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관련 주변기기 제조社의 대명사, 로지텍이 최근 PC를 기반으로 한 키보드 및 마우
스 등 新주변기기를 공개하면서 전 세계 거실을 침투하겠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힌
美마이크로소프트社의 행보에 급제동을 걸 비장의 카드를 빼들었다.
로지텍코리아(지사장 서수경)는 5일 ‘2005 로지텍 프레스 컨퍼런스’를 개최, 자사의 유
무선 키보드 및 마우스, 게임 컨트롤러 등 新제품 8종을 전격 공개했다.
행사 개회를 선언한 서수경, 로지텍코리아 지사장은 "오늘 행사에 "더 게이머스 유토피
아"라는 슬로건이 걸린만큼 가정에서 활용 가능한 게임에 최적화 된 키보드와 마우스
같은 주변기기를 선보이게 됐다"며 "로지텍코리아는 유저의 편의성에 중점을 둔 우수
한 품질의 제품을 앞으로도 꾸준히 생산, 판매하겠다"고 말했다.
로지텍의 기업 이념과 사업 형태 및 신제품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을 주도한 게빈 우, 로
지텍아시아퍼시픽(AP)지사장은 "로지텍은 유저가 게임이나 동영상 및 그림 등 각종 디
지털 컨텐츠를 즐겁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필요한 주변기기 제작에 역점
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게빈 우, 로지텍아시아퍼시픽지사장
게빈 우, 로지텍AP지사장의 발표에 의하면 로지텍은 오늘 공개된 신제품을 시작으로
향후 2006년까지 우수한 품질과 디자인을 갖춘 무선 마우스와 키보드를 제작, 판매하고
아울러 PC 및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과 플레이스테이션(PS)2·3 및 Xbox·Xbox36
0과 같은 휴대·가정용 엔터테인먼트 기기용 주변기기를 집중적으로 선보인다는 전략을
세웠다. 또한, 로지텍은 기존까지 컴퓨터를 중심으로 한 사업 구조를 개개인이 가정과
회사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주변기기를 제조해 선보이는 형태로 옮겨가겠
다고 덧 붙였다.
오늘 로지텍코리아가 선 보인 제품은 ‘로지텍 G5 레이저 마우스’를 비롯한 ‘로지텍 G7
레이저 무선 마우스’와 ‘로지텍 리니지2용 럼블 패드2’ 및 ‘로지텍 G15’ 등 총 8종으로
키보드 및 마우스, 게임 컨트롤러 형태를 띄고 있는 주변기기. 올해안에서 2006년 상반
기경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으로 가격은 현재 미정이다.
‘로지텍 V400 레이저 무선 마우스’
‘로지텍 럼블 패드2 for 리니지2’
‘로지텍 MX610 레이저 무선 마우스’
■ 로지텍 新제품, ‘사용자 요구사항 정확히 짚어’= 5일 공개된 로지텍코리아의 신
형 키보드와 마우스는 한 마디로 IT 관련 주변기기의 대명사로 어째서 로지텍이 거론되
는지에 대한 의문을 입증 시켜 줄만한 제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로지텍은 전통적으로
자사의 주변기기를 사용할 유저의 희망사항을 기반으로 한 우수한 디자인의 제품을 제
작하는 곳으로 정평이 난 바 있다.
‘2005 로지텍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제품은 다름 아닌 ‘로지텍 G15’
와 ‘로지텍 G시리즈 유무선 마우스’. 박재천, 로지텍코리아마케팅담당의 주장처럼 두
제품은 실제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해 게임을 즐겨하는 게이머들의 요구사항에 로
지텍 소속 디자이너와 개발자의 아이디어가 한데 버무려진 듯한 기능과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PC용 키보드인 ‘로지텍 G15’는 게임을 즐길 때 게이머가 숙지해야 할 주요 정보를 표기
해주는 LCD 스크린을 키보드 중앙 상단에 부착했으며 게이머가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
는 18개 펑션키 및 어둠 속에서도 무리없이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백라이트 기능
을 탑재하고 있다.
‘로지텍 G15’
최소 400에서 최고 2000dpi 해상도를 지원하는 ‘로지텍 G시리즈 유무선 마우스’는 게이
머들이 자신의 손바닥 감에 맞도록 마우스를 개조하는 행위에 착안, 1.7g 무게추 8개와
4.5g 무게추 8개를 이용해 게이머가 마우스의 무게감을 조절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
고 피로감을 덜기 위한 방편으로 충전 배터리 팩 시스템을 도입했다.
