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리그 석권, 그러나 씁쓸한...
에버 스타리그 우승자 최연성
괴물 최연성이 황제 임요환을 물리치고 생애 첫 온게임넷 스타리그 우승
컵을 차지했다. 하지만 우승한 최연성의 얼굴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팀
의 대선배이자 자신의 스승인 임요환이 2년동안 기다리고 기다렸던 우
승컵을 본인이 가져왔기 때문.
우승컵을 거머쥐고도 그다지 기쁘지 않다는 최연성과 경기가 끝난 후 이
야기를 나눴다.
-우승 소감은?
이겼다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 그저 지지않겠다는 본능만으로 경기에 임했다.
-경기 시작 전 우승하겠다는 약속을 팬들과 했다. 지킨 소감은?
앞으로는 약속하지 않겠다. 지키면 본전이지만 지키지 못한다면 팬들에게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 약속을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할 때만 하도록 하겠다.
-MBC게임에 이어 온게임넷 스타리그까지 양대리그 모두를 석권한 기분은?
만약 오늘의 경기가 요환이 형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경기를 해서 이겼다면
굉장히 기쁘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또한 양대리그를 모두 석권했다고
해서 크게 동요하지는 않겠다. 지나면 에버리그 우승도 잊혀지는거다. 그저
앞만 바라보며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
-우승요인은?
무아지경에서 게임을 했다. 준비한 전략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 매 경
기마다 서로가 포석을 놓았다. 상대가 무엇을 할지 모르니깐...한마디로 난
타전이었다.
-울먹이는 요환이 형을 보고 어떤 기분이었나?
모르겠다. 요환이 형이 우승을 했다면 지금보다 기분이 좋았을 것이다.
-요환이 형의 눈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나에게 져서 생겨나는 분노의 울음이 아니라 아마 자신에 대해 실망해서
흘리는 눈물일 것이다.
-대회에 응원온 부모님께 한말씀 한다면?
지금까지 나를 믿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같이 연습한 고인규 선수에게도 한마디?
수요일에 있을 신인왕전 경기에 이기면 롯데월드에서 열리는 결승전
에 진출하게 된다. 인규가 롯데월드에 꼭 가고 싶어한다. 그런데도 나
를 위해 새벽까지 연습상대가 되어줬다. 정말 고맙다.
-요환이 형이 무대에서 악수하면서 해준말은?
축하한다고 했다.
-오늘의 경기를 평가한다면.....
전체적인 면에서는 내가 졌다. 요환이 형과의 빌드싸움에서는 일방적으로
졌지만 후반 운영에서 내가 좋았던 것 같다.
-요환이 형에게 한마디...
다른 사람들한테 약하다는 말을 안들었으면 좋겠다. 경기란 경기에서 모
두 결승에 진출해 우승하길 바란다. 우승이 절실했을텐데...무시하는 모든
사람들을 이겼으면 좋겠다.
-결승에서 다시 만나고 싶은지.....
요환이 형과 게임을 하는 것은 좋은데 지금과 같은 분위기는 싫다. 기분이
별로 안좋다. 씁쓸하다.
-양대리그 우승했다. 다음 목표는?
프로리그 3라운드 우승이다.
-팬들에게 한마디....
대전까지 응원해주러 온 팬들에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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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말말]임 vs 최, 뜨거웠던 결승 현장
"아우~답답했죠. 연습도 제대로 못하고..."=(임요환 선수)
같은 팀 동료이자 자신의 제자와 결승에 맞붙게 됐는데 연습은
제대로 했냐는 질문에...
"회식 분위기 참 묘하겠네요"=(길수현 게임자키)
주훈 SKT 감독이 경기 끝나면 회식이 예정돼 있다고 하자...
"에잇~경기 좀 보자"=(경기장 한 팬)
중요한 순간에 화면이 현장을 찾은 관중들로 넘어가자 경기장에
앉아있던 한 팬이...
"아아~마이크가 안돼요. 마이크"=(전용준 캐스터)
1경기 끝난 후 자리를 이탈하는 관중들에게 자리를 지켜달라는
당부를 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았던 전용준 캐스터...
"잘 판단하시고~~"=(전용준 캐스터)
혼잡을 막기 위해 자리이탈을 삼가해 달라던 전용준 캐스터.
화장실이 중요한지 자리가 중요한지 잘 판단하라며...
"오만을 잡으려다 오십만을 잃어요"=(임요환 팬)
경기장을 찾은 원희룡 의원이 자신이 임요환 팬이지만 진
정한 제자는 사부를 넘어서야 한다며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라고 당부하자, 5만명 최연성 선수 팬을 잡으려다 50만
임요환 팬 모두 잃는다며...
"별 다른 생각이 없었어요"=(최연성 선수 아버지)
최연성 선수가 전북 익산에서 프로게이머가 되겠다고 서
울로 올라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을때 어떤 심정이었냐
는 리포터의 질문에...
"형을 무시하는 모든 선수들을 짓밟고 모든 경기에서 우승했으면"=(최연성 선수)
경기에 끝난 후 우승자 인터뷰에서 준우승에 머무른 임요환 선수에게 미안
했든지 임요환 선수에게 한마디하라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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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에버 결승…①
▶ 에버 결승전, 그 화려한 시작
▶ 에버 결승後 시상식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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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흘리는 임요환…②
▶ 에버 스타리그 우승자 최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