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대표 남중수)가 자사 프로게임단 KTF 매직엔스(감독 정수영)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8일 열린 ‘KT-KTF 프리미어리그’ 개막 이튿날 경기에서 전날에 이어 KTF 매직엔스 소속 선수들이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팬들의 입에 ‘KTF’가 오르내리고 있는 것.
‘ITU 텔레콤 아시아 2004’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 야외광장에서 열린 이날 경기에서는, 빗줄기가 굵은 가운데도 수많은 관중이 자리를 지키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첫 경기에서 강민(KTF 매직엔스)는 지난 대회에서 16승1패의 경이로운 기록으로 우승했던 이윤열(팬택앤큐리텔 큐리어스)을 맞아 기막힌 셔틀 질럿 플레이로 KTF의 승리를 이어갔다.
강민은 특별한 초반전략 없이 병력을 모았고, 다수의 시즈탱크를 모아 앞마당 확장을 시도했던 이윤열에게 달려들어 적은 수의 질럿들로 탱크 방어벽을 걷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윤열은 당시 질럿들을 막아줄 벌처의 수가 부족했던 게 문제였다. 이로서 지난 대회 15연승을 기록했던 이윤열은 첫 경기부터 패배를 기록하고 말았다.
두 번째 경기에 나선 김성제(SK텔레콤 T1)는 한웅렬(KTF 매직엔스)을 맞아 초반부터 장기인 리버 드롭 체제를 갖췄다.
그러나 한웅렬이 SCV 정찰을 통해 파일론 숫자로 몰래 리버 드롭을 눈치 채자, 김성제는 곧바로 다크 템플러 체제로 바꿨다. 그러나 한웅렬의 벌처 마인에 막혀 초반에 이렇다할 타격을 주지 못했다.
중반 이후 김성제는 빠른 캐리어 생산을 시도했으나, 초반부터 꾸준히 멀티에 이은 병력 생산에 주력한 한웅렬에 밀려 지지(GG·게임포기)를 선언했다.
서지훈(지오)은 성학승(SK텔레콤 T1)을 맞아 초·중반 럴커 3~4기의 난입을 허용하는 등 위기에 몰렸으나, 곧바로 3개의 팩토리에서 쏟아져 나오는 시즈탱크와 벌처를 모아 역전극을 일궈냈다.
네 번째 경기에서는 메이저 대회에 처음 진출한 박정길(SK텔레콤 T1)이 박태민(지오)을 맞아 초반 커세어 공세 등 작전을 펼쳤으나, 뮤탈리스크·저글링 조합의 물량에서 밀리며 무릎을 꿇었다.
마지막 임요환과 홍진호의 ‘임진록’이라 불리는 빅매치는, 보여줄 것을 다 보여준 홍진호의 승리로 끝났다. 홍진호는 9드론 확장에 이어 저글링, 뮤탈리스크, 럴커, 가디언, 울트라리스크까지 유닛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뮤탈리스크 7~8기로 임요환의 멀티 진영에서 ‘치고 빠지기 작전’을 통해 SCV 10여 기를 잡아낸 것이 경기를 유리하게 이끄는데 큰 역할을 했다. 임요환은 레이스 6~7기를 모아 홍진호의 가디언을 물리치고 본진의 드론 사냥에 나섰지만, 이미 홍진호는 다수의 저글링과 울트라리스크 10기 가량을 모아 진격을 하고 있었다.
홍진호는 임요환의 GG를 받아낸 후 곧바로 웃으며 악수를 청해, 팬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앞으로 15주 동안 계속되는 이번 ‘프리미어리그’는 KT리그와 KTF리그로 나뉘어 오는 19일부터 매주 일요일과 월요일에 각각 벌어진다. 양대 게임채널 MBC 게임과 온게임넷이 각각 생중계하며, 향후 2~3회에 걸쳐 광주 등 지방도시에서 투어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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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조선] 여성 프로게이머 시대 부활하나 여성게이머 영입 활발…얼굴마담 전락 우려도
◆ 사진설명 : 서지수 선수
◆ 사진설명 : 염선희 선수
바야흐로 여성 프로게이머의 시대가 부활할 것인가
Soul의 서지수 선수 혼자 외로이 활동하던 여성 프로게이머계가 부활의 신호탄을 울렸다. 지난달 창단식을 가진 팬택앤큐리텔이 게임쟈키 출신 염선희를 소속 선수로 영입한데 이어 이지수가 Soul팀에 합류했다. 이로써 현역 선수로 활동하게 된 여성 프로게이머는 3명.
이와 함께 KTF매직엔스 팀이 여성 프로게이머를 공개 모집한다고 나서면서 여성 프로게이머들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여성 프로게임 리그가 활발하게 열리면서 여성 프로게이머들의 활동에 눈에 띄었지만 그 후 쇠퇴의 길을 걸었던 것이 사실이다. 남성 프로게이머들의 대회에 비해 그닥 박진감이 없었으며 극심한 실력 차이로 인해 인기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대회를 주최하고자 하는 업체가 사라진 것.
이후 서지수 홀로 현역 선수로 활동하던 여성 프로게이머 세계가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는 기초를 다지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새롭게 스타리그를 새롭게 시작한 게임TV가 여성 프로게임 리그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여성 프로게이머들의 무대가 더욱 넓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계자들은 일단 반기고 있다. 예전 남성 게이머들만큼 뛰어난 전략을 보이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재미있던 게임 진행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이다.
또한 여성들만의 대회가 생겨나 게임 하기를 원하는 여성 게이머들에게도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에 대해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게임단이 실력이 아니라 외모로 게이머들을 뽑아 얼굴마담을 시킬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는 것이다.
KTF매직엔스가 여성 프로게이머를 모집한다는 소식에 게임 팬들은 "또 얼굴보고 뽑겠구만" "좋은 취지 같긴한데, 발전없는 선수 뽑아서 얼굴마담 시키는 일만 없었으면 좋겠습니다"와 같은 의견을 내놓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정수영 KTF매직엔스 감독은 "예전에는 시스템이 받쳐주지 못했기 때문에 여성 프로게이머들이 제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었지만 이제는 완벽한 시스템을 갖췄다고 판단했다"며 "왜 게임을 하는지에 대한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춘 선수를 선발해 최고의 게이머로 성장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게임이라는 것은 남성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도 이번 여성 프로게이머 모집의 큰 이유"라며 "이제는 여성들의 활동무대도 다양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