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준] ‘저그’에 가장 잘 어울리는 프로게이머
지난 16일 스니커즈배 올스타리그에서 대 테란전을 상대로 일방적인 승리를 거둔 이고시스 POS의 박성준. 특히 이 날 박성준은 ‘저그’라면 대부분 막기 힘들다는 임요환의 벙커링을 환상적인 드론 컨트롤로 가볍게 제압해버렸다. 단 몇 분만의 경기를 끝내고 묵묵히 무대 뒤로 들어가는 그의 뒷모습을 향해 감격어린 목소리로 한 팬이 소리쳤다. “투신저그 박성준 최고!!”
# 나는 ‘투신저그’
박성준의 경기가 있는 날, 관중석을 잘 살펴보면 그의 치어풀이 다른 치어풀과 사뭇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정성들여 쓴 여러 문구들 가운데 단 한 마디가 눈길을 휘어잡는다. 박성준은 ‘H.O.P.E’ 지금의 프로게이머 랭킹 1위 자리를 고수하기까지 자신과의 끊임없는 싸움을 이겨냈다. 하지만 작년 8월 우승의 감격을 안겨준 iTV 랭킹전 이후로 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글쎄요, 목표로 삼았던 것을 이뤘으니 목표의식이 사라진 시기였다고나 할까요. 그때 다들 걱정하셨지만 지금은 새로운 희망이 생겼습니다. ‘MSL 우승’으로 다시 한번 성취감을 맛보고 싶어요.”
# 우리는 ‘식상멤버’
박성준의 팬 층은 초등학생부터 자녀를 기르고 있는 아줌마, 아저씨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하다. 미니팬미팅에 참여한 이들만 봐도 그 연령대를 가늠할 수 있었다.
전업주부, 고시생, 중학생 .. 신분은 다르지만 ‘박성준’이라는 공감대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다. 팬카페 운영자인 강태준 군은 회원들을 ‘식상멤버’라고 부른다. “박성준 선수 경기가 있는 날이면 빠지지 않고 응원을 가요. 그럴 때마다 보는 ‘얼굴’이 그 ‘얼굴’이니 식상할 수밖에요.(웃음)”
# 팬미팅 어록
■ “중간고사 성적 두고 보자.”
중학생인 이민지양은 팬미팅을 위해 선생님께 일찍 보내달라고 조르기도. 늦지 않게 보내주시긴 하셨지만 마음에 걸리는(?)이 한마디.
■ “나 체르니 30까지 쳤어”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냐는 질문에 피아노를 칠 줄 안다고 대답하자 모두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 이에 발끈한 박성준은 부연설명까지.
■ “홍삼 먹고 이렇게 됐어요.”
작년 여름이후 체중이 급격하게 불은 이유에 대해 박성준은 어머니가 해주신 보약 때문이라고 투덜투덜.
■ “너네 그런 것도 했냐?”
생·파(생일파티) 모임이 있던 날, 팬카페 식구들은 스피드 퀴즈, 도전 골든 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는데. 성준은 다른 동료들이 이 얘기를 들으면 저 말을 꼭 한다고 부끄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