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요환 선수와의 대전이 가장 긴장된다”
스타가 된 프로게이머들을 살펴보면 누구나 각자의 노력과 사연이 있다. 프로토스 종족의 프로게이머 강 민은 누구보다도 파란만장한 프로게이머다. 늦은 나이에 데뷔, 단 숨에 정상을 차지한 것을 물론, 그의 추락도 드라마처럼 펼쳐졌다. 그리고 KTF매직엔스로의 깜짝 이적 등 강 민은 숱한 화제를 몰고 다녔다.
‘몽상가’ 강 민에게는 그래서 유독 그에게만 관심이 많은 팬들이 있다. 언제봐도 활기차고 밝은 그지만 알 수 없는 무게감이 느껴지기 때문일까. 가볍게 시작한 강 민과의 이야기가 진중하게 마무리되는 이유는 따로 있다.
■ 강민은 박정석을 라이벌로 여기고 견제하며, 싫어한다.
≫ 프로토스 하는 게이머는 정석이뿐만아니라 태규, 용욱이, 재훈이형 모두 라이벌이다. 싫어하지 않는다. 싫어할 이유가 없다.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줄 수 있고, 여러모로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흥미거리가 생기는 것 같다.
■ 강민은 이재훈과 연습하면서 업그레이드 됐다.
≫ 프로토스전 있을 때마다 한다. 업그레이드가 된 부분이 있다. 당시 옆자리에서 앉으면서 배운점이 많았다. 상위 랭커들의 플레이를 보면 배울 점이 너무 많다.
■ 강민은 먹튀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이 좌절했다.
≫ 좌절까지는 하지 않았다(웃음). 못하면 나쁜 소리도 많이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어차피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고, 냉정한 이바닥에서 당연한 이야기다. 먹튀라고 해서 크게 신경쓴 적은 없다. 처음에는 먹튀라는 뜻도 몰랐다.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나중에 뜻을 알고 웃은 적이 있다.
■ 강민의 천적은 최연성이다.
≫ 항상 진다…결과론적인 이야기다. 전적 상으로 뒤져있으니까 맞는 이야기일수도 있다. 겉으로는 잘 표현하지 않지만 속으로 감정조절 못하고 흥분할 때가 있다. 원하는 대로 플레이가 안나와서 자주 진 부분도 있다. 이제는 달라졌다. 자주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기 때문에 편하게 게임할 수 있다. 최선을 다할 뿐이다. 이긴다는 보장도 진다는 보장도 없다.
■ 강민의 시대는 갔다.
≫ 언제 있기는 했는가(웃음). 다시 찾으려고 한다. 찾으려고 한참 노력 중에 있고, 조만간 찾게 될 것이다. 팬 여러분께는 항상 똑같다. 많은 관심과 오랫동안 지켜보는 것들에 감사하다. 많은 부분에서 다 감사한 부분이 있다.
■ 강민은 안경 징크스가 있다.
≫ 징크스는 별로 없다. 예전부터 별로 생각해본 적 없다. 안경 같은 것은...음 예전부터 싼 안경집에 가서 2개씩 사고 그런다. 그때 안경 사면서 4강 가면서 낀다, 8강 가면서 낀다, 결승 가서 낀다 이런 작은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징크스 때문에 바꾼 것은 아니다. 지금은 바꿀 때가 되기는 했다.
■ 강민은 전략가다.
≫ 물론 전략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나온 이야기인 것 같다. 따로 전략적인 모습을 보여준다기 보다 성격자체가 무척 예민하다. 어떠한 빌드를 정했을 때 단 1가지에서라도 지면 자신있게 쓰지를 못한다. 조금이라도 더 완벽하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니까 그런 것이다. 전략적인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다. 계속 보완하고 준비하려다 보니까 예상치 못했던 빌드가 나오는 것 같다. 내가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보면 확실히 다른 점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기려고 하다 보니까 나오는 전략일 뿐이다.
■ 프로게이머가 되기 전에 과거가 어두웠다.
≫ 어둡고 그런 점은 없었다. 게임은 무척 좋아했다. 오락실에 있는 게임들을 잘했다. 별다르게 공부를 열심히 안했고, 집중적으로 다른 것을 한 적은 없다. 그냥 막연히 학교 다니면서 당구 실력 늘리고 싶어서 연습한 적도 있다. 중간에 스타크래프트를 해서 그길로 빠진 것이다. 참 축구도 많이 했었다.
고등학교때는 경기도 지역에 축구대회가 있으면 반 애들끼리 팀 만들어서 연습하고 나가보려 하기도 했다. 그때 축구부 주장도 해서 대회에 나가려고 했는데 그 타이밍에 딱 스타에 빠졌다. 내가 축구부 만들어놓고 안나가서 욕도 많이 먹었다(웃음). 잘 뛰고 그랬었는데 게임하면서 부터는 10~15분 뛰면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다. 요즘도 그 때 친구들이 축구하자고 하는데 힘들어서 못 뛴다.
■ 번 돈을 어디다 쓸 생각인가.
≫ 돈 많이 번 사람들은 따로 있다(웃음). 돈은 따로 내가 써본 적은 없다. 집 사정상 따로 쓸 수도 없다. 원래는 게임 시작할 때는 돈 벌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사실 취업도 일찍 나갔다. 백화점, 게임방, 인공 크리스탈 가공 등 많은 일을 했다. 크리스탈 가공은 눈이 나빠서 오래 못했다. 중학교 때는 신문 배달해서 계단에서 넘어져서 꼬리뼈를 다쳤는데 아직도 아프다. 수입은 얼마 안됐다.
처음 게임할 때 돈벌려고 달려들었는데 집에서 반대도 심했다. 성공하기 전까지는 집에 안들어간다고 하고 나왔다. 우승하고 나니까 집에서도 잘했다고 하시더라. 하지만 돈을 벌고 나니까 욕심이 생겼고, 더 잘 안되더라. 돈을 번다는 것은 목표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떤 식으로 성적을 올려야겠다는 것은 프로게이머를 직업으로 가지면서 세울 수 있는 목표가 된다.
그래도 중요한 목표이기는 하지만 중요도로 따지자면 절반 정도인 것 같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자신감과 열정이 목표의 달성보다 훨씬 중요하다. 마음가짐의 문제인데 할 수 있는가 없는가의 생각에 대한 차이다. 할 수만 있다고 느끼면 해서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윤열이가 그랜드슬램 했던 것처럼,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목표를 세우서 이룰 수도 있지 않을까. 열정과 자신감이 바로 그런 것이다.
■ 임요환을 상대로 만나면 즐겁다.
≫ 즐겁고 안 즐겁고의 문제가 아니다. 임요환 선수를 만나면...각각 다른 선수를 만날 때마다 긴장하는 정도가 다르다. 임요환 선수는 만나면 더욱 긴장하고, 세심하게 경기하고, 집중한다. 예전부터 잘했고, 실력과 컨트롤이 좋은 선수다. 한순간이라도 방심하면 안하려고 노력한다. 틈을 보이면 큰일난다. 그런 마음 가짐으로 대하니까 좋은 성적이 나왔던 것 같다.
■ ‘KTF는 우승하기 힘들다’라는 주위 시선에?
≫ 그런 이야기가 정말 많이 나왔다. 요즘에는 저런 이야기 때문이라도 우승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팀원들이 들으면 정말 답답한 이야기다. 사실 우리가 못했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못했다. 이제는 우리팀도 그런 잘못을 찾고 이야기하면서 좋아진다. 팀의 작은 목표가 된다. 무엇이 됐던 올해 KTF에서는 우승자가 나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