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은 계속된다
KTF매직엔스가 스카이 프로리그 결승에 진출한 것은 브라질이 월드컵 결승
에 오르는 것만큼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지난 2003년 3월 프로리그 시작
이후 결승 진출은 이번이 처음. 또 이번 결승전에는 사상 최초의 10전 전승의
대기록이 걸려있다. 최고 명문을 향한 마지막 시험 무대다. 결승을 이틀 앞둔
KTF매직앤스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5일 KOR과 스카이 프로리그 3라운드 결승전
자율성 보장하며 팀 융합… 10전 전승 V 도전
저그
◇ 홍진호
◇ 조용호
테란
◇ 변길섭
◇ 김정민
프로토스
◇ 강 민
◇ 박정석
◆역사를 만들겠다
KTF매직엔스는 지난 2003년부터 '게임계의 레알 마드리드'라는 별명을 달
고 다녔다. 지단과 호나우두, 베컴 등 '지구 방위대'라고 불리는 초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에 비유될 정도로, 멤버들의 면면은 화려했다.
그러나 시작은 순탄치 못했다. 워낙 개성이 강한데다 실력마저 출중한 선수
들을 모아놓다 보니 융합이 쉽지 않았던 것. 현 라인업이 갖춰진 지난해 초부
터 반년이 넘도록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카리스마와 강한 지도력을 내세웠던 정수영 감독의 스타일 변화가 팀을 움
직이기 시작한다. 팀 화합을 강조하고 자율성을 최대한 인정한 것.
선수들의 자존심도 한 몫 했다. 팀 이름이 자신의 이름과 똑같다는 생각으
로 뭉쳤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는 선수들 스스로 개인리그 보다는 스카이
프로리그 3라운드에 집중했다.
그 결과는 대단했다. 프로리그 최다 연승인 8연승(정규시즌)에 이어 준결
승까지 잡아내며 사상 초유의 10전 전승 우승 신기록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번 결승전의 의미는 그 누구보다도 선수들이 잘 알고 느끼고 있다. 이번
에 우승한다면 e스포츠 역사에 'KTF매직엔스'라는 이름이 영원히 새겨지게
된다는 것을.
준결승 때도 선수들은 마지막 경기에 출전하는 것을 꺼릴 정도였다. "앞의
선수들이 다 이겨 버리면, 나는 (이길) 기회가 없지 않느냐"는 것이 그 이유였다.
◆누가 나와도 이상할 것이 없다
KTF매직엔스와 맞붙는 팀은 항상 같은 고민에 빠진다. "도대체 누가 나올지
감조차 못 잡겠다"는 것.
네임 밸류와 종족 밸런스, 경험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다. 더 이상 완벽한 팀
구성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
프로토스는 강 민과 박정석 등 스타리그 우승자 듀오로 구성됐다. 저그의 투
톱은 홍진호와 조용호 등 결승 무대를 밥 먹듯 밟아온 최고의 베테랑들. 테란에
서는 역시 스타리그 우승자 변길섭과 초창기 리그를 휩쓸었던 김정민이 포진해
있다. 연습생 김민구조차도 지난해 하이서울 페스티벌 결승 출신. 결승전 로스
터 7명 전원이 결승 무대를 밟았다. 누가, 어떤 맵에 나와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팀플은 조합에 따라 '6억원 듀엣'이니 '스타리그 우승자조' 등과 같은 호
화로운 별명이 따라다닌다.
◆그랜드 파이널로 가는 길
KTF매직엔스는 이번 결승에서 패해도 최종 4강이 겨루는 그랜드 피이널에는
진출한다. 이미 와일드카드 레이스 1위를 확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수들의 계산은 다르다. 어느 스포츠이든 연승이 끝난 뒤 연패에 빠질
위험이 크다는 것을 잘 안다. 따라서 자칫 이번 결승에서 패하면 그랜드 파이널
도 장담하지 못한다는 것.
