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드랍’의 창시자는 누구?
미디어다음 / 김정현 통신원
'Zealias'라는 아이디는 최근의 e-sports 팬들에게는
낯선 이름일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Grrrr...', 기욤 패
트리는 어떠한가? 기욤 패트리는 ‘세계 최강’이라는 별
명을 가지고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프로게이머활동을
했고, 우승도 거머쥐면서 한국 내에 가장 잘 알려진 외
국 게이머 중 한 명이다. ‘Zealias’는 바로 그 기욤 패트
리와 함께 배틀넷(스타크래프트 게임서비스서버) 최강
의 자리를 놓고 격돌했던 스타크래프트 초기의 고수이다.
스타크래프트의 발매부터 방송게임리그가 생기기 전
까지 스타크래프트 고수들은 블리자드의 배틀넷을 통
해서 자신들의 실력을 인정받았었던 것이다.
배틀넷의 랭킹 시스템인 ‘레더(Ladder)'는 3개월을 한
시즌으로 누가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하느냐를 겨루는
방식이다. ‘Battle net Spring Season’이라 명명된 98
년 3월 첫번째 시즌에서는 ‘Villert’라는 아이디의 미국
인이 1위를 차지했다. 그는 독특한 빌드오더(기지 및
유닛 생산 순서)로 ‘디스커버리'라는 맵에서 무적을 자
랑하던 저그 유저였다. 이 시기의 상위 랭커들은 대부
분 다른 ‘RTS(Real Time Simulation)’게임, 즉 ‘워크래
프트2’나 ‘C&C레드얼렛’ 등의 게임에서 이미 고수의 자
리에 오른 게이머들이 많았다.
98년 6월부터 시작한 2차 시즌에서는 ‘eVERLAST’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스웨덴의 빅터마틴이 래더 1위를 차
지했다. 그는 전세계의 고수들을 모아 상위랭킹을 거의
휩쓸다시피 하며 세계최강의 길드로 군림했던 ‘
[9]길드’
를 조직하는데 앞장섰다. 그리고 그는 기욤보다도 먼저
우리나라의 방송게임리그에 참가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상위랭킹을 저그들이 독식했던 2차 시즌에서 프
로토스 유저로서는 유일하게 10위 안에 랭크된 캐나다인
이 있었다. ‘Protoss1’이라는 아이디를 썼던 그는 1999년
까지 배틀넷에서 활약했는데 ‘물량토스’(유닛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프로토스라는 뜻의 은어)의 선구자라 할 수
있다. 이 시기에 우리나라 게이머 중 랭킹 10위 안에
들은 경우는 브루드워 베타테스터였던 ‘bindaenet
[2002]’라는 아이디의 게이머가 유일하다.
Zealias, 스타크래프트 과학화 앞당겨
98년 9월 드디어 앞서 얘기했던 Zealias와 기욤 패트리가
기간 내내 치열하게 랭킹 1위 자리를 놓고 접전을 펼쳤던
3차 시즌이 개막하게 된다. ‘Zealias’의 본명은 톰 캐드웰
(Tom Cadwell)로 MIT 컴퓨터사이언스 전공 1학년생이
었다. 그는 공학도답게 자신의 주종족인 프로토스를 비롯
스타크래프트 전체를 과학화한 최고의 전략가로 평가받고 있다.
‘다이어스트레이츠’라는 섬 지형에서 그를 무적으로 만들어주
었던 ‘슈팅 셔틀’(리버라는 유닛이 비행 셔틀에서 내리자마자
공격하는 것), 상대의 섬 기지를 효과적으로 초토화하기 위
해 유닛을 한꺼번에 투하하는 ‘폭탄 드랍(Doom Drop)' 등
은 모두 그가 창안한 전략이다. 슈팅 셔틀 때문에 블리자
드가 패치를 내놓을 만큼 Zealias가 스타크래프트에 미
친 영향은 굉장한 것이었다.
그런 Zealias의 아성에 도전했던 것이 바로 ‘Grrr...’라는 아이
디를 쓴 캐나다의 미소년 기욤 패트리였다. 그는 당시 최강의
레더 맵이었던 ‘리버스틱스’에서 무패를 자랑하던 저그유저였
다. (그가 프로토스 위주로 게임하기 시작한 것은 확장팩인
브루드 워가 출시되고 나서이다.) 뛰어난 타이밍과 생산력을
바탕으로 ‘히드라’ 유닛을 떼로 몰고 다녀 많은 고수들을 울
게 만들었다.
