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의 적극적인 대외 활동 장려”
팬에 대한 봉사와 선수 자긍심 고취 목적.. "저변확대에도 주력할 것"
프로게임단 SK텔레콤 T1의 신영철 단장이 말끝마다 강조한 것은 ‘e스포츠 저변확대’다. 창단 1주년을 앞둔 가운데 그간 아쉬웠던 부분이나 좀 더 의욕을 갖고 추진할 사안, 나아가 SK텔레콤 T1에 대한 자랑거리 등 할 말이 많았겠지만 “우리만 생각하지 않겠다.
전체 시장을 키운다는 생각으로 접근한다”는 뜻을 줄곳 내비쳤다. SK텔레콤 홍보실장으로 기업 문화실장과 SK텔레콤 T1 게임단 단장을 겸하고 있는 신영철 상무를 통해 T1의 운영방향과 비전, 그리고 e스포츠에 대한 SK텔레콤의 관심사는 어떠한지 들어봤다.
# 첫술에 배부르랴 …올 성적은 만족
- 게임단 창단 1년이 다 돼 간다. 짧지만 SK텔레콤이 프로게임단 운영을 통해 얻은 성과를 정리하면.
▲ 무엇보다 프로 게임리그 활성화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본다. 아다시피 창단 직후 스카이프로리그 1라운드 결승에 올랐고 이때 부산 광안리에 모인 10만 관중은 e스포츠의 인기를 그대로 보여준 상징적인 뉴스로 기록되고 있다. SK텔레콤 T1 창단을 계기로 대기업의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를 반영하듯 팬택앤큐리텔이 프로게임단을 창단했으며 KTF도 자사 팀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다. 또한 임요환에 이어 최연성 같은 차세대 스타를 배출했다는 점도 좋은 성과라 생각한다.
- 스카이프로리그에서 SK텔레콤 T1의 성적이 썩 좋지만은 않은 것 같다.
▲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창단 첫 해에 거둔 성적치고는 괜찮다고 본다. 소속 최연성 선수가 개인리그에서 3번 우승했고 팀리그에서도 1번 우승했다. 스카이프로리그의 경우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약간 부진한 모습을 보여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다. 하지만 만약에 우리팀이 팀리그와 개인리그를 싹쓸이 했다면 개인적으로야 기분 좋겠지만 팬 입장에서 재미가 있었겠나. 여럿이 경쟁하는 스포츠는 업치락뒤치락하는 시소게임이어야 재미있는 것이다.
- 다음달이 재계약 달이다. 선수 연봉이나 게임단에 대한 지원은 어떻게 계획하고 있나.
▲ 지난해 거둔 성적을 토대로 개인적인 보상과 함께 전체적으로 연봉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일단 회사 입장에서는 지난해 거둔 성적을 전반적으로 좋게 평가하고 있다. 특히 광안리에 10만 관중이 운집했을 당시 우리 SK텔레콤 T1이 무대에 오른 것을 두고 회사 전 임직원이 자부심을 느꼈다. 스카이프로리그에서 한번쯤 우승했으면 더없이 좋았겠지만 지난해 미진했던 부분을 보완해 올해부터는 체계적으로 대우해줄 방침이다.
# 저그족 보완 … 부실한 허리 강화
- 최연성 선수의 경우 억대 연봉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해 게임단에 대한 전체 지원액은 어느 정도인가.
▲ 선수별로 받는 정확한 연봉 액수를 밝히기는 곤란하다. 분명한 것은 전체적으로 체계적이고 인상된 연봉을 받게될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올해 20억원을 약간 상회하는 돈이 투입될 것이다.
-창단 2년 째를 맞았으니 게임단 운영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재계약과 함께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될 것이다. 물론 전력 강화를 위한 선수 보강 계획도 갖고 있다. 우리팀에는 스타급 선수가 여럿 있지만 뒤를 받쳐주는, 즉 허리 역할을 잘해줄 선수가 좀 부족하다. 또 연습생 모집과 운영도 좀더 탄력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e스포츠의 저변확대를 위해 선수들이 대외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지원할 계획이다.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팬미팅, 봉사활동 등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활동 역시 중요하다. e스포츠 시장 전체를 생각할 때 프로게이머의 적극적인 대외 활동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더불어 선수 개인적으로도 프로게이머로서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다.
- 임요환과 최연성이라는 최고의 테란 외에 저그와 프로토스는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박용욱과 신예 프로토스 유저 등 프로토스 종족은 괜찮다. 저그 유저의 보강 계획은 갖고 있다. 일단 현재 8명의 주전 선수를 10명선으로 늘려 앞서 밝힌대로 중간 허리부분을 강화할 것이다. 그 일환으로 저그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또 새롭게 온라인 연습생 모집 및 운영도 계획 중이다.
# IT리딩기업 이미지 게임으로도 이어갈 것
- 2군 선수 운영이나 개인별 대우,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 등에서 경쟁관계인 KTF매직엔스에 뒤쳐진다는 느낌도 없지 않다
▲ 비교할 가치가 없다고 본다. 게임단 운영 시스템이 더 우수하다는 것을 뭘로 증명할 것인가. 그렇다고 우리팀이 성적에서 밀리지도 않는다. 우리는 창단 1년이 채 안됐다. 현재 선수 개개인이 어떤 의지와 희망을 갖고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고 있는가가 중요하고 이들이 모여 명문 게임단의 비전을 만들어가고 있다. 회사는 이를 잘 뒷받침해주고 키워내는 역할을 잘하면 된다. 게임단 이름인 T1에는 SK텔레콤의 이미지처럼 게임리그에서 리더가 되겠다는 의지와 목표가 담겨있다.
- 최근들어 SK텔레콤의 e스포츠에 대한 관심도가 부쩍 높아보인다
▲ 게임과 게임산업은 이미 커다른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요즘 아이들 사이에 게임 모르면 대화가 안된다. 아다시피 어린이와 청소년 선물도 게임 및 관련제품이 가장 선호되고 있는 시대다. 이처럼 계속해서 게임 인구는 늘고 있으며 시장 확대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게임산업은 특히 SK텔레콤의 주력 산업 분야인 IT쪽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e스포츠 협회도 커져야 하는 것은 물론 프로게임리그 등 e스포츠 전반이 발전하고 확대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가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런면에서 여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얼마전 T1 선수들이 본사를 방문해 회사 직원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는데 정말 많이 몰렸다. 몇몇 사람이 아닌 SK텔레콤 전 임직원의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 e스포츠 발전을 위한 역할과 중장기 비전은
▲ 명문 게임단으로 발전할 것이다. 우리는 프로다. 프로는 프로답게 자신의 전문 분야인 게임을 잘해야 한다. 나아가 더욱 중요하게 여길 부분이 고객인 팬이다. 팬의 지지를 받으려면 게임을 잘하는 동시에 자기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선수들은 자기관리를 잘하고 게임단은 팀 관리를 잘하는 것이 명문게임단으로 나가는 지름길이다. 회사는 게임단이 명문 게임단으로 나가는데 있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임동식기자(임동식기자@전자신문)
발행호수 : 52 호
신문게재일자 : 2005.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