과연 KTF매직엔스가 10연승의 기세를 몰아 그랜드 파이널에서도 연승, 최종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까. 그 답은 5일 수원 성균관대 체육관에서 열리는 KOR과
의 3라운드 결승전에서 미리 점쳐 볼 수 있다. < 전동희 기자 temp@>
◇ KTF매직엔스 결승 로스터
종 족
선 수
3라운드 성적
결승 경력
저그
김민구
개인전 1패
2004 하이서울 페스티벌 준우승
조용호
개인전 1승/팀플 3승
파나소닉 스타리그 준우승, 4차 KPGA 준우승,
게임TV 3차대회 준우승
홍진호
팀플 3승
코카콜라 스타리그 준우승, 올림푸스 스타리그 준우승,
3차 MSL 준우승, 피망 프로리그 준우승
테란
김정민
개인전 1승1패
KAMEX 2000 우승, KBK 2000 우승
변길섭
네이트 스타리그 우승,
EVER 프로리그 준우승
프로
토스
강 민
개인전 5승/팀플 1승
한게임 스타리그 우승, 2차 MSL 우승,
피망 프로리그 우승
박정석
개인전 3승
2002 스카이 스타리그 우승, 질레트 스타리그 준우승,
EVER 프로리그 준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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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전문가 4명 스카이 프로리그 3R 결승전 분석
5일 맞대결
KTF '전력 우세', KOR '정신력 우위'
KOR 차재욱-한동욱 개인전 모두 승리해야 안심
KTF 팀플조 여러 조합 가능… 중복 출전 단점도
◇ 스카이 프로리그 3라운드 결승전이 펼쳐질 무대. 게임리그에서는 보기 드
물게 고대 그리스의 분위기를 떠올리는 디자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엔트리 예측이다.' KOR과 KTF매직엔스의 '스카이 프
로리그 3라운드' 결승전이 5일 오후 5시 수원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체육관(수성관)에서 열린다. 선수층이나 네임 밸류 등에서는 분명히 KTF매
직엔스의 우세. 그러나 KOR도 완벽한 '승리 시나리오'대로만 경기를 풀어가
면 우승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도형, 김동수 해설위원과 주
관사인 게임앤컴퍼니 최현준 대리, 파이터포럼 성준모 기자 등 4명의 e스포츠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결승전은 어떤 모습일까.
◇ KTF
◇ KOR
◆개인전-투 에이스의 맞대결의 변수
전문가들은 두 팀이 각각 2장의 강력한 개인전 카드를 가지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 KOR에서는 2라운드 다승 1위 차재욱과 3라운드 최다승 한동욱이,
KTF매직엔스는 3라운드 5연승의 강 민과 프로리그 개인전 13연승의 박정석이
꼽힌 것.
나머지 부분에서는 KTF가 훨씬 앞선다. 홍진호는 전날(4일)스타리그 출전
문제로 개인전 출전은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김정민과 조용호의 최근 분위기도
무시무시하다.
선수층이 얇은 KOR로서는 '욱 브라더스'가 모두 승리해줘야만 우승 가능성이
생긴다. 따라서 차재욱과 한동욱은 상대의 '투 프로토스'와 최대한 맞대결을 피
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 결국 KOR로서는 KTF의 엔트리 파악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팀플-KOR은 고정적, KTF는 유동적
두 팀 모두 3라운드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어느 한쪽이 압도적인 모습은
아니라는 평이다. 다만 KOR은 주진철-신정민 이외에는 다른 팀플조를 운영하
기가 어렵다는 게 단점. 실제로 3라운드에서는 이들 말고 다른 조합은 한 번도 나
오지 않았다. 반면 KTF는 여러 가지 조합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특히 홍진
호가 팀플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KTF 역시 강 민과 박정석, 조용호 등 일부 선수들이 개인전과 팀플에 중
복 출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신력-절박함의 차이
KOR의 압도적인 우세가 예측됐다. KOR은 준결승에서 GO를 상대로 극적인 승
리를 거두며 사기가 충천했을 뿐더러 스폰서십 문제 등으로 우승에 대한 열망이
대단하다는 점이 돋보인다. 또 이번에 우승을 해야만 그랜드 파이널에 올라간다
는 점도 '배수의 진'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말.
KTF도 첫 우승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하지만 이미 와일드 카드 1위로 그랜드
파이널 진출이 확정된 상황이라, KOR보다는 절박하지 않다는 것이 공통적인 의
견이다.
◆핵심 선수-전태규와 강 민
KOR은 '6명 출전 규정' 때문에 전태규와 박명수를 투입해야 한다. 만약 이들이
상대 에이스를 상대로 뜻하지 않은 승리를 거둔다면 두말할 필요가 없이 대성공
이지만, 이 밖의 선수들에게 패한다면 그 충격이 더 크게 돌아온다는 것. KTF에
서는 강 민의 맹활약이 예상된다. 개인전은 물론 팀플에서도 '만능'으로 투입할
수 있는 카드로, 3~4경기 겹치기 출전까지도 점쳐지고 있다.
