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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8/10 21:56:30
Name Anic☆
Subject [중앙일보] 스타크와 바둑은 한 핏줄?
좋은 기사가 있어서 올려 보아요....
지난달 30일의.. 조크는 그냥 넘겨주는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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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8월 10일(수) 오후 9:16 [중앙일보]

[중앙일보 백성호] 온라인게임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크)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게임CD 국내 판매량이 8월 현재 350만 장을 넘어섰다. 지난달 30일에는 흩어져 있던 게임리그를 하나로 합친 통합리그(SKY 프로리그 2005)가 처음 출범했다. 구석진 PC방에서 불기 시작한 산들바람이 아마추어 길드와 프로팀을 거쳐 폭풍으로 몰아치고 있다. 이유가 뭘까. 스타크를 아는 사람들은 말한다. "정말 바둑과 많이 닮았어."기성세대가 취미 1호로 꼽는 바둑. 신세대의 여가를 지배하는 스타크. 이 둘 사이엔 어떤 피가 흐르는 걸까. 과연 발가락이라도 닮은 걸까.

요순 시대에 처음 생겨났다는 바둑. 바둑판(가로 19×세로 19)의 착점지는 모두 361개다. 확률로 따져도 '똑같은 대국'은 불가능에 가깝다. 모든 대국이 '원조'인 셈이다. 그래서 바둑은 항상 청춘이다.

사각의 틀에서 벌어지는 스타크. 역시 똑같은 경기는 없다. 공간 활용법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기지를 짓는 지점과 부대를 보내는 방향 등 게이머의 일거수일투족이 고스란히 변수다. 상대편 변수까지 가세하면 모든 경기가 '신제품'.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음식, 그게 스타크다.

'사귀생 통어복(通魚腹)이면 필승(必勝)이다'. 네 귀를 점하고 중앙을 통하면 반드시 이긴다는 뜻이다. 바둑에선 만고의 진리다. 그래서 바둑의 포석은 네 귀에서 출발한다. 귀는 그만큼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다. 중앙으로 달려가는 세력의 뿌리이기도 하다.

그럼 스타크에는 귀가 없을까. 있다. 미네랄 기지다. 모든 게이머들이 경기를 시작하는 곳이다. 여기서 무기와 병력을 만들기 위한 자원을 모은다. 그래서 미네랄 기지는 병력의 규모로 이어지고, 병력은 또 중앙의 세력으로 직결된다.

'신선 놀음에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른다'. 바둑을 두고 한 말이다. 그만큼 강한 마력과 중독성이 있다. 스타크도 마찬가지다. 바둑 기사 중에도 스타크 매니어가 많다. 송태곤(19) 7단은 동료 기사들과 함께 종종 PC방을 찾는다. 그는 "10대 후반과 20대 중반의 프로 바둑 기사 상당수가 스타크를 즐긴다"며 "긴장을 풀기에는 그만"이라고 말했다. 원성진 6단, 홍성지 4단, 홍민표 4단 등도 스타크 매니어다. 이창호 9단은 "(스타크 실력이) 바둑으로 따지면 18급 정도"라며 "제대로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 것 같아 구경만 한다"고 말한다.

'토혈국(吐血局)'. 일본 바둑사에서 전설처럼 전해지는 기보다. 4대 바둑 명가에 속했던 혼인보(本因坊)와 이노우에(井上)가 권력투쟁 차원에서 벌였던 바둑 승부였다. 당시 대국에서 패한 아카보시 인테쓰(赤星因哲)는 바둑판 옆에서 피를 토하고 쓰러진 뒤 며칠 후 숨을 거두었다. 이처럼 바둑 명가에는 가보처럼 숨겨져 내려오는 기보가 있었다. 요즘은 비밀이 아니라 상품이다. 조훈현.이창호.서봉수.유창혁 9단 등은 자신들의 기보를 명국선으로 내놓았다.

스타크에도 명국이 있다. 게임 채널에서 수시로 편성하는 '명승부 열전'이다. 바둑으로 따지면 복기나 마찬가지다. 막판 역전이 압권이었던 임요환-도진광의 경기(2003년 8월 15일 마이큐브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16강전)는 스타크 명대국으로 꼽힌다. 온게임넷 웹사이트에서 지금껏 150만 건이 넘는 VOD(주문형 비디오) 조회 건수를 기록하고 있다. 또 최고의 라이벌전이었던 임요환-홍진호 경기(2001년 9월 8일 코카콜라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전)의 VOD 조회 건수는 130만 건에 달한다. 이 경기는 임요환의 '임', 홍진호의 '진'을 따 게어머들 사이에선 '임진록'으로 불린다.

