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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3 14:05: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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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ady_g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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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조선]창단 첫 우승 POS 하태기 감독 |
지난 2002년 창단한 게임팀 POS와 하태기 감독.
변변한 개인전 타이틀이나 단체전 성적 하나 없었던 POS의 하 감독이 가장 '프로 스포츠'에 근접한, 그리고 프로에 가장 잘 어울리는 감독이라면 믿을 수 있을까. 박성준의 우승으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하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감독이란 무엇인가
게임팀 감독에는 두 부류가 있다고 지적한다. 스폰서십과 대외 활동에 무게를 두는 '매니저'에 가까운 쪽과 이기기 위해 팀을 만드는, 게임에 전념하는 스타일이다. 이제까지는 첫번째 스타일들이 스포트 라이트를 받았던 게 사실. 그러나 하 감독은 '게임의 조언자' 쪽을 선택했다.
말도 많았다. "감독이 무슨 작전을 짜냐", "선수들에게 좋은 조건부터 갖춰주고 게임을 시켜라" 는 등. 그러나 하 감독은 "결국 이런 말들은 '감독 무용론'을 낳는 것 뿐"이라고 말한다. 게임 외적인 문제는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본인은 작전 구상과 선수 관리에만 매달렸다.
스타리그 결승전 전략이나 프로리그 엔트리 등은 하 감독이 직접 만들어 낸 것. 리그가 거듭될수록 직접 부딛히고 머리를 짜내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즉 게임리그를 스포츠 차원에서 접근한 대표적인 케이스. 대기업 경쟁 구도가 심화되는 분위기에서는 갈수록 이같은 스타일이 부각될 수 밖에 없다.
또 POS는 가장 먼저 '코치제'를 도입한 팀이다. 서울대 출신의 서형석 코치가 지난 2년 동안 무명에 가까웠던 선수들을 조련했다. 또 박민수 코치가 주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하 감독은 "코치들에게 '악마' 역할을 맡겼다"며 "이들이 없다면 POS는 벌써 사라졌을 것"이라고 말한다.
◆인성과 헝그리 정신
POS의 입단 테스트는 특이하다. 새벽 6시30분까지 학교 운동장에 나와 7바퀴 구보를 하는 것.
상당수의 선수들이 도전했지만 살아남은 것은 현재 멤버 뿐이다.
선수 선발 기준은 세가지다. 자유로운 사고와 두둑한 배짱, 완벽한 스킬 등. 그 가운데에서도 '인성'을 가장 중요시한다.
"매 순간이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과정이 아닌가. 이런저런 문제로 게으르다면 그건 자신 뿐만이 아니라 팀을 망치는 존재다."
사실 박성준도 처음에는 이운재의 훈련 파트너에 불과한 그저 그런 선수였다. 어느 날부터 PC 앞에서 떨어지지 않더니 하 감독의 눈에 들었다. 지난해 7월부터 박성준을 인정, 집중 조련에 나섰고 딱 1년만에 정상을 차지했다.
"나중에 연봉을 많이 받고 좋은 환경을 갖춰도 헝그리 정신만큼은 잊지 않도록 하겠다. 스포츠맨에게 헝그리 정신의 실종은 곧 죽음을 말한다."
◆해답은 게임 속에 있다
팀을 운영한 지 2년, 서울대앞 녹두거리에서 가장 알짜배기로 꼽히는 하 감독의 PC방은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갔다. "이제 본업에만 전념할 수 있으니까, 차라리 홀가분 하더라."
두살배기 딸에게 줄 분유값이 떨어졌을 때는 정말 기가 막혔다. 다른 팀처럼 좋은 환경을 갖춰주지 못해 선수들 보기가 안쓰러웠다. 게임을 접을까 생각한 게 한두번이 아니다.
그러나 그동안 믿고 따라와준 선수들이 걸렸다. 부인과 딸에게 약속했다. "2004년까지 뭔가 이루지 못한다면 포기하겠다."
박성준의 우승은 그 단초다. 그리고 프로리그 우승이 그 완성이다.
하 감독은 친구에게 들었던 한마디를 기억한다. "이 직업은 내 스스로가 아니라 남을 통해 성공을 이뤄내는 것이다. 그만큼 힘든 일이 아닌가."
아직도 스스로를 '프로'라고 부르지 않는다. 기업으로부터 연봉을 받지 못한다는 게 이유는 아니다.
"그동안 다른 종목의 모습을 흉내낸 것 뿐이다. 어렵고 힘들고 괴롭고, 그 모든 것의 해답은 결국 게임 속에 있다. 게임을 통해 모든 것을 말하겠다. 그게 프로가 아닌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정말 감사의 말을 전한다." < 전동희 기자 te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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