◆종합-무난하면 KTF, 작전대로 걸리면 KOR
KOR은 '욱 브라더스'가 상대 프로토스 라인을 피하며 개인전에서 2승을 따내
고 팀플에서 2승1패 이상의 성적을 거둘 때 우승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반
면 엔트리가 엉키는 날에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반면 KTF는 멤버 전원이 골고루 제 몫만 해줘도 무난하게 승리를 거두는 시나
리오다. 반대로 KOR의 엔트리 구성에 허를 찔릴 경우 상대 페이스에 휘말릴 가능
성도 있다. < 전동희 기자 temp@>
◇ 결승전 맵 및 전적
KTF 전적 / (대표 종족)
맵 (경 기)
KOR 전적 / (대표 종족)
3승1패 / (프로토스 2승)
네오 포비든존(1경기)
1승3패 / (테란 1승2패)
3승
아이 인 더 스카이 (2,6경기)
1패
2승6패 / (테란 4패)
레퀴엠 (3경기)
5승7패 / (테란 4승3패)
3승
네오 기요틴 (4경기)
4승1패
3승1패 / (프로토스 2승)
알케미스트 (5경기)
2승1패 (테란 1승1패)
4승4패 / (프로토스 3승)
인큐버스2004 (7경기)
3승2패 / (2승)
감독 출사표
"팀 워크-선수들 기세 월등… 실수 없다"
▶KTF매직엔스 정수영 감독
무엇보다도 팀 워크와 선수들의 기세가 좋다는 데 기대를 건다. 준결승에
서 그랬듯이 결승전에도 서로 출전하겠다고 아우성이었다. 물론 엔트리는 1
주일 전에 이미 완성했다. 또 엔트리에 포함된 7명 전원이 결승 무대를 밟아
본 선수로 경험이 풍부하다는 게 듬직하다. KOR은 엔트리 예측이 쉬워도
전력은 그리 만만한 팀이 아니다. 방심하지 않고 실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
요하다고 본다. 특히 이번 경기는 3라운드 우승과 더불어 그랜드 파이널로
가는 연장선상이라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분위기를 잘 이어가기 위해 최
선을 다하겠다. 4대1 승리를 예측한다.
"훈련-집중력 무기… 정면 승부할 것"
▶KOR 이명근 감독
상대인 KTF매직엔스는 선수층이 두껍고 특히 엔트리 예측이 매우 힘들어
상대하기가 까다롭다. 그러나 이긴다는 보장은 없지만 밀린다고도 생각치
않는다. 변칙을 써서 통할 무대도 아니고, 정면 승부로 돌파하겠다. 무엇보다
도 준결승을 치르며 큰 교훈을 얻었다. 훈련과 집중력 이상의 무기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선수 전원이 출전해야 하는 만큼 훈련 분위기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뜨겁다. 이제는 진짜 레알 마드리드를 만나도 이겨야 할 뿐
이다. 여기에서 지면 다시 과거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4대2 승리를 예상한다.
"전인권도 스카이프로리그"
3R 결승전 축하무대
'전인권도 나온다, 스카이 프로리그~.'
가수 전인권이 스카이 프로리그 3라운드 결승전 축하 무대에 오를 예정이
라 화제다.
한 광고의 컨셉트처럼 전인원과 게임은 언뜻 잘 매치가 안 되는 것이 사실.
그래서 프로리그 무대에 오른다는 사실 자체가 신기하게 여겨지고 있다. 물
론 전인권은 스타크래프트를 직접 즐기지는 않는다. 그러나 매니저를 포함해
주위에 열광적인 팬들이 많기 때문에 프로게임 이야기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고. 특히 지난해말에는 '스타 골든벨'에 출연, 같이 출연한 GO 서지훈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전인권은 "하도 주위에서 말이 많아 신기하게 생각하던 차에 출연 섭외가 들
어와서 선뜻 응했다"며 "게임리그라는 게 어떤 모습인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
고 말했다.
전인권은 대표곡 '행진'과 '돌고돌고'를 포함해 3곡을 오프닝 무대에서 부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