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아마추어 게이머들, 게임TV에 진격하다
[한겨레신문 2003-10-23 18:43:00]
게임전문 케이블텔레비전에서 일반 게이머들의 직접 참여로 제작되는 프로그램들이 조용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들은 〈스타크래프트〉나 〈워크래프트〉 등 외국 대작게임에 한정되지 않고
게이머 간에 대결이 가능한 국산 캐주얼게임과 보드게임 등으로 그 영역을 넓히면서 해당 게임의 인기도 덩달아 치솟게 하고 있다.
케이블채널 〈온게임넷〉이 방송하고 있는 ‘생방송 피시방’은 시청자가 직접 참여해
프로게이머와 대전을 벌이는 방식으로 게이머들에게 쏠쏠한 재미를 주고 있다.
'시청자 대 프로' '시청자끼리' 대결 프로그램 인기
스타크래프트 일색 벗고 다양한 국산게임으로
채널마다 방송시간 확대..전파 탄 게임 덩달아 흥행
이 프로그램은 〈카툰레이서〉, 〈겟앰프드〉, 〈비앤비〉, 〈웜즈 월드파티 아쿠아〉,
〈우뿌〉 등 온라인 캐주얼게임을 요일별로 번갈아가며 방송한다.
시청자들은 인터넷상에서 실시간으로 전태규, 장진남, 장진수, 강도경 등
유명 프로게이머들과 직접 실력을 겨뤄보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지난 5월에 첫선을 보인 이 프로그램은 매주 1회 방송됐으나
게이머들의 호응이 예상보다 높아 주 5회로 편성을 대폭 늘렸다.
이 방송의 윤인호 팀장은 “‘생방송 피시방’은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제외하고
〈온게임넷〉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프로그램은 다음달에 새로운 게임을 추가해
주 6회로 방송시간이 확대될 예정이다.
〈엠비시게임〉의 ‘링링엠겜독존’이란 프로그램도
일반 게이머들의 참여로 꾸려지는 방송이다. 여기엔 프로게이머가 출연하진 않지만,
게이머들끼리 게임포털 엠게임의 〈스트리트 파이터〉, 〈엠게임 오투잼>등
오락실 게임으로 대결을 펼칠 수 있다는 점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흥행성을 충분히 지녔다고 판단되는 게임들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게임 리그로 만들어져 방송되기도 한다.
올해 들어 〈포트리스3 패왕전〉 〈하얀마음 백구〉 〈네이비필드〉 등의 리그를 개최한
〈온게임넷〉은 지난달 〈아크쉐ㅇㅣ드 초청전〉을 연 데 이어
지난 17일부터는 〈엠파스컵 아크로레이스〉를 방송하기 시작했다.
〈엠비시게임〉도 온라인 레이싱게임인 ‘폰터스배 시티레이서 리그’를 한창 진행중이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인기몰이에 성공하고 있는 요인은
스타크래프트에 편중된 기존 게임 방송들에 대해 게이머들이 느끼는
식상함을 꼽을 수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이머가 방송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데다
별다른 기술 없이도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이 신선한 재미를 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방송에서 일반인을 참여시킨 게임들에
이용자가 크게 증가하는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월 처음 방송된 윈디소프트의 3차원 대전액션게임 〈겟앰프드〉는
최근 회원 수가 130만명에서 300만명으로 늘고,
동시접속자 수도 1만2천명에서 3만1천명 수준으로 증가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용자 증가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방송의 효과가 컸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한게임의 캐주얼 슈팅게임 〈우뿌〉는 지난 10일 처음 방송을 탄 뒤
동시접속자 수가 2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회사 관계자들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작 게임 출시나 사용자층을 넓히려 할 때
게임 방송을 통한 홍보가 게임업체의 필수 과정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호을 기자 helee@hani.co.kr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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