동북아 3국의 바둑 스타일은 다르다. 한국은 싸우고, 중국은 집을 짓고, 일본은 폼을 잡는다. 일본 바둑기사 오다케 히데오(大竹英雄) 9단의 별명은 아예 '미학(美學)'이다. 그는 "바둑에서 패하는 일이 있더라도 미학에 어긋나는 돌은 절대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의 포석은 아름답고, 맥은 일목요연하고, 행마는 날렵하다. 화선지에 난을 치는 운치가 바둑판에 감돈다.

스타크에도 미학이 있다. 진지를 꾸린 모양새만 봐도 방어력과 공격력의 수치가 척척 나온다. 그래서 미학은 전투력으로 직결된다. 탄탄한 기지는 아름답고, 아름다운 기지는 탄탄하다. 역시, 강한 것이 아름답다.

바둑은 요.순 시대 이래 계속 진화해 왔다. 옛날에는 바둑 한 판 두는 데 6개월씩 걸리기도 했다. 1940년대만 해도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하루 한 수씩 두는 바둑을 연재했다. 요즘은 다르다. 세상이 빨라졌다. 바둑도 속도전이다. 빠른 계산과 민첩한 공격, 치밀한 방어가 없다면 살아남지 못한다.

스타크도 진화하고 있다. 98년 첫 출시 후 12차례에 걸쳐 패치가 버전업됐다. 새로운 패치가 등장할 때마다 게임 속도가 빨라졌다. 특히 1.08 패치 버전에서 증가한 테란의 드롭십 속도는 '제2, 제3의 임요환'을 낳으며 게임 풍토까지 바꾸어 놓았다. 이창호 9단은 "처음에는 스타크의 한계가 금방 드러날 줄 알았다. 그런데 이젠 끝이 안 보인다. 끊임없는 변형과 진화 때문인 듯하다"고 말했다. 바둑의 적통(嫡統), 그건 스타크가 아닐까.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백성호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bsh518/- '나와 세상이 통하는 곳'ⓒ 중앙일보 &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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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ngWoong
05/08/10 22:01
수정 아이콘
한 가지 궁금해서 질문하는데.. 바둑 톱기사들말구 다른 기사들도 돈 많이 버나요?
05/08/10 22:16
수정 아이콘
한국기원 소속이면 일정수준의 연구비를 지원받는걸로 아는데요. 최소한의 생계는 보장되는걸로 압니다..... 그 외에 레슨같은 걸 하면서 돈을 버는걸로 압니다.
05/08/10 22:54
수정 아이콘
이창호 9단이 스타에 빠져서 스타 하면 잘 할까요?
러브투스카이~
05/08/10 23:19
수정 아이콘
윗분껄 그대로 응용하면
임요환선수가 바둑에빠지면 바둑 잘할까요? -_-;;
F만피하자
05/08/10 23:28
수정 아이콘
BluSkai// 아닙니다.
국내에 프로바둑기사가 200명이 조금 안될겁니다.(160명 정도로 기억..)
10% 정도만 바둑만으로 돈을 잘 벌고,
또 바둑기사들은 연령층이 아주 다양해서, 연로하셨거나 어린기사들은 돈을 벌 필요성이 적고,
나머지는 바둑 도장, 바둑TV 출연등을 하셔서 벌수 있습니다.
일반 바둑도장의 95% 이상이 '아마추어'가 지도하는데 반해,
'프로'기사가 지도한다는 것은 엄청한 메리트 이기 때문에(실력차이가 분명합니다.)
프로 바둑기사가 굶어 죽는 일은 없을겁니다.
05/08/10 23:38
수정 아이콘
조훈현 9단이 스타 고수라는 소리는 얼핏 들은 적이 있었던 듯싶습니다만....ㅡㅡ))))
05/08/10 23:56
수정 아이콘
중앙일보에서 바둑과 스타를 비교하는 기사를 많이 내는 것 같더라구요. 예전에 스크랩해둔 기사가 꽤 있는데.. 아무튼 좋은 기사라고 봅니다. 바둑과 스타 양쪽을 다 하실줄 아는 분이라면 꽤 공감을 ^.~
솔리타드제이
05/08/11 01:17
수정 아이콘
그러고보니 정말 닮은꼴이 많네요^^
솔로처
05/08/11 01:25
수정 아이콘
이창호9단. 바둑으로는 어림도 없지만 스타크라면 어떨까?(..)
05/08/11 04:09
수정 아이콘
이창호9단이 그 머리돌리는 솜씨로 스타한다면 대단할거 같은데요.. 근데 지금 시작하면 손이 안따라줄수도 있겠네요 하하
05/08/11 07:18
수정 아이콘
네이버 릴레이 어쩌구에 스타를 바둑처럼 학문화하자는 의견이 있던데-_- 어떻게 생각들 하시는지??
라구요
05/08/11 07:20
수정 아이콘
돌부처 이창호도......... 스타는 못해도.. 테니스수준은 일품이랍니다..
적어도.........................................................................
테니스는 중독성은 없을테니깐요.. 힘이 딸려서..^^
메딕아빠
05/08/11 07:37
수정 아이콘
스타관련 기사 중 손에 꼽을만큼 ... 좋은 기사네요 ...
공감가는 내용입니다 ...!

