당한 피해를 주기는 했지만 먼저 멀티를 시도하면서 물량으로 나간 강민이 박용욱이 멀티를 시도하는 절묘한 타임에 맞춰 본진을 공격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경기는 박용욱의 물량이 힘을 발휘한 경기. 초반 파일런과 게이트웨이 러시로 미네랄 채취를 지연시킨 박용욱은 질럿과 드라군으로 강민의 멀티를 저지한 후 입구를 막으러 나온 강민의 물량을 한번에 밀어붙여 승리를 거뒀다.
섬맵 패러독스에서 열린 4경기에서도 박용욱은 중앙을 먼저 차지하며 강민의 멀티를 저지해 결국 마지막 패배를 선언받아 ‘2003년 프로토스 가을의 전설’ 주인공으로 탄생했다.
이날 승리를 거둔 후 박용욱은 감격에 넘친 목소리로 “지금까지 프로게이머로 살아가면서 도움을 준 부모님과 프로게이머 동료·감독·팬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스타리그에서 2회 연속 우승을 꼭 달성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민은 “이번 패배를 잊지 않겠다”며 “이 패배가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할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욱기자 jw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