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프로게이머 시대 활짝 열리나?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3' '카운터스트라이크' 등 외산 게임에서만 활약하던 프로게
이머 세계에 국산 게임 프로게이머가 활약할 때도 얼마 남지 않았다.

바로 넥슨이 개발한 온라인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 프로게이머 탄생이 눈앞으로 다가
온 것. 그 주인공은 바로 김대겸(21) 선수다. 이제 '카트라이더'를 즐기는 유저들 중 김대
겸이라는 이름 석자를 모른다면 간첩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이
미 프로게이머 자격이 주어지는 2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 내년 봄에 있을 프로게이머
소양교육에만 참석하면 프로게이머 자격을 획득하게 된다.

오는 22일 '올림푸스 카트라이더 리그' 개막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인 김대겸 선수를 만
났다.

▶하루 10시간 연습 힘들지만 목표가 생겨 행복하다

평범한 20대 청년으로 지내던 지난 해 8월 우연히 접하게 된 '카트라이더'가 그의 인생
을 바꿔놓았다. 처음엔 잠시 어려워서 접기도 했지만 이 게임이 애기들이 즐기는 장난
이 아니구나 하는 것을 깨닫고 욕심이 생겼다고 한다.

김대겸 선수의 말에 의하면 특히 스피드전은 아이템전과 달리 무한한 전략이 숨어있다는
것. 선수들이 만들어낸 드리프트 기술만도 최적화, 컷팅, 연타, 더블, 링크 등, 해설자나
캐스터들도 모를 정도로 무한하다. 이런 기술들이 합쳐져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사
가 저절로 나오게 하는 경기를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술들이 그냥 나오는 것은 아닐 터. 하루 연습시간은 기본 10시간이다. 특
히 올빼미 체질이라 새벽마다 불을 모두 끈 후 모니터 불빛에만 의지하면서 연습하기를
몇 달째 계속하고 있단다. 몰입하면 20시간을 훌쩍 넘길 때도 종종 있다.

젊은 청춘이 10시간씩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려면 힘들기도 하겠지만 김대겸 선수는 꿈
이 생겨서 행복하다고 했다. 딱히 목표없이 소년 가장으로 매달 조금씩 받던 월급으로
어머니와 생활을 해야 하던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삶의 목표가 생기고 자신있게 할 수
있는 뭔가가 생겨서 하루하루가 행복하다는 것.

"처음에는 어머니의 반대가 심하셨죠. 애들 장난도 아니고 이상한 것으로 선수 생활을
하려고 하느냐며 많이 말리셨죠. 하지만 요즘은 많이 좋아하시고 많이 격려해주십니다"

김대겸 선수의 앞으로 목표는 경제적 여유가 생긴다면 자신이 직접 부른 앨범을 발표하
는 것이라고 했다. 예전에도 가수가 되겠다고 여러 곳에서 오디션을 봤지만 모두 낙방.
하지만 노래 실력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감
독이 한마디 거들었다. "이 얼굴로 어떻게 연예인을 하겠어"



▶스타크래프트 초창기 모습

최근 국내 게임의 이스포츠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카트라이더'를 비롯해 '스페셜
포스' '프리스타일' 등이 이스포츠 협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따라서 이와 관련한 프
로게이머 양성을 위한 시도도 만만치 않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크래프트 초창기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일주일이 멀다 하고 새로운 팀이 생겨
나고 있어요. 어느 날은 처음 보는 분들이 '어느 팀의 어떤 선수며, 어떤 감독이다'라고
인사하세요"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팀들이 정비되고 정식 프로게이머들이 생겨나면서 '스타크
래프트'를 능가하는 이스포츠 종목으로 정착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고 김대겸 선수
는 전했다.

▶넥슨에 바란다

'카트라이더' 개발사인 넥슨에 바라는게 있냐는 질문을 던지자 마자 돌아온 대답은 새
로운 맵이 필요하다는 것. 아이템전의 경우 일반 유저들이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업데이
트를 자주 하지만, 정작 경기에 필요한 스피드맵은 지난해 12월 이후로 업데이트가 되
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새로운 맵이 계속해서 나와야 선수들과 일반 유저들의 실력
에 차이가 생기는데 같은 맵에서 경기를 갖다보니 실력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

이와 함께 선수들을 많이 키우고 알려주는데 넥슨이 큰 역할을 해줬음 한단다. 지난 '코
크플레이배 카트라이더 리그' 결승전은 스타리그 결승전을 제치고 온게임넷 자체 조사
결과 시청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며 자랑했다.

▶오늘도 팬들에게 즐거운 경기를

김대겸 선수는 게임 시작 전에 긴장을 많이 해야 게임이 잘 풀리는 스타일이다. 그런 와
중에서도 항상 생각하고 다짐하는 것은 "오늘도 팬들에게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드려야
지"라는 것. 때문에 김대겸 선수의 경기는 종잡을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언제나 감사한 마음 갖고 있어요.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
서 언제나처럼 팬들에게 즐거운 경기,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백현숙 기자 coreawom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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