‘로지텍 G시리즈 유무선 마우스’
오늘 행사에 참가한 관람객들은 대체적으로 로지텍코리아에서 공개한 新주변기기에 대
해 눈길이 가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빛나는 제품이라고 총평했다. 용산에서 IT주변기기
총판을 맡고 있는 A社 대표는 "로지텍의 제품에는 독특함과 참신함이 있다"며 "키보드
와 마우스를 저가형 기기로 인식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것으로 본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연대에서 직접 제품을 다뤄본 기자들 역시 "로지
텍은 경쟁사와는 다른 측면에서 아이디어를 짜내 자사의 신제품에 이를 적용시키는
재주를 갖고 있다"고 깊은 호감을 나타냈다.
■ MS, 신제품 앞세운 ‘거실 침투’ 작전 전면 ‘재수정’?= 일부 참가자는 이번
에 공개된 로지텍의 신제품은 최근 키보드와 마우스로 구성된 PC 및 매킨토시 기반 주
변기기를 국내 공개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향후 전략에 제동을 걸만한 역량을 갖
추고 있다고 평했다.
한 참석자는 "MS의 제품이 현재 전 세계 PC를 휘어잡고 있는 운영체제인 윈도우즈에
최적화 된, 다소 제한적인 환경하에서 제작된 반면에 로지텍은 사용자의 활용도에 주안
점을 두고 만들어진 범용 제품을 만들어 보였다"고 평가하고 "국내 PC유저의 대부분이
MMORPG나 FPS를 즐기는 현 시점에서 MS의 제품이 로지텍을 꺾고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겠냐"는 조심스러운 견해를 밝혔다.
실제로 지난 9월22일, MS가 공개한 키보드 및 마우스로 구성된 신제품군에 대해 전문
가들은 우수한 디자인과 가정용PC를 포섭한 윈도우즈에 깔끔하게 호환된다는 장점과
더불어 소비자 가격을 어느정도 낮췄다는 이점이 있지만 국내 PC 사용자의 구매 욕구
를 충족시켜줄만한 실용 가치가 있는 기능을 구현하지 못했다는 단점을 언급한 바 있다.
지난 22일 공개된 MS의 신형 키보드 및 마우스
반면, 로지텍은 이번 신제품을 통해 행사 참가자들로부터 유저의 요구사항을 적극 수용
하고자 하는 성의가 엿보이는 우수한 성능의 키보드와 마우스를 제작했다는 호평을 얻
어 향후 전망을 밝혔다.
■ 소비자 가격과 MS 및 대만산 저가품 공세에 대한 대처가 필요= IT 주변기
기 시장에서 오랜 연륜(年輪)을 갖춘 로지텍이라지만 국내 시장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또는 넘어야 할 장벽은 분명 존재한다.
우선 소비자 가격에 대한 점이다. 로지텍코리아는 행사에서 공개된 신제품의 소비자 가
격이 현재 미정이라고 밝혔으나 전문가들은 과거 로지텍의 제품을 기준으로 신제품들이
최소 7만원 후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관계자들은 국내에서 PC를 활용하는 인구는 분명 많지만 PC하드웨어의 성능에
대한 값어치를 직접 고려하는 계층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로지텍의 신제품
들이 제 아무리 기능이 뛰어나다고 해도 소비자에게 거부감을 줄만한 소비자 가격에 대
한 인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선인상가에서 키보드나 마우스와 같은 IT 주변기기를 판매하는 한 상인이 "국내
PC유저들의 대부분이 키보드와 마우스가 PC를 구입하면 그대로 따라오는 제품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국내 PC유저가 키보드나 마우스에 부여하는 가치 수준은
매우 낮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덕분에 로지텍이 우수한 디자인과 성능을 갖춘 자사의 주변기기에 붙어있는 ‘고가’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IT 주변기기에 대한 인식을 재고할 수 있는 행
사를 적극 개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하고 있다.
이 밖에도 MS가 최근 자사의 신제품 가격을 최소 2만원까지 떨어뜨려 대만 업체와 로
지텍을 털어내려는 전략을 추진중에 있으며 대만 업체 역시 종전과 비교할 수 없는 기
발한 아이디어가 적용된 다양한 디자인의 저가 제품을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시장에 전
파시키고 있어 로지텍은 MS라는 거대한 장벽과 더불어 대만 업체라는 암초밭에 대한
향후 대책 방안도 내놓아야 하는 위치에 있다.
[권영수 기자 blair@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