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인기 프로게임단 SK텔레콤T1 소속 프로게이머들이 그동안 숨겨왔던 노래실
력을 선보였다.
테란황제 임요환을 비롯해 최연성, 박용욱, 박태민 등 SK텔레콤T1 선수들은 22일 강
남 모 스튜디오에 모여 가수 파인애플의 2집 앨범 피처링에 참여했다.
파인애플은 지난해 스타크래프트를 소재로 제작된 플래시 애니메이션 '저글링 4마리'
의 노래를 불러 화제가 됐던 가수.
파인애플의 2집 앨범에 객원가수로 참가한 SK텔레콤T1 선수들은 이날 스타크래프트
테란 종족 중 마린의 심경을 표현한 '마린의 후회'를 불렀다. 이 곡은 임요환의 나직한
독백으로 시작되는 록발라드 곡으로 평화와 반전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또 파인애플의 히트곡인 '저글링 4마리'를 주훈 감독과 임요환 등이 새롭게 리메이크해
녹음했으며, 프로게이머의 우정과 생활을 그린 '자야할 시간'의 나래이션에도 참여했
다.
SK텔레콤T1 선수들은 작업 초반에는 다소 긴장한 듯 실수를 하기도 했지만 녹음작업
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진지한 모습으로 녹음에 임해 프로다운 근성을 확인시켜줬다.
파인애플 2집 프로모션을 담당하고 있는 도레미미디어 최광호 과장은 "파인애플 2집은
1집과 마찬가지로 게임과 음악을 절묘하게 결합시킨 앨범이다"면서 "흥행성과 공익성
을 동시에 지닌 기념비적 앨범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한편, SK텔레콤은 반전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번 음반의 취지를 생각해 출연료를 '한
국지뢰대책회의'를 통해 국내 지뢰 피해자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 마린의 후회
벙커속에 갇혀서 / 우리는 하루종일 건빵만 씹었네
매일매일 계속되는 덧없는 전쟁 / 언제쯤 끝나려는지
담배를 나눠피며 / 빛바랜 가족사진을 돌려보다가
눈치없는 쫄병녀석 울음소리에 / 모두가 말을 잃었지
바로 그때였어 / 절뚝거리는 저글링 4마리가 저멀리서 나타났지
쏘고싶진 않았지만 명령이었어 / 불쌍한 저글링을 향해 우린 방아쇨 당겼지...
[김종민 기자 mist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