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 웬 프로게이머?
[헤럴드 생생뉴스 2006-03-24 10:23]
프로게이머가 증권가 데이트레이더(초단타 매매자)의 블루칩으로 새롭게 떠올라 화제가 되고 있다.
증권업계가 빠른 손놀림과 순발력, 체력 등 데이트레이더의 주요 덕목을 겸비한 프로게이머의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이들을 영입하는 붐이 일고 있는 것.
e스포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A증권사가 프로게이머 출신 2명을 데이트레이더로 은밀히 고용했다. 이 증권사는 이들에게 기본적인 주식 투자 지식과 트레이딩 기법 등을 가르친 후 실전에 투입했다. 처음에 1억원, 다음에는 3억원 하는 식으로 증권사는 트레이더들의 성적에 따라 종잣돈을 점차 늘려갔다.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이렇게 해서 두 명이 굴린 금액은 총 100억원. 이들은 이 100억원으로 35억원을 벌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증시가 활황이었지만 초보자치고 그 정도 수익률이면 최상급 실력자에 버금가는 성적”이라고 평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B증권사에서는 최근 한국e스포츠협회를 방문해 “소식을 듣고 왔다. 데이트레이더로 괜찮은 프로게이머가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구인 청탁했다.
이에 대해 증권사 한 관계자는 “데이트레이더는 일반투자자와 달리 증권 지식보다는 PC 앞에서 집중력을 유지한 채 한나절 앉아 있을 수 있는 체력, 1~2초 안에 장세를 판단해 매매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순발력과 동물적 감각 등이 덕목”이라고 말했다. 프로게이머도 순간의 판단과 과감함 등이 승부를 가르며 하루 10시간 이상 PC 앞에서 앉아 있도록 훈련돼 있다는 점에서 데이트레이더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증권업계에 수년간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꼭 주식 투자 실력이 게임 능력에 비례한다고 보긴 힘들지만 둘 간의 장점이 상당부분 겹치는 것은 사실”이라며 “실제 데이트레이더 실력자들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층이 많고 이들 상당수는 스타크래프트를 즐긴다”고 말했다.
이 같은 증권가의 러브콜에 대해 프로게이머들도 호의적인 편이다. 제훈호 한국e스포츠협회 이사는 “선수 생명이 짧은 프로게이머들은 장래 문제에 고민이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프로게이머의 증권가 러시가 이뤄질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로미 기자(romi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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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적 영역을 극한까지 올리는 프로게이머, 게임만 할게 아니라
공부도 열심히 했으면 합니다. 저런 재능을 몇년만 쓰고 만다는 것은
아까운 일일 테니까요. 실제로 월가에는 운동선수 출신의 트레이더가
많습니다. 단 10분의 거래로 수천억의 수익을 내고 10%수수료를 받아서
은퇴한 전설적인 트레이더 역시 풋볼선수였다고 하네요. 프로게이머의
집중력, 승부근성이라면 다른 영역에서도 충분히 활동 가능하리라 생각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