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귀족 테란을 아시나요.’ 5년이 넘도록 한 결 같은 스타일로 사랑받고 있는 프로게이머가 있다. KTF 매직엔스의 김정민이 바로 그다. 부침이 있는 성적표를 가지고 있지만 그처럼 꾸준한 선수를 찾기도 쉽지 않다.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그도 많이 변했다. 항상 안정된 플레이로, 이길때는 그 누구보다도 단단한 경기를 선보이지만, 질때는 무기력하게 지는 선수였다. 하지만 김정민은 서서히 변화를 거쳐 공격적인 스타일로 변신을 꿈꾸고 있다. 팬들의 영원한 귀공자, 김정민을 만났다.
■ 플레이 스타일이 변했다.
≫ 잘 모르겠다. 그냥 항상 예전과 같이 하고 싶은대로 하는 편이다. 스타일을 정해놓지 않으려고 한다. 잠깐동안 물량전이 자신이 없었다. 이제 그런 감각을 찾아서 그런지 무난하게 게임을 풀어갈 수 있는 것 같다. 요즘에는 수비보다 공격 지향적이다. 수비도 소홀히 하지는 않지만 공격에다 많은 중심을 두고 있다.
■ 꾸준한 성적을 유지하는 비결은?
≫ 특별히 게임 외적인 것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적어도 유지할 수 있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게임을 대충대충 한 적이 없다. 사실 우승 한 번만 했어도 당당하게,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을텐데...이런 인터뷰를 할 때마다 아쉬운 부분이다.
■ 팀플레이에서 활약이 대단하다.
≫ 사실 테란 팀플레이 하는 선수는 개인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개인전과 달라서 부담이 되는 부분이 없다. 호흡이 문제인데.. 평소에는 개인전 연습에 충실히 한다. 같은 팀에서 나와 호흡을 맞춰주는 선수들이 정말 잘한다. 같이 게임을 하면서 안정감이 있다. 그냥 내 플레이만, 평소대로만 해주면 꾸준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 개인리그에서 기복이 심하다.
≫ 음… 심리적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아예 안하고 나간적도 없고, 대회기간에 논적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들쑥날쑥 한 것을 보면 정신적으로 부족한 면이 없지 않은 것 같다. 그럴때마다 나도 모르게 조금씩 나태한 적도 있었던 것 같고. 나는 프로게이머 생활을 고 2때부터 했다. 나도 모르게 하향곡선을 그릴 때가 있다. 지금은 예전에 비해서는 빠르게 그걸 잡을 수 있다. 아예 바닥 까지 떨어지지 않을 수 있도록 평정심을 많이 찾은 것 같다.
■ 약한 테란이라는 별명에 대해서.
≫ 그런 것은 정말로 이제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예전에는 신경 많이 썼다. 지금은 신경쓰지 않는다. 요즘은 여기 저기 다니면서 평가를 눈여겨보거나 그러지 않는다. 게임 외적인 부분은 신경쓰지 않는다. 또 스스로 내가 약한 테란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런 부담도, 생각도 없다. 4강이 한계다라는 말은 4강에 자주 올라가서 그런 것 같다. 예전에는 우승도 자주했다. 나도 모르겠다. 4강까지는 전투적인데 4강이후까지 가고 나면 “괜찮구나”라는 방심이 있다. 이제는 대회에 올라가면 기복없는, 항상 강한,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 팀내 경쟁이 치열하지는 않은지.
≫ 당연히 치열하다. 무엇보다 엔트리는 감독의 결정이기 때문에, 가리지 않고, 내가 나갈 수 있는 경기가 있다면 꼭 나가고 싶다. 알다시피 팀내에 개인전카드가 많다. KTF는 길섭이 등 테란 선수들이 분발해야 한다. 나도 부담이 있다. 윤환이도 그렇고... 사실 길섭이도 기복이 있어서 부담이 심할 것이다. 빨리 그런 흔들림을 다스리고 프로리그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 팬층이 두텁다.
≫ 대회장가면 솔직히, 어떤 게이머와 만나도 응원소리가 작았던 적이 없다(웃음). 정말 힘이 많이 된다. MSL에서 서지훈 선수에게 1경기 지고 많이 위축됐는데 2경기에서 응원소리를 듣고 큰 힘이 됐다. 비록 3경기에서 패했지만, 내 실수였다.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하지만 끝난 뒤에도 팬들의 힘을 느낄 수 있어서 기분좋은 경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 안티팬이 무척 적은 것 같다.
≫ 음… 안티팬이 적은지 많은지 모르겠다. 예전에 KTF에 처음오고 나서, 처음 팀플레이에서 졌을 때 정말 인터넷에서 많은 욕을 먹었다. 그때 여파가 정말 심했다. 정말 많이 위축됐었다. 지금은 그런 것이 없다. 모두가 나를 욕하는 줄 알았던 적이 있다. 지금은 팀단위 리그에서 결승전에 오르고 많은 응원을 받으면서 그런 생각은 안한다고 할까(웃음).
■ 프로게이머로서 목표가 궁금하다.
≫ 예전에는 욕심이 정말 많았다. 너무 뒷 일을 많이 생각했었다. 조급했다. 내 기복은 그런 곳에서 비롯됐다. 항상 에이스가 되고 싶은 마음? 그런 것이다. 지금은 내가 팀에서 포지셔닝이 좋은 것 같다. 마음에 든다. 중간에서 잘 이어주는 역할이다. 마무리를 해줄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식으로 내가 꾸준히 해준다면 개인리그에서도 성적이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프로리그에서 내 페이스만 지킨다면 팀에 도움이 되는, 또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선수가 될 것 같다.
■ 예전에 극적인 순간에 눈물을 보였었다.
≫ 스스로 생각하기에 나는 자존심이 강하다. 그때 캐리어가 갑작스레 나왔었는데 당황하지 않고 잘했더라면....당시 상황에서 마지막 경기까지 내다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사람이라면, 남자라면 그럴 때가 있다. 그때는 나이도 너무 어렸고, 잠깐 울컥했던 것 뿐이다. 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민망하다(웃음). 눈물이 잠깐 났던 것인데, 평소의 나와 다르게 내가 눈물이 많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것이 싫엇던 적도 있었다. 앞서도 이야기했다 시피 지금은 그런 것 별로 신경 안쓴다.
■ KTF에 와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 진짜로 KTF에 와서 그래도, 존재감이 생겼다. 그전에는 존재감이 없었던 것 같다(웃음). KTF 와서는 실력이 늘었다거나 그랬던 것은 아니다. 지금은 많이 주목받는다(웃음). 진심으로 여기에 와서 마인드가 생겼다. 승부사로서, 초심의 마음을 되찾았다. 그래서 중요한 상황에서 종종 이길 수 있는 것 같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