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임계에 대형선수들의 이적이 잇따르는 등 스토브리그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각 팀별로 부족한 종족과 약점을 메우기 위해 선수를 영입하려고 주력했다. 그러나 대기업 스폰서가 있는 팀들이 영입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e스포츠에서도 구단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분명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SK텔레콤 T1은 지난 21일 박태민(사진 오른쪽), 전상욱(왼쪽) 선수를 영입했다. 박태민은 박성준과 함께 최고 저그로 손꼽히는 선수. 3월 현재 프로게이머 랭킹 5위에 지난해 승률랭킹 1위에 오르는 등 무서운 상승세를 기록중이다. 전상욱도 WCG2004 준우승, 지난 온게임넷 스타리그 본선 진출 등을 기록중인 신예테란. 특히 메카닉에서 무서운 실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을 영입함으로써 SK텔레콤은 완벽한 선수진을 구성했다는 평을 받게 됐다. 항상 갈증을 느껴왔던 저그를 보강한 데다 임요환, 최연성으로 이어지는 테란에 전상욱까지 가세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되었기 때문. 임요환의 바이오닉과 최연성의 물량과 운영, 전상욱의 메카닉이 합쳐지는 ‘무서운’ 상상을 하는 팬들도 적지 않다. SK텔레콤은 ‘종족 주장제’를 도입해 전체 주장 임요환을 중심으로 저그 박태민, 테란 최연성, 프로토스 박용욱을 주장으로 선정, 종족별 전술연마에 힘을 쏟을 계획이어서 올해 가장 기대되는 팀으로 떠올랐다.
팬택앤큐리텔 큐리어스도 한빛스타즈의 나도현과 헥사트론 안석열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이로서 팬택앤큐리텔도 이병민·이윤열에게 집중된 부담을 분산하고 약점으로 지적됐던 저그 진영을 보강하게 됐다. 한동안 깊은 슬럼프에 빠졌던 나도현은 이적을 계기로 심기일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SK텔레콤에서 방출됐던 김현진은 헥사트론에서 뛰게 됐다. 올 처음 실시된 프로게이머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2순위에 지명된 김현진은 방출의 아픔을 딛고 친정팀을 향해 복수의 칼을 갈게 됐다. 또 소울에서 방출된 뒤 1년간 무소속으로 활동해 온 나경보도 입단시킨 헥사트론은 소리없이 실익을 챙긴 팀으로 평가받게 됐다.
그러나 대형 프로게이머들이 빅3(SK텔레콤, KTF, 팬택앤큐리텔)에만 몰리게 돼 리그 재미가 반감된다는 팬들의 비판도 불거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한빛스타즈와 GO처럼 대형 스폰서 없이도 충분히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기에 아직 섣부른 판단을 하기엔 이를 듯하다.
〈김준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