그 이후부터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신주영이나, 우리나라 최초로
레더 랭크 1위를 차지한 김도형(현 온게임넷 해설가), ‘쌈장’ 이기
석 등이 등장했고, 99년에는 투니버스에서 최초의 방송리그가 시
작되어 지금의 프로게임계에 이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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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박성준-박태민, 프리미어리그 최강 대결
신예 박태민(지오)과 박성준(이고시스 POS)이 '4대 천왕'으로 인
기를 끌고 있는 홍진호(KTF 매직엔스)와 이윤열(팬택앤큐리텔
큐리어스)을 각각 물리치고 KT-KTF 프리미어리그 통합 챔프전
에 진출했다.
프리미어리그의 양대 리그 우승자를 가리는 리그챔피언십 대결은
2004년의 마지막 날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벌어졌다.
이번 경기에 앞서 이윤열은 KTF 핌 리그에서 4위를 차지한 뒤 포
스트시즌에서 6연승을 기록하며 리그 결승에 올랐다. KT 메가패스
리그에서 2위에 올랐던 홍진호는 차재욱(KOR)에게 2경기를 내준
뒤 3대 2로 경기를 뒤집으며 결승에 진출했다.
이에 따라 이윤열과 홍진호가 정규리그에서 각 리그 1위를 차지한
박성준과 박태민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나란히 0대 2로 패배하고
말았다.
최근 방송사 리그에서 15연승까지 기록한 바 있는 박태민은 홍진호
의 무기 '폭풍'을 역이용하며 무난히 승리를 거뒀다.
첫 경기는 1시와 5시 진영에서 출발한 가운데 홍진호는 초반 11
시 지역에 확장을 시도했다. 그러나 박태민은 꾸준히 유닛을 생
산한데 이어 홍진호의 11시 멀티까지 파괴하는데 성공했다.
홍진호는 넉넉한 가스량으로 뮤탈리스크 수에서 약간 앞선지만,
해처리 4개에서 쏟아져 나오는 박태민의 저글링을 막아내지 못
하고 'GG'(게임 포기)를 선언했다.
이어 벌어진 2경기에서도 박태민은 빠르게 저글링의 속도 업그레
이드를 실시했고, 먼저 스파이어 건설에 주력했던 홍진호에게 저
글링 '폭풍 러시'를 선사하며 5분여 만에 승리를 거뒀다.
이어 벌어진 대결에서는 '힘'에서 앞선 박성준이 그간 상대전적
3승 무패로 앞서 가던 이윤열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첫 경기에서 박성준은 럴커를 우선 생산한 뒤 무난하게 5개의 해처
리를 가져가며 병력에서 크게 앞서나갔다. 이후 첫 번째 중앙 교전
에서 저글링과 럴커, 뮤탈리스크 조합으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박성준은 본진까지 밀고 나갔다.
그러나 이윤열은 이를 막아냈고 신기에 가까운 콘트롤과 유닛 조
합으로 저글링과 울트라리스크, 다크섬으로 밀고 들어온 박성준
의 공격을 수차례 방어했다. 이윤열은 풀 업그레이드된 머린으로
확장 및 상대 멀티 파괴에 나섰지만, 히드라와 울트라리스크 조
합으로 밀고 나온 박성준에게 경기 시작 27분여 만에 'GG'를 보
냈다.
2경기에서도 박성준은 초반 3개의 해처리와 함께 안정적인 확장
을 계속했다. 중반 무렵 양 선수의 대규모 병력이 엇갈리면서 경
기는 엘리전 양상으로 치달았다. 두 선수 모두 상대의 본진을 파
괴하는데 성공했으나, 박성준은 다수의 멀티가 있는 반면 이윤열
은 커맨드센터부터 다시 건설해야 했다.
이에 따라 공중유닛인 뮤탈리스크를 다수 보유하고 있었던 박성
준이 이윤열의 확장을 손쉽게 저지하며 승리를 거두고 통합 챔프
전에 진출하게 됐다.
KT-KTF 프리미어리그 최종 우승자를 가리는 박성준과 박태민의
'박대 박' 대결은 2005년 1월23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질
예정이다. 리그챔피언십 대결은 케이블 게임채널 MBC게임에서 진
행 및 생중계를 맡은 대신, 통합챔피언전은 온게임넷이 진행하게 된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