저는 바둑도 두고 ... 스타도 하는데 ...
스타가 훨씬 어려워요^^
휘발유
05/08/11 08:39
수정 아이콘
윽 전 바둑이 더 어렵던데 ㅠㅠ
05/08/11 10:48
수정 아이콘
비슷한 내용의 기사를 약 4~5년 전에 본 기억이 있는데.. 당황스럽군요..
六道熱火
05/08/11 14:26
수정 아이콘
솔직히 위 기사를 볼때 스타크래프트와 바둑을 비교하는데 비교대상이 짜맞춘 티가 팍팍 나서 보기 어색합니다.
그리고... 스타크래프트가 바둑을 따라갈 만큼 뭔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보긴 힘들군요.
05/08/11 14:59
수정 아이콘
게임의 원리는 비슷한 점들이 많이 있습니다.
스타의 멀티는 바둑에서 집 굳히기나 벌림과 가깝고, 병력모으기는 세력을 쌓아 전투준비하기하고 비슷하죠.
멀티하려면 병력이 안나오듯이,집을 파다보면 자연히 중앙세력이 약해지게 됩니다. 그런 상대성원리와 선택에 기반해서 작전을 짜고 상대의 약한부분을 공략하는 것이 묘미죠.
그밖에 바둑의 포석이나 스타의 빌드오더의 개념은 매우 비슷하고 바둑에서 감초같은 3.3 침입은 본진일꾼게릴라에 비유할 수 있겠군요.
나중에 여유가 생겨 캐논깔고 터렛지으면 게릴라가 어렵듯이 바둑에서도 한 수 놓아서 집이 굳기 전에 타이밍을 맞춰 침입해들어가야 합니다. 스타에서 게릴라가 두려워 포톤부터 짓고 시작하는 것이 대세에선 손해듯이 바둑도 넓은데 많이 있는데 초반부터 굳히기를 할필요가 없습니다. 그런 상대적인 타이밍 싸움과 심리전이 스타에서나 바둑에서나 맛깔나는 요소인것 같습니다.
테크닉파워존
05/08/11 16:11
수정 아이콘
하지만 안드로장이 출동하면 어떨까?
형광등™
05/08/11 16:59
수정 아이콘
육도열화님 생각이 정확히 제 생각과 반대네요.
전 바둑을 잘 모르지만 이런 기사뜨고 설명 들을때마다 공감가던데요. ^^
05/08/15 22:24
수정 아이콘
솔직히 바둑과 스타는 비교대상이 아닙니다.
저런식의 비교라면 대부분의 스포츠도 바둑과 닮았습니다.
육도열화님 말씀대로 기사를 쓰기위해서 일부러 끼워맞춘 흔적 역력합니다. 비슷한 점이 약간 있을지 모르겠지만 잘 알고 보면 너무나 다른게 바둑입니다.
05/08/15 22:28
수정 아이콘
똑같은 경기가 없다고 했는데.. 그건 맵을 주기적으로 바꾸기 때문이죠.
같은 맵에서만 1년내내 경기가 이뤄진다면 질려서 채널 돌리는 사람 속출합니다. 경우의 수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